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시언의 공연산책] 뮤지컬 '쓰릴 미', 검붉은 갈망이 만들어 낸 전율의 올가미
캐스팅: 박상혁, 반정모
장소: 예스24스테이지 2관
좌석: I열 중앙
"난 너의 공범자, 절대 배신 안 해 Thrill me"
여기 시카고 대학교에 다니는 두 명의 청년이 있다. 명문대에서도 손꼽히는 천재로 유명세를 떨치던 두 사람. 둘은 자신과 다른, 아니 어쩌면 자신과 닮은 서로의 모습에 자석처럼 이끌려 깊은 우정을 나눈다. 완벽해 보이던 두 우등생의 만남은 예상치 못한 끔찍한 사건을 불러일으키게 되는데… 두 천재의 번듯한 겉모습에 감춰진 어두운 그림자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34년째 감옥에 수감 중인 '나'. 어김없이 열린 가석방 심사 자리에 앉아 반복되는 질문들을 듣는다. '나'와 '그'가 저질렀던 범죄에 대해서, 그리고 그 범죄의 동기에 대해서 물어오는 사람들에게 '나'는 대답을 시작한다. 어린아이를 유괴하고 잔인하게 살해했던 그 날의 진실에 대해, 그리고 나의 공범인 그와의 시간들에 대해. 과연 누가 누구를 조종했을까.
뮤지컬 '쓰릴 미'는 실제 시카고에서 발생했던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된 작품이다. 두 천재 명문대생이 저지른 아동 유괴 및 살인사건은 당시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는데, 특히 살인의 동기가 완전범죄의 실현이었다는 것이 알려지며 더욱 논란이 되었다. 잔혹한 사건의 경위와 두 공범의 묘한 관계는 전 세계의 이목을 끌며 화제가 되었고, 오늘날에는 수많은 예술 작품의 배경이 되기에 이르렀다.
한 생명을 처절하게 짓밟은 두 천재의 감춰진 이야기. 사건에 얽힌 진실과 두 인물의 끈끈한 관계는 심사장에 앉은 '나'의 담담한 목소리를 타고 전해진다. 그가 생생히 기억하는 과거의 조각들은 결코 편히 보고 들을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집착과 절망으로 물들었던 시간들은 우울하고, 잔인한 범죄로 더럽혀진 손의 모양새는 처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객이 '쓰릴 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이유는 거미줄처럼 얽힌 두 인물의 복잡한 관계가 그 속에 고스란히 녹아있기 때문이다.
'나'와 '그'의 묘한 관계는 잡힐 듯 잡히지 않는 평행선을 그리며 이어진다. 서로에게 꼭 필요한 사이인 듯 보이다가도 남남이 낫겠다 싶을 만큼 냉정히 등을 돌리는 두 사람의 모습은 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혼란을 불러일으킨다. 관객은 이 둘의 발걸음을 좇으며 마치 탐정이 된 듯 그들의 속마음을 추리한다. 이 흐름은 극의 시작부터 끝까지 이어지며 작품을 보는 내내 긴장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나'와 '그'는 서로를 잘 안다고 자부한다. 가까운 거리에서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 만큼 그 누구보다 서로의 마음을 깊게 파고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상대에게 스스로가 유일한 존재라고 믿는 이들의 속마음은 때로는 강한 집착으로, 때로는 멸시와 애증으로 드러난다. 함께 하면 할수록 서로를 더욱 깊은 어둠 속으로 끌어당기는 두 사람의 아슬아슬한 관계는 결국 무고한 생명의 희생을 부르는 끔찍한 결말로 치닫고 만다.
아이를 유괴, 살해하고 그 시체를 유기한 뒤 그는 희열에 가득 찬 얼굴로 말한다. 아무도 우리의 범죄를 알아챌 수 없을 거야. 나름의 근거를 바탕으로 자리 잡은 그의 자신감은 곧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하나의 결정적 증거로 인해 힘을 잃는다. 그가 간과했던 단 한 가지, 그것은 단순히 그곳에 떨어진 물건의 존재가 아닌 그 물건에 담긴 어두운 의도였다. 그의 범죄는 완벽하지 않았고, 그의 가장 큰 믿음은 가장 큰 배신이 되어 그의 목을 졸랐다.
한 편의 평범한 범죄 소설처럼 흘러가던 이야기는 후반부에 다다라 큰 변곡점을 맞는다. 잔잔한 흐름을 완전히 뒤집는 짜릿한 반전은 쉽게 예상치 못할, 놀랍고도 충격적인 방향으로 관객을 몰고 간다. 누군가의 비밀은 또 다른 누군가의 손에 단단한 수갑을 채운 채 지독한 인연의 연속을 시사한다. '쓰릴 미'의 이야기는 그렇게 아찔한 변주의 선율을 타고 이어진다.
잔혹한 이야기와 기묘하게 꼬인 두 인물의 관계, 결말을 예측할 수 없는 위태로운 흐름까지, 뮤지컬 '쓰릴 미'는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하듯 길고 얇은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다. 과연 누가 누구를 조종했을까. 그와 나의 숨 막히는 만남이 필연이었을지, 악연이었을지 극장에서 확인해 보기를 바란다.
글, 강시언 문화 칼럼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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