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계, 성별 연구수주 격차 `뚜렷`…이공계 여성 성장사다리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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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계에서 여전히 성별에 따른 연구수주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책임연구자 1인당 평균 연구비의 경우 남성이 여성보다 2배 더 많았고, 10억원 이상 대형 과제를 수주한 여성 연구자는 10명 중 1명도 채 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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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 이상 대형과제도 여성은 8.3%에 그쳐
과학기술계에서 여전히 성별에 따른 연구수주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책임연구자 1인당 평균 연구비의 경우 남성이 여성보다 2배 더 많았고, 10억원 이상 대형 과제를 수주한 여성 연구자는 10명 중 1명도 채 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WISET)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대학과 공공, 민간 연구기관에서 책임연구자 1인당 평균 연구비는 남성이 5억원 수준에 달했지만, 여성은 절반에 못 미치는 2억3000만원에 그쳤다.
10억원 이상의 대형 연구 프로젝트를 맡은 여성 책임연구자 비중은 8.3%에 그쳐 사실상 남성 책임연구자가 90% 이상을 싹쓸이했다. 여성 연구책임자가 가장 많은 연구과제는 3000만원 미만의 소형 과제로 14.1%를 차지했는데, 공공기관이 16.2%에 달해 대학이나 민간 연구기관에 비해 많았다. 대형 연구과제보다 소형 연구과제일수록 여성 연구자 비율이 뚜렷하게 많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성별에 따른 연구 실적 차이가 여성 과학기술인의 양성 단절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여성 책임연구자들이 주로 맡는 과제가 남성과 비교했을 때 규모와 지원액에서 겪는 구조적 차이는 내부 승진과 채용 단계에서 차별오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최 의원의 지적이다.
실제로, 2022년 대학, 공공, 민간 연구기관에서 과학기술인 인력 총 승진자 8420명 중 여성은 17.6%(1481명)에 머물렀다. 기관별 여성 승진 비율을 보면 대학의 정교수 승진자 18.8%, 공공 연구기관의 책임급 승진자 15.9%, 민간 연구기관의 책임급 승진자 12.7%에 그쳤다.
신규 채용 단계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2022년 신규 채용된 정규직 연구자 1만2972명 중 여성 정규직은 3642명(28.1%)였던 반면 비정규직(8080명)에서 여성 비율이 38.4%(3106명)으로 높음 비중을 차지했다.
이공계 여성의 성장 사다리가 끊기면서 아예 진로와 취업 단계에서부터 과학기술 전공을 기피하는 현상도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학령 인구가 빠르게 줄어드는 지역에서는 이공계 여성 인재난을 겪고 있다. 가령, 수도권 내 공학·자연 계열 여학생 비율은 46.8%인 반면 비수도권은 53.2%로 과반을 차지했다. 대덕연구단지 등 이공계 연구기관이 집적해 있는 충청권의 여학생 비율은 16.7%에 그쳤다.
최수진 의원은 "국내 과학기술계를 견인한 여성 인재를 육성·발굴하기 위해선 관리자급 연구자를 키울 수 있는 성과 제도와 양성 체계가 필요하다"며 "연봉, 연구평가, 출산·육아 지원책 등에 있어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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