[경기인터뷰] 김선경 수원교육지원청 교육장 “교육 현장 변화 대응, 선도해 나갈 것”

황호영 기자 2024. 10. 13.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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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경 수원교육지원청 교육장이 13일 집무실에서 경기일보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홍기웅기자

 

올해 경기 지역 교육 현장은 굵직한 변화를 연속해서 맞이하고 있다. 저출산 지속에 따라 국가의 돌봄 책임이 강조되면서 ‘늘봄학교’가 전면 시행되고 있으며, 교실의 디지털화를 위한 인공지능(AI) 학습 플랫폼 ‘하이러닝’과 디지털 교과서가 내년 전면 도입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딥페이크 기술을 악용한 불법 합성물 확산, 학령 인구 감소에 따른 분당 청솔중의 폐교 수순 등 지역 교육이 대처해야 할 현안도 늘어가는 상황이다.

수원교육지원청은 경기도교육청 산하 25개 교육지원청 중 가장 학생, 학교 수가 많은 수원 지역을 담당하며 교육 현장의 풍경을 뒤바꾸는 격변의 선봉에 서 있다. 지난 3월 부임, 어느새 임기 반년을 훌쩍 넘긴 김선경 교육장은 경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수원 교육을 넘어 경기 교육의 변화에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Q. 수원교육지원청은 경기도교육청의 교육 정책 선도 모델로 여겨지는데, 그 이유는.

A. 수원특례시는 급격한 인구 증가와 도시화를 겪으며 예로부터 경기도의 수부 도시, 구심점 역할을 해오고 있다. 또 경기도의 분야별 정책을 총괄하는 도교육청과 도, 도의회가 위치해 있고 각급 학교와 특수 학교, 학생 수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서 경기 교육 정책을 빠르게 흡수하고 학교 현장에서 이를 구현해야 하는 최전방 역할을 맡고 있기도 하다.

또 수원은 광교신도시, 유적지로 개발 제한 지역이 포함된 원도심이 공존하고 있어 개발된 남부 지역과 개발에서 소외된 북부 지역의 모습을 안고 있는, ‘경기도 축소판’으로서 맞춤형 교육 정책을 추진할 의무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 이에 수원교육지원청은 경기 교육의 다양한 시도를 효과적으로 진행해 수원의 교육을 개선해 나가는 한편, 정책의 장단점을 빠르게 보완해 ‘수원이 하면 다른 지역도 할 수 있다’는 정책적 확산에 기여하도록 하겠다.

Q. 1기 신도시 첫 폐교 추진으로 학령인구 부족 문제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

A. 최근 분당 청솔중학교가 학생 수 감소로 인해 본교 폐지를 전제로 한 적정규모 학교 육성 사업에 들어갔다. 수원 지역 역시 잇따른 재개발, 학령 인구 감소로 인해 원도심의 소규모 학교, 신도심의 과대·과밀학교가 동반 증가하며 교육 환경의 양극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원에도 전교생 숫자가 60여명 수준으로 떨어진 학교가 있어 올해 적정규모 학교 육성 사업을 추진하려 했으나 폐교에 따른 교육 구성원의 심리적 상실감, 소속 운동부에 대한 대책, 학부모 동의 문제 등이 과제로 부상한 상태다. 이에 수원교육지원청은 원도심과 신도시 간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 원도심 학교를 신도시로 이전 개교, 교육 수요 격차를 맞춰나가고자 한다.

이를 위해 소규모 학교인 영동중과 수원제일중 이전 시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내년 3월에는 매교초와 규장초·중을 신설해 과밀학급 문제를 해소할 계획이다. 특히 영동중이 이전한 부지에는 2027년 3월 경기도 최초의 공립 시각장애 특수학교 ‘새빛학교’(가칭)가 문을 열 예정이다. 특성화고 역시 재구조화를 추진해 효과적인 교육을 전개할 방침이다. 현재 경기 지역에는 106개 특성화고가 있는데, 일부 학교는 저조한 신입생 충원율로 교육의 질 저하, 운영난을 겪는 상황이다. 이에 도교육청은 5개 유형, 70개교 수준으로 특성화고를 통합해 학교별 경쟁력 확보 및 양질의 교육 제공을 추진하고 있다. 수원교육지원청은 농촌과 첨단 산업 단지가 고루 위치한 교육의 중심지인 만큼 특성화고 경쟁력 강화에도 앞장설 방침이다.

Q. 늘봄학교, 디지털 교과서, 하이러닝 등 교육 현장에 몰아치는 변화에 대한 대응책은.

A. 늘봄학교는 저출산 지속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가 돌봄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등장한 방과후 돌봄 정책으로, 올해 2학기부터 경기도를 비롯한 전국 초등학교가 저학년을 중심으로 전면 시행에 들어갔다. 수원교육지원청 역시 늘봄학교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체계적인 계획을 수립해 학교, 지자체와 협조 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원활한 돌봄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또 늘봄학교의 또 다른 주요 수혜층인 특수학교의 경우에도 학부모 의견을 적극 수렴, 지난 여름방학부터 방학 중 돌봄, 늘봄학교를 병행 중인 상태다.

늘봄학교는 학생의 성장과 발달을 지원하는 양질의 프로그램 제공이 중요한 만큼, 학생과 학부모 교육 수요를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맞춤형 교육 과정을 수립·전개해 나가도록 하겠다. 현재 선도 학교를 중심으로 시범 사업이 전개 중인 하이러닝도 수원교육지원청이 안착에 집중하고 있는 최대 현안 중 하나다. 올해는 하이러닝 전담 교원으로 양성한 교사를 중심으로 지역 학교에 ‘찾아가는 연수’와 공개 수업 등을 전개해 학생과 교사, 학부모 등 교육 구성원의 하이러닝 이해를 돕고 올바른 활용법을 교육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구성원들이 새로운 학습 방식에 적응하고, 효과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

내년부터 각급 학교에 도입이 시작되는 디지털 교과서 역시 대상 교과별 연수를 실시, 효과적인 디지털 교과서 활용 수업법을 발굴하고 학생과 교사가 새로운 교실 풍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디지털 교과서와 관련된 문제 대응과 해결이 수원교육청의 중요 역할로 부상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신속 대응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김선경 수원교육지원청 교육장이 13일 집무실에서 경기일보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홍기웅기자

Q. 최근 딥페이크 문제로 교육 현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한 수원교육지원청의 대응 방향은.

A. 딥페이크 기술을 악용한 불법 합성물이 텔레그램 단체방을 통해 무차별 유포된다는 점이 드러났을 때 수원교육지원청은 즉각 ▲학교 관리자 ▲생활지도 담당자 ▲학교폭력 업무 담당자 등에게 딥페이크 예방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다방면의 안내를 진행했다. 특히 각급 학교 교사를 대상으로도 진행하는 연수 과정에 딥페이크 대응 역량 강화 내용을 포함하기도 했다.

또 딥페이크 예방책이 담긴 카드 뉴스를 제작해 가정 통신문과 더불어 각 학교에 배포했으며 ‘딥페이크 예방 교육 현장지원단’을 구성, 3차시 분량의 수업 자료를 개발해 각 학교에 제공하기도 했다. 해당 수업 자료는 공개 수업에도 활용되고 있으며 지금도 학교 현장에서 딥페이크 대응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수원교육지원청은 딥페이크 피해 대응, 재발 방지를 위해 수원남부경찰서, 수원시청소년청년재단 등과 업무 협약을 체결해 AI, 디지털 범죄 예방 교육, 청소년 범죄 예방 활동을 공동 전개하고 있다. 특히 남부경찰서와는 오는 30일 각 학교에서 딥페이크 예방을 위한 등굣길 캠페인을 진행하기로 한 상태며, 향후 전면 도입될 하이러닝 교육 과정에서도 AI·디지털 소양·인성 교육을 접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Q. 경기도교육청이 대입 개혁 TF를 발족했는데, 현행 입시 구조에 대한 생각은.

A. 미래 사회에 필요한 인재는 인성을 기반으로 한 융합적 사고가 가능한 사람이지만, 현재의 오지선다형 문제풀이식 대입은 주입식 교육과 과도한 입시 경쟁만을 부추겨 정상적인 교육을 어렵게 하고 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대학 입시가 달라져야 한국 교육이 변화할 수 있다”며 대입 개혁 TF를 발족한 것도 결국 현행 입시 구조를 깨지 않는 이상 융합 인재 양성은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수원교육지원청 역시 창의 융합 인재를 양성하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인성 교육’이라고 생각하며 학교 교육과 인성 교육 간 접목을 추진하고 있다.

인성교육은 자신의 내면을 바르고 건전하게 가꿔, 더불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성품과 역량을 기르는 게 핵심이다. 학생들이 살아갈 미래 세대는 한 개의 직업, 그것도 부모에 의해 결정되는 진로만으로는 삶을 영위해 나가기 어려울 것이다. 때문에 미래엔 학생이 주체가 되는 진로 탐색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나와 타인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인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현재 수원교육지원청은 경기도교육청 공유 학교 프로그램의 하나로 인성 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학생 진로직업 박람회와 진로·직업 프로그램을 병행하고 있다. 앞으로도 수원교육지원청은 더 많은 학생에게 인성 기반 통합적 진로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

Q. 마지막으로, 지역 교육 구성원들에게 한 마디.

A. 학생 하나를 바르고 귀하게 키우기 위해서는 학부모, 학교, 마을이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 학교는 학생이 배움에서 즐거움을 찾으며 건강한 삶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방법을 모색해야 하고 학부모는 내 아이의 친구, 내 아이가 다니는 학교를 좀 더 애정 어린 눈으로 바라봐 줬으면 한다. 수원교육지원청은 학교와 학부모, 지역사회의 연결고리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해 나가겠다. 지역과 교육공동체가 함께 하는 협력의 장을 마련, 다 함께 성장하고 행복한 수원 교육을 구현하는 데 앞장서겠다.

황호영 기자 hozer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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