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기에 평양 뚫렸다'...북, 주민들에 이례적 공개
'주민 상대' 대내 매체 통해 대북전단 보도 이례적
"무인기 포착 지점, 김정은 집무실 있는 핵심지역"
[앵커]
북한이 남한의 무인기가 평양 상공까지 침투해 대북전단을 뿌렸다고 주장한 지 하루 만에, 관련 내용과 사진을 주민들에게 공개했습니다.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북 전단 소식을 이례적으로 내부 매체에서 보도한 건데, 남한에 대한 적개심 고취와 내부결속 다지기에 더해 또 다른 목적이 있을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종구 기자입니다.
[기자]
북한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가 남한 무인기가 평양 상공에서 대북 전단을 뿌렸다고 보도했습니다.
전날 나온 외무성의 중대성명을 무인기 사진과 함께 그대로 전한 겁니다.
[북한 조선중앙TV : 전쟁이 발발될 수 있는 이 같은 무책임하고 위험한 도발 행위를 당장 중지해야 한다.]
북한이 대외 매체를 통해 대북 전단 문제를 언급한 적은 있지만, 일반 주민들도 볼 수 있는 대내 매체를 통해 보도한 건 매우 이례적입니다.
특히, 북한이 주장한 무인기 포착 지점은 김정은 집무실이 있는 평양의 핵심지역이라서 더욱 그렇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기한 '적대적 두 국가' 관계를 주민들에게 강하게 인식시키기 위해 남한 무인기에 평양 상공이 뚫렸다는 식으로 여론전을 펼쳤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조한범 /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 : 남과 북은 다른 길이고, 지금 전쟁관계이고 호전적인 대한민국의 공세를 주민들에게 알려 체제 결속을 도모하고 전시 분위기를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우리 정부의 공식 입장은 '확인 불가'입니다.
전략적 모호성을 택한 건데, 북한의 자작극이거나 북한 반정권 세력의 소행, 또는 탈북민단체의 실행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면서 북한에 혼선을 주려는 의도로 분석됩니다.
[김용현 / 국방부 장관 : 우리의 기본적인 입장은 이러한 북한 주장에 대해 사실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없다, 이게 기본입장입니다.]
북한은 중대성명 발표 이후 한 시간여 만에 쓰레기 풍선을 우리 쪽에 또 살포했습니다.
올해 5월부터 시작해 벌써 28번째인데, 갈수록 빈도가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여기에 무인기 침투를 빌미로 또 다른 형태의 도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우리 군 당국은 전방 상황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YTN 이종구입니다.
영상편집;마영후
YTN 이종구 (jongkun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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