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의상과 화려한 양말로 ‘패션 외교’…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 [박영실의 이미지 브랜딩]
[박영실의 이미지 브랜딩]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은 10월 7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공식 회담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을 합의하고 원전 협력, 인프라 확충, 안보 강화 등을 논의했다.
한국은 필리핀과의 원전 협력에서 중요한 파트너가 될 것임을 강조했고 마르코스 대통령도 적극적인 협력을 희망하는 등 양국의 외교 관계를 강화하는 중요한 자리였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전통 복장인 바롱 타갈로그(Barong Tagalog)를 착용했고 윤 대통령은 남색 정장과 파란색 넥타이로 품격을 높였다. 한편 김건희 여사는 심플한 베이지 톤의 원피스로 길이가 발목까지 내려오는 우아한 디자인에 드레스 중앙 윗부분에는 꽃 자수로 포인트를 줬다.
김 여사의 복장은 어깨선과 소매로 보아 필리핀 전통 복장인 테르노(Terno) 스타일을 응용한 현대적이고 절제된 디자인으로 우아함을 강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루이즈 아라네타 마르코스 영부인은 독특한 어깨선과 곡선 형태의 대형 소매가 특징인 필리핀 전통 복장 테르노를 핑크색으로 착용해 정체성을 강조하며 전통의 미를 표현했다. 이번 칼럼에서는 마르코스 대통령의 패션을 중심으로 분석해보고자 한다.
필리핀 전통복 입은 마르코스의 패션 전략
마르코스 대통령은 고(故)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필리핀 대통령과 부인 이멜다 마르코스의 아들로 정치적 유산이 깊은 가문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필리핀 현대사에서 상징적인 인물이며 특히 어머니 이멜다는 그의 화려한 패션과 신발 컬렉션으로 유명했다.
이런 가문 배경은 그에게 정치적인 면에서도, 이미지 측면에서도 상당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 그는 필리핀 전통 의상인 바롱을 여러 공식 행사에서 착용하며 국가의 전통과 문화를 강조했다. 바롱은 필리핀의 상징적인 의상으로 주로 중요한 행사나 국가적 행사에서 입는다.
이 의상은 주로 얇고 투명한 직물로 만들어지며 피냐(파인애플) 섬유나 주시(바나나 실크)라는 섬유로 제작된다. 이러한 소재는 손으로 짜고 자수를 놓는 과정이 매우 복잡하고 섬세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더해준다.
바롱은 필리핀의 역사적 유산과 자부심을 반영하는 의상으로 자수에는 필리핀의 국화인 삼파기타 꽃 모양이나 필리핀 독수리 등의 상징적인 이미지가 포함되기도 한다. 이는 단순한 패션을 넘어서 필리핀 문화와 자연의 다양성을 기념하는 의미를 지닌다.
마르코스 대통령이 이 의상을 착용하는 것은 필리핀의 문화적 정체성을 보여주려는 노력으로 해석되며 이는 그가 국가를 대표하는 지도자로서 국제사회에서 필리핀의 가치를 전달하려는 목적도 포함된다. 현대 패션에서 바롱은 여전히 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으며 단순하면서도 우아한 모습으로 필리핀의 전통적 이미지를 이어가고 있다.
화려한 양말과 소박한 점퍼 사이의 정치적 메시지
마르코스 대통령은 공식 행사 외에도 서구식 양복을 종종 착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전통과 현대를 모두 아우르며 다양한 상황에서 자신을 유연하게 보여주려는 이미지를 형성한다.
양복을 착용할 때 그는 종종 보수적이면서도 단정한 스타일을 선호하며 그에 따라 깔끔한 실루엣과 적절한 색상 매치를 보여준다. 지금까지 그가 선택한 패션 아이템 중에 가장 독특한 요소는 바로 화려한 양말이다.
올해 9월에 열린 필리핀 무역 관리 정상회담에서 그는 기본적인 짙은 색 양복에 붉은 줄무늬 양말을 매치했다. 이러한 선택은 그가 개성을 드러내면서도 딱딱한 공식 석상에서 조금 더 친근한 이미지를 전달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분석된다.
이는 ‘빨간 운동화 효과’와 유사하게 해석될 수 있는데, 이론적으로 지도자가 드레스 코드에서 살짝 벗어난 요소를 선택함으로써 독창성과 자신감을 나타내는 것이다.
마르코스 대통령이 이러한 패션 요소를 사용하는 이유는 그가 자신의 정치적 이미지에 유연함과 인간미를 더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다양한 공식 및 비공식 자리에서 소박한 점퍼를 착용해 보다 대중적이고 친근함을 전달하는데 점퍼 패션은 캐주얼하면서도 실용적인 이미지를 강조한다.
그는 필리핀 국가명이 새겨진 점퍼를 착용하면서 애국적인 면모와 활동성을 동시에 나타낸다. 또한 붉은색 및 올리브색 점퍼는 격식을 유지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주어 업무 중에도 유연한 리더십을 보여준다. 종합적으로 그의 점퍼 스타일은 실용성과 친근함을 동시에 전달하는 이미지 브랜딩 전략으로 해석될 수 있다.
마르코스 대통령의 이미지 브랜딩 차원에서 극복해야 할 과제는 그의 정치적 유산과 가문에 대한 대중의 시선, 그리고 현대적 리더로서의 이미지 구축 사이의 균형이다.
마르코스 가문은 과거 독재 시절의 부정적 이미지가 여전히 남아 있으므로 그가 이를 극복하고 자신만의 독창적인 리더십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전통적인 필리핀 정치 엘리트 가문의 일원으로서 그의 리더십이 과거의 부정적인 기억과 연관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또한 독특한 양말 및 캐주얼한 패션 선택이 대중과의 소통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는 효과적이지만 이를 통해 너무 가벼운 이미지를 주지 않도록 격식을 유지하며 리더로서의 신뢰감을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을 합의한 마르코스 대통령이 향후 이미지 브랜딩을 어떤 방향으로 더 강화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박영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대표·숙명여대 교육학부 겸임교수·명지대 교육대학원 이미지코칭 전공 겸임교수
Copyright © 한경비즈니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SK家 경사' 최태원 차녀 결혼식에 이재용·정의선 '특급하객' 총집결
- 신한투자증권, 1300억 규모 ETF 운용 ‘과대 손실’ 발생
- ‘흑백요리사’ 열풍에 담긴 계급 코드와 흥행 전략[김희경의 컬처 인사이트]
- '산부인과' 사라지고 '동물병원' 생긴다...세계에서 가장 외로운 '한국'
- 이혼소송 재산분할, 기여도만큼 중요한 부동산 시가[박효정의 똑똑한 감정평가]
- '박근혜' 때보다 심각해...숫자로 본 보수의 '괴멸'
- 모아타운 반대하는 건물주,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박효정의 똑똑한 감정평가]
- 과거 탄핵과 현재의 탄핵, 그리고 부동산 시장[권대중의 경제 돋보기]
- 추락하는 '국장'...외국인, 삼성전자 팔고 '이 종목' 샀다
- 경제 부진한 일본...‘어둠의 알바’ 활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