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얼마나 답답했으면” 롯데 34세 예비 FA가 알려준 이것…KIA 전상현의 야구인생이 확 바뀌었다[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네가 얼마나 답답했으면 이렇게 나를 찾아오겠냐…”
KIA 타이거즈 메인 셋업맨 전상현(28)은 지난 6월 말 롯데 자이언츠 원정 시리즈에 절친한 구승민(34)을 찾아갔다. 포크볼을 던지긴 하지만, 좀 더 잘 던지고 싶어 자문을 구했다. 구승민은 물론, 김원중(31)도 전상현에게 친절하게 어드바이스를 해줬다.
효과는 엄청났다. 전상현은 7월 8경기서 2승1패4세이브 평균자책점 3.60, 8월 13경기서 2승1패1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 0.57을 각각 기록했다. 순위다툼서 상당히 중요한 기간이었다. 팀의 1위 수성이 위태로웠다. 전상현은 마무리 정해영이 빠진 상황서 임시 마무리로 뛰었다.
결과적으로 이 기간 전상현이 잘 버텨주면서 KIA가 9월에 정규시즌 1위를 굳힐 수 있었다. 올 시즌 66경기서 10승5패7세이브19홀드 평균자책점 4.09. 그러나 단순한 기록보다 팀 공헌도가 훨씬 높은 투수다. KIA의 통합우승 과정에서 반드시 디딤돌을 놔야 할 투수이기도 하다.
전상현은 지난 11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한국시리즈 훈련 도중 “올해 슬라이더가 유독 예전에 비해 마음에 안 들었다. 떨어지는 게 뜻대로 되지 않았다. 본래 직구와 슬라이더로 많이 승부를 했는데, 이걸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사직경기에 승민이 형을 찾아가서 물어봤다”라고 했다.
구승민과 김원중은 당시 전상현에게 “네가 얼마나 답답했으면 이렇게 찾아오겠냐”고 했다. 전상현의 만족도는 최상이다. “그때 배우고 지금까지 계속 던진다. 생각보다 너무 잘 맞는다. 확실히 승부하는 게 편해졌다”라고 했다.
본래 포크볼을 던졌지만 비중이 낮았다. 새로운 포크볼을 던지면서 확 달라졌다. 지난 2~3년 전 어깨와 팔꿈치 이슈가 있어서 안 던지다 새롭게 던진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재훈, 이동걸 투수코치의 어드바이스도 충실히 소화하면서 리그 최강의 셋업맨이 탄생했다. 기분 좋게 한국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다.
전상현은 “감독님은 7경기 다 나갈 수도 있다면서 지금 힘을 아끼라고 했다. 정재훈 코치님이 맞춤형 스케줄을 짜줬다. 불펜투수 출신이시고 경험이 많으니까, 그 경험을 많이 말해준다. 무리하지 마라고 강조한다. 웨이트레이닝을 통해 체력유지도 하고 있다. 감독님, 코치님들이 정말 관리를 잘 해줬다. 3연투도 없었다. 매년 잔부상으로 2군에 내려갔다가 돌아왔는데 올해는 2군에 한번도 가지 않았다”라고 했다.
박창민 1군 트레이닝 코치, 이동후 퓨처스 트레이닝 코치에게도 감사한 마음이다. 전상현은 “박창민 쾨님이 지금 많이 안 해도 된다며, 오버해서 다치면 안 된다고 했다. 이동후 코치님에게도 도움을 많이 받았다”라고 했다.
전상현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 모두 우승을 경험해봤다. 흔치 않은 경험이다. 올해 KIA의 통합우승까지 이끌면 야구선수로서 다 이뤘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는 “프로에선 2022년 와일드카드결정전이 첫 포스트시즌이었다. 엄청 재밌을 것 같다”라고 했다.
야구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전상현은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프리미어12 대표팀 훈련에 가세하는 일정이다. 최종엔트리에 포함될 경우 시즌이 꽤 길 전망이다. 그럼에도 구단이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센터나 트레드 어슬래틱센터 등에 ‘사교육’을 보내준다면 무조건 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기회가 되면 가고 싶다. 배우는 것 자체가 좋은 경험이다. 새로운 걸 접하면 괜찮을 것 같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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