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재편집…'경성크리처2' 정동윤 감독이 숨겨놓은 장치들[EN:터뷰]
러닝타임 줄이며 속도감 ↑…화려해진 액션까지
"큰 모험이었어요."
끝까지 손을 놓지 않았다. 편집에 편집이 이어지자, 넷플릭스에서도 난색을 보일 정도였다.
경성크리처 시즌2를 연출한 정동윤 감독도 "진짜 끝에 끝까지 붙잡고 했던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정 감독은 "마지막으로 확인하는 자리에서까지 수정하자고 제안해 넷플릭스 측이 많이 당황했을 것"이라며 "제 눈에 보이면 다른 사람 눈에도 보이니까 어떻게든 고치고 싶었다"고 떠올렸다.
정 감독이 끝까지 고군분투한 경성크리처 시리즈는 4년의 노력 끝에 탄생한 작품이다. 하지만 시즌1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정 감독은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시즌1의 회차 당 러닝타임이 60분을 넘었던 것과 달리, 시즌2에서는 각 회차 시간을 45분으로 '확' 줄여 속도감 있는 전개를 선보였다.
정 감독은 "(시청자들이) 더 짧고 빠른 부분을 선호해 초반부터 몰입이 되면 좋을 것 같았다"며 "보게 되면 7부까지 한 번에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최대한 러닝타임도 짧게 가져가려고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감독은 시즌2에 대해 시즌1과 차별화된 카메라 기술과 화려해진 액션을 강조했다. 그는 "시즌1에서는 괴생명체를 담을 때 정적인 카메라 무빙으로 접근했지만, 시즌2에서는 영화에서 쓰이는 기술을 활용해 더 생동감 있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무리로 다니는 쿠로코의 등장도 눈길을 끈다. 정 감독은 "확실한 세계관을 만들기 위해 (쿠로코의 등장은) 중요한 부분이었다"며 "어둠 속에서 활동하는 바퀴벌레를 떠올리며 모였을 때 주는 무서움을 전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배우 박서준도 쿠로코의 등장을 핵심이라고 보고 해외에서 직접 쿠로코 의상을 사진으로 찍어 보내는 등 열의를 보였다.
여기에 초고속카메라를 활용해 장태상(박서준)과 승조(배현성)가 싸우는 장면, 윤채옥(한소희)을 구하기 위한 장태상이 유리창을 치는 모습 등을 구현했다.
시즌1과의 연결성도 곳곳에 나타난다. 금옥당의 위치는 물론, 옹성병원의 실험실도 시즌2의 전승제약 실험실로 그대로 재현됐다.
또 시즌2 장호재와 윤채옥의 첫 만남 장면은 시즌1의 장태상과 윤채옥의 첫 만남 과정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시즌1에서는 윤채옥이 오토바이를 타고 등장했다면, 시즌2에서는 장태상이 오토바이를 타고 나타난다.
이 가운데 전승제약의 영어 약자인 'J'의 윗부분은 의도적으로 연출했다고 한다. 정 감독은 "일본어처럼 붓글씨로 나타내 시즌1과 연결되는 부분을 암시하고 싶었다"고 웃었다.
다만 시즌1에 나온 세이싱(강말금)의 왼쪽 눈과 시즌2에서 승조의 왼쪽 눈이 다친 부분에 대해선 딱히 의도한 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눈의 위치까지 의도하려고 한 건 아니었다"면서도 "흑화된 승조를 보여주고 싶어 그렇게 연출했다. 눈이 액체였기에 재생되지 않는 걸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정 감독은 박서준과 한소희의 키스 장면에 대해 "치열하게 싸우다 극적으로 만나는 두 사람을 좀 더 편안하게 지켜보고 싶었다"며 의도적으로 얼굴을 클로즈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표정을 클로즈업하면 (시청자들에게) 감정을 강요하는 느낌이 들 것 같았다"며 "윤채옥에게 다가가기 전 횡단보도 앞에서 보여주는 장태상의 감정 표현이 더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작품을 대하는 박서준과 한소희를 칭찬했다. 그는 "한 캐릭터로 몇 년 동안 살아간다는 게 쉽지 않은데 그걸 잊지 않아 고맙더라"며 "마지막까지 책임지려는 자세를 보며 저도 더 열심히 했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정 감독은 또 CG작업을 도와준 덱스터 스튜디오 진종현 슈퍼바이저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시즌1 촬영 도중 CG업체가 바뀌어 뒤늦게 후반 작업부터 맡아주셨다"며 "시즌2에서 괴물의 형태나 움직임, 카메라 무빙까지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해 주셨다. 감사하단 말이 1천 번 해도 모자랄 정도"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정 감독은 시즌2의 쿠키 영상이 시즌3 제작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 말을 아꼈다.
"결말이 열려있지만, 시즌3 제작을 계획하고 있는 건 아니에요. 할 만한 이야기 없이 단순히 반응이 좋다고 제작하는 건 반대니까요.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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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정재림 기자 yoongbi@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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