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래연의 요리조리] 돌솥비빔밥이 중국 문화유산?... 한국에는 K비빔정신이 있다

정래연 2024. 10. 13.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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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밥 아이클릭아트 제공
비빔밥아이클릭아트 제공

최근 중국 북동부 지린성 정부가 돌솥비빔밥 조리법을 지역 무형문화 유산 목록에 포함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며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021년 12월 중국 지린성 정부는 공식 홈페이지에 5차 성급 무형 문화유산 65개 항목 중 돌솥비빔밥 조리법을 등재시켰다. 실제로 중국의 포털사이트 바이두에 돌솥비빔밥의 중국어 표현인 '스구어빤판'을 검색해 보면 한반도의 명물로 소개하면서도 조선족의 밥 요리라고 명시돼 있다.

한국 외교부는 지난달 20일 입장문에서 "역사 문제가 우리 정체성과 관련된 중요한 사안이라는 인식에 따라 중국 측의 역사 왜곡 시도에 단호하게 대응한다는 입장"이라며 "우리 문화 정체성과 관련된 사안이 양국 국민 간 우호 정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필요한 노력을 지속 촉구 중"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우리의 전통음식 비빔밥에 대한 역사를 상기하며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비빔밥은 흰밥에 고기볶음·나물·튀각 등의 여러 반찬을 섞어 비벼 먹도록 만든 음식을 통칭한다. 비빔밥은 역사적으로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 보편적인 일품요리로 골동반(骨董飯)이라고도 하였고, 궁중에서는 비빔이라고 했다.

비빔밥에 대한 기록은 1800년대 말엽의 『시의전서(是議全書)』에 등장한다. 『시의전서(是議全書)』에서는 비빔밥 조리법으로 "밥을 정히 짓고 고기는 재워 볶고 간납은 부쳐 썬다. 각색 남새를 볶아 놓고 좋은 다시마로 튀각을 튀겨서 부숴 놓는다. 밥에 모든 재료를 다 섞고 깨소금·기름을 많이 넣어 비벼서 그릇에 담는다. 위에는 잡탕 거리처럼 계란을 부쳐서 골패짝만큼씩 썰어 얹는다. 완자는 고기를 곱게 다져 잘 재워 구슬만큼씩 빚은 다음 밀가루를 약간 묻혀 계란을 씌워 부쳐 얹는다. 비빔밥 상에 장국은 잡탕국으로 해서 쓴다"고 서술하고 있다.

문헌으로는 1800년대 말엽에 역사는 짧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비빔밥의 기원은 제사음식, 농경 음식, 궁중 음식 등 여러 설로 그중 제사음식에서 시작됐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예로부터 내려오는 산신제·동제 등은 집에서 먼 곳에서 지내므로 식기가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았다. 또 신인공식(神人共食: 제사를 지낸 후 제물로 올린 음식을 먹는 것) 해야 한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었기에 그릇 하나에 이것저것 받아 섞어서 먹었을 것이다. 조상에 올리는 제사의 경우도 제물을 빠짐없이 음복하기 위하여 밥에다 가지가지 제찬을 고루 섞어 비벼 먹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비빔밥은 제삿밥에서 발달한 것으로 여겨진다.

또 다른 설로는 농경 사회에서의 실용적인 필요성에 의해 비빔밥이 탄생했다는 이야기다. 농번기에는 시간이 촉박한 농부들이 논이나 밭에서 여러 재료를 한데 모아 비벼 먹음으로써 빠르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었다. 비빔밥이 궁중 음식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비빔밥은 지역별로 재료에 조금씩 차이가 있다. 비빔밥 재료는 주로 지역 특산물이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한다. 양념은 고추장, 간장, 젓갈 등 다양한 양념을 사용한다. 많은 지역에서 비빔밥을 특히 전주비빔밥·진주비빔밥 등이 유명하다.

전주비빔밥은 유명한 비빔밥 중 하나로, 고추장을 기본양념으로 다양한 채소와 고기를 넣어 비빈다. 놋그릇에 담아내는 것이 특징이며, 고소한 참기름과 함께 먹으면 더욱 맛있다. 쌀·콩나물·황포묵·고추장·소고기 육회(또는 쇠고기볶음)·접장·참기름·달걀 등 재료가 30여 가지나 된다. 전주비빔밥에는 반드시 콩나물국이 따르며, 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황포묵이다.

진주비빔밥은 멸치 육수를 넣어 밥을 지어 비비는 것이 특징이다. 육수를 넣어 부드러운 식감을 내고, 멸치의 감칠맛이 더해져 다른 지역의 비빔밥과는 차별화된 맛을 자랑한다. 진주비빔밥에 따르는 국은 서울의 해장국과 같이 건더기가 많고 재료가 다양하다. 또, 소고기 육회를 쓰는 점과 '엿꼬장'이라는 특별하게 만든 고추장을 쓰는 점 등도 진주비빔밥의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진주에서는 비빔밥을 헛제삿밥이라 한다. 또한 밤중에 음식을 파는 집을 헛제삿집이라고 한다. 이러한 말은 밤참을 먹는 것이 마치 제례 후에 음복하고 종부가 비벼주는 밥을 먹는 듯하다는 뜻에서 붙여진 것이다.

비빔밥은 이제 단순한 한국의 전통 음식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한식의 대표 음식으로 자리 잡은 비빔밥은 현지 재료를 활용한 퓨전 비빔밥으로도 사랑받고 있습니다. 전통음식으로서 비빔밥의 역사를 지키기 위해 역사를 보호하고 즐겨야 한다.정래연기자 fodus020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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