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즘 이후 미래 그린다… K-배터리, 차세대 기술 선점 '가속페달'

이한듬 기자 2024. 10. 13.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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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 - 미래산업 장악에 나선 K-기술] ③ '게임 체인저' 전고체 배터리 소재·완제품 개발 박차
지난 4월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37회 세계전기차동차 학술대회 및 전시회(EVS37)'에서 삼성SDI가 전고체 배터리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 사진=뉴시스 김금보 기자
국내 배터리업계가 차세대 시장 선점을 위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현재 전기차 시장 캐즘(일시적 수요정체) 현상으로 배터리 수요가 줄었지만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의 대전환이라는 시대적 흐름은 거스를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K-배터리 업계는 리튬이온배터리의 한계를 뛰어넘을 '꿈의 배터리' 양산을 앞당겨 미래 시장을 선도한다는 전략이다.


'꿈의 배터리' 전고체 개발 어디까지 왔나


배터리 업계가 주목하는 차세대 '게임 체인저'는 전고체 배터리이다. 전고체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배터리의 양극과 음극 사이에 액체전해질과 분리막을 고체전해질층으로 바꾼 것이다.

액체나 젤 형태의 전해질을 사용하는 현재의 리튬이온배터리는 충전 소요시간이 길고 주행거리가 내연기관차에 미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충격이나 압력으로 인한 발화 가능성이 높아 안전성도 떨어진다. 반면 전고체배터리는 액체 전해질을 세라믹, 고분자 등의 고체로 대체해 발열과 인화성을 대폭 줄이고 안정성을 대폭 높일 수 있다.

충전 역시 5분 만에 80%가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주행거리도 리튬이온배터리의 2배 이상에 달한다. 현재 시장에 출시된 리튬이온배터리 기반 전기차가 최대 400km대 주행에 그치는 점을 감안하면 전고체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는 800km이상을 주행할 수있다는 얘기다. 내연기관차의 못지 않은 주행거리이다.

한국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3사를 중심으로 전고체배터리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이 가운데 삼성SDI의 속도가 가장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를 오는 2027년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한다. 지난해 3월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연구소 내에 6500㎡ 규모의 전고체 전지 파일럿 라인(S라인)을 구축했고 지난해 말엔 중대형전지사업부 내 ASB(전고체배터리) 사업화 추진팀을 신설했다.

손미카엘 삼성SDI 부사장은 "전고체 전지 양산 공정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 중 하나인 생산 공법과 라인 투자 계획도 마무리하는 단계"라고 전했다. 삼성SDI는 하반기 중 생산 공법 확정과 일부 초기 시설 투자를 진행하고 크기·용량을 확대한 다음 단계의 샘플을 생산·공급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고분자계와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동시에 연구 중으로 오는 2026년 고분자계 전고체 배터리를 먼저 상용화한다. 개발을 지속해 오는 2030년에는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는 값싼 원료로 가격 경쟁력을 갖추면서 안전성, 성능까지 끌어올린 제품이다. 다만 기술 장벽이 높아 개발 과정이 더 소요된다.

SK온은 2028년까지 고분자-산화물 복합계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하고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2029년 양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 그래픽=김은옥 기자


배터리 소재 업계도 전고체 경쟁력 강화


배터리 제조사들의 개발에 맞춰 소재업체들도 관련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최근 전북 익산2공장에 150억 원을 투자해 황화물계 고체전해질 생산을 위한 파일럿 공장을 완공했다. 공장은 부지 1619㎡(약 490평)을 활용해 고체전해질 연 70톤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올해 연말까지 시가동 및 안정화 단계를 거쳐 국내외 전고체 전지 관련 기업에 평가용 샘플을 제공할 예정이다. 2025년까지 고객사 대상 최종 승인 및 제품 공급계약을 확정하면 2026년에 연산 1200톤 규모 생산설비 증설을 시작으로 2027년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

지난 8월엔 니켈도금박 개발도 완료했다. 니켈도금박은 전해동박 양면에 니켈을 도금한 차세대 소재로 황화물계 전고체용 배터리의 전극 집전체로서 우수한 전기 전도성과 부식에 강한 것이 특징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고객사의 공정 및 폼팩터에 맞춘 니켈도금박을 국내 주요 고객사들을 통해 샘플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추가로 활물질과의 접착력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니켈 표면처리 연구도 병행하고 있으며 향후 수주 단계에 이르면 별도 시장과 소통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는 포스코JK솔리드솔루션을 통해 경남 양산에 연 24톤 규모 황화물계 고체전해질 공장을 구축했다. 2027년 240톤 규모 고체전해질 2단계 공장을 준공하고, 2029년 7200톤 규모 3단계 공장을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에코프로비엠도 고체 전해질 양산 라인 구축에 나선다. 오는 2026년 3월 완공을 목표로 연간 300톤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삼양사도 2020년부터 현재까지 고체전해질 개발 및 제조 기업 '솔리드아이오닉스'에 59억원을 투자하며 전고체 배터리 소재사업에 발을 디뎠다. 솔리드아이오닉스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 회사와 상업화를 위한 최종 테스트를 앞두고 있으며 2027년까지 울산에 연산 1200톤 규모의 황화물계 고체전해질 생산공장을 준공할 계획이다.

이 외에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은 3000억원을 투자해 구미에 전고체배터리 소재 생산공장을 신설하기로 했다.

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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