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브리핑] 평양, 전단 살포 드론에 뚫렸나…우크라 파병 가능성
<출연 : 이치동 연합뉴스 기자>
[앵커]
한 주간의 한반도 정세와 외교·안보 이슈를 정리해 보는 토요일 대담 코너 '한반도 브리핑'입니다.
국제, 외교·안보 분야 담당하는 이치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번 주 주요 사안부터 소개해주실까요.
[기자]
북한이 대남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오늘 다룰 내용 정리하고, 조금 더 전해드리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신임 일본 총리가 라오스에서 회담했습니다.
이른바 셔틀 외교를 지속해, 양국 관계를 발전시키기로 했습니다.
한국이 평양에 무인기를 침투시켜,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고 북한 외무성이 주장했습니다.
모든 보복 수단을 동원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앞서 북한군, 총참모부는 남북 연결 도로와 철로를 영구적으로 폐쇄한다고 밝혔습니다.
군사분계선 일대 요새화도 선언했습니다.
북한이 최고인민회의에서 헌법을 개정했습니다.
남북 간 영토 분리 조항은 넣지 못한 거로 보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장에 파견된 북한군 인력 중 일부가 폭격으로 사망했다고 현지 당국이 전했습니다.
우리 군은 사실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앵커]
이시바 일본 총리가 취임한 지 일주일여 만에 한일 정상회담이 열렸는데요.
양국 간 안보 협력 강화 등 현 기조를 이어가기로 했죠.
[기자]
라오스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 계기에 따로 회담했는데요.
소위 셔틀 외교를 통해 자주 만나기로 했습니다.
이시바 총리가 방위상 출신이잖아요.
특히, 안보 이슈에 관심이 많습니다.
선거 공약으로 아시아판 나토 창설도 제시했죠.
역사 인식 측면에서도 온건한 '비둘기파'로 꼽히기 때문에 한일 관계 흐름에 당분간 큰 변화는 없을 거로 보입니다.
앞서, 한국과 아세안은 양자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 격상하기로 했습니다.
동남아 열 개 나라 모임인 아세안과 한국이 2010년에 '전략적 동반자'가 됐거든요.
14년 만에 포괄적이라는 수식어가 추가되면서, 관계 발전 의지를 재천명한 겁니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 '신남방 정책'이라고 해서, 인도와 동남아 국가들과 파트너십 강화에 힘썼는데요.
윤석열 정부는 신남방 정책 대신에, 아세안 외교 정책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용어야 어찌 됐든, 동남아 지역이 경제와 무역, 외교에서도 중요도, 존재감이 커지고 있어서,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겁니다.
[앵커]
북한 문제로 넘어가 보죠.
한국이 보낸 무인기가 평양 하늘을 휘저으며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는 게 북한의 주장인데요.
관련 사진까지 공개했죠?
[기자]
북한 외무성이 어젯밤에 중대 성명이라는 걸 냈는데요.
한국 무인기가 이달 3일과 9일, 그리고 10일 목요일에도 야간에 평양시 중심부 상공에 침투했다는 겁니다.
열영상 감시장비로 찍은 거로 보이는 드론 사진과 대북 전단 사진을 열 장 넘게 공개했습니다.
모든 공격력 동원해 보복할 태세를 갖췄다면서, 최후통첩을 무시하고 한 번 더 이런 일이 벌어지면 즉각 방아쇠를 당기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앵커]
다소 뜬금없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북한의 주장이 사실일까요?
자작극이라는 얘기도 있잖아요.
[기자]
여러 가능성이 제기되는데요.
결국 확인은 안 되고, 영구 미제로 남을 거 같기도 합니다.
일단, 우리 군 당국은 처음에는 그런 일이 없다고 부인하다가, 이후 "확인해 줄 수 없다"로 입장을 바꿨습니다.
현재로선, 국내든 해외든 비교적 자금력이 있는 민간 단체가 무인기를 띄웠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립니다.
대북 전단하면 풍선이 떠 오르지만, 관련 단체, 활동가들이 쓰는 방법도 기술적으로 진화하고 있지 않습니까.
최근 북한의 쓰레기 풍선 대응이 이슈화되면서, 국제적인 관심과 지원도 늘어난 측면도 있겠습니다.
또 하나 짚어볼 게 한국이 아니라, 중국 접경지 쪽에서 날렸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쪽에서도 평양까지 거리가 200킬로미터 남짓이니까요.
얼마 전에 중국 본토에서 대만에 드론을 띄워서 독립 반대 목소리를 담은 전단을 살포했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무인기가 공격용은 물론, 전단 뿌리기용으로 쓰이고 있기도 합니다.
[앵커]
아울러, 북한이 먼저 평양 영공이 뚫린 걸 인정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거 같은데요.
[기자]
외무성 발표가 어젯밤 8시 조금 넘어서 조선중앙통신에 나왔습니다.
이건 대외용으로 대남 경고와 함께, 유엔사 등 미국엔 못하게 막으라는 거겠죠.
오늘 아침 노동신문 1면에도 성명과 사진을 게재한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입니다.
주민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알린 거잖아요.
평양 영공이 수차례 뚫렸다는 걸 대내외적으로 인정하는 게 체면을 구기는 셈이잖아요.
영공방어에 구멍이 뚫린 거니까요.
그래서 당초 쉬쉬하다가, 무인기가 계속 날아드니, 공개 경고 쪽으로 방향 전환한 게 아닌가 싶은데요.
물론, 대남 적개심 고취와 체제 결속에는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을 수는 있습니다.
어쨌거나, 대북 전단 문제로 그만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실제 체제 위협을 느낀다고도 볼 수도 있겠습니다.
우리 군이 이번에 북한의 주장이 일일이 사실인지 확인해 줄 수도 필요도 없다고 했는데요.
북한의 대응에 혼선을 주면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평양 하늘에 침투할 수 있다는 인상을 주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일종의 전략적 모호성이죠.
[앵커]
대북 전단 문제가 또 한 번 새로운 국면에 들어선 거 아닌가 싶기도 한데요.
앞으로 상황을 좀 지켜보죠.
예고한 대로 이번 주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사회주의 헌법을 개정했는데, 정작 영토 조항 등 '한반도 두 국가' 조치가 담겼는지에 대한 발표는 없었잖아요.
[기자]
예상과 달리 그 부분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어서, 그 배경에 주목되는데요.
일단, 올해 1월에 김정은 총비서가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다음번 최고인민회의 때 헌법을 고치라고 지시했잖아요.
앵커께서 말씀하신 부분을 반영해서요.
이번 주 월요일과 화요일에 회의가 열렸고, 헌법을 개정했다고 전했습니다.
노동과 선거 연령 수정이 포함됐고, 국방상 교체도 발표했습니다.
김정은이 주문한 대남 조치도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는 겁니다.
이번 회의에 참석도 하지 않았죠.
이에 대해 우리 대통령실도 예상한 거보다 훨씬 소폭의 개헌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형식적, 상징적이나마 헌법을 고쳐서 이를 공표하게 되면, 그에 따른 조치와 책임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는데, 아직 그거까지는 준비가 안 된 거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전문가 의견도 들어보시죠.
<정성장 /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 "김정은이 올해 1월에는 영토 조항을 신설하는 것을 간단하게 생각했던 거 같은데, 현실적으로 헌법에 영토조항을 신설하려면, 정전협정에 의해 획정된 군사분계선을 남쪽 국경선으로 명시해야 합니다. 북한이 현재 정전협정을 부정하고 있기 때문에 헌법에 정전협정이란 문구를 넣을 수 없는 딜레마에 빠져있습니다."
[앵커]
대신 북한군 총참모부가 남북을 연결하는 육로를 완전히 끊어버리고, 성벽 같은 거를 쌓아서 요새화한다고 선언했잖아요.
[기자]
이 발표가 최고인민회의 종료 다음 날 나온 건데요.
골자는 남북 간 도로와 철로 완전 단절, 그리고 남측 국경 영구 폐쇄입니다.
미 핵 전략자산이 오가고, 정권 종말을 떠드는 상황에서 국가 안전 수호를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군사분계선 부근에서 한다는 요새화 작업과 관련해서,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해 미군 측에 따로 전화 통지문으로 알려줬다고 밝혔습니다.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거론됐는데요.
김명수 합참의장은 "김정은 정권이 체제 보장에 대한 두려움을 피부로 느끼기 때문"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북한 군인이나 주민들의 이탈을 막고자, 전방 부대 단속을 강화하는 차원으로 보는 건데요.
대북 확성기 방송을 다시 튼 지 3개월 가까이 돼 가서, 북한의 초조함, 위기감이 더 클 거라는 설명입니다.
[앵커]
그런가 하면, 김용현 국방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장에 파견된 북한군 인력이 폭격으로 사망했다는 보도도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잖아요.
[기자]
먼저 우크라이나가 동부 전선 러시아 점령지에 미사일을 쏴서 20명이 숨졌는데, 이중엔 북한 장교 6명도 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습니다.
김용현 국방장관이 국회의원 질의에 "여러 정황상 사실인 거 같다"고 답했습니다.
더 나아가 북러 간 군사조약에 따라 북한이 파병할 가능성도 매우 큰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외신도 김 장관의 언급을 많이 다뤘는데요.
이어 러시아에 지원한 탄도미사일 운용을 돕기 위해 북한군 기술 인력 수십 명이 전장에 배치됐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만약, 북한군이 우크라이나전 참관 수준을 넘어, 파병까지 하면 차원이 다른 문제로, 국제 정세에 상당한 여파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앵커]
북한 병력이 해외 전투에 참여한 사례가 있나요?
[기자]
북한 조종사들이 베트남전에서 전투기를 몰고 미국을 상대로 교전을 벌인 사실이 뒤늦게 확인된 바 있습니다.
과거에 앙골라 등 아프리카 지역 내전에도 훈련 교관이나 자문관을 파견한 거로 알려져 있고요.
일각에선 혹시 북한이 이번에 참전하더라도 전투병보다는 공병, 그러니까 요새나 도로 건설 지원 인력을 보낼 거라고 전망합니다.
BBC 방송은 언어 장벽도 있고, 전투병 파견 시, 무엇보다 전사자나 포로로 잡힌 모습이 공개될 수도 있는데,
이 경우, 북한이 선전해온 강군 이미지에 큰 타격이 될 거라고 짚었습니다.
[앵커]
우리 군은 오랜만에 타우러스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죠?
유사시, 적 지휘부 지하 벙커 등 전략 시설 파괴를 위해 쓰인다고 하던데요.
[기자]
전투기로 발사하는 사거리 500킬로미터짜리 독일산 정밀 유도 순항미사일입니다.
스텔스 기능도 갖추고 있습니다.
평양을 겨냥해 우리 후방 지역, 예를 들어 대전에서 발사할 수 있는 거죠.
공군이 7년 만에 처음으로 이걸 서해상에서 실제로 발사하는 훈련을 한 건데요.
F-15K 전투기가 참여했습니다.
2016년에 전력화해서, 약 260발을 들여왔는데, 한 발에 20억원 정도여서 자주 실사격 훈련을 하기는 아무래도 어렵겠습니다.
우크라이나도 독일에 타우러스가 꼭 필요하다고 지원 요청을 하고 있는데요.
독일 측은 다른 건 다 주더라도 타우러스는 안 된다고 하고 있습니다.
타우러스로 러시아 깊숙한 곳을 정밀타격해 큰 피해를 내면, 독일에 보복할 명분을 주게 될 거다.
이 경우 나토와 러시아 간 핵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에 섭니다.
그리스어로 황소라는 뜻을 가진 타우러스가 그만큼 사거리와 정확도, 거기에 파괴력까지 겸비한 미사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
[앵커]
북한의 메시지와 행보가 어떤 때는 즉흥적이고 중구난방이어서 종잡을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새삼 말과 행동의 무게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오늘 한반도 브리핑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이치동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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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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