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로 전성비 챔피언…인텔 애로우 레이크 정식 공개 [고든 정의 TECH+]

고든 정 2024. 10. 12.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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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나우뉴스]

출처=인텔

인텔이 코드네임 애로우 레이크(Arrow Lake)로 알려진 코어 울트라 200S 프로세서를 정식 공개했습니다. 코어 울트라 200S는 인텔 최초로 외부 파운드리인 TSMC에 의해 제조되는 주력 데스크톱 프로세서로 앞서 출시한 루나 레이크처럼 3nm 공정을 이용합니다.

인텔 인사이드가 아니라 TSMC 인사이드가 됐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전작인 코어 14세대(랩터 레이크 리프레시)가 인텔 7 공정(과거 10nm SF)을 사용한 만큼 미세 공정이 대폭 개선되어 성능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발표된 결과는 다소 의외입니다.

기본적으로 코어 울트라 200S는 24코어 24스레드(8P + 16E)인 코어 울트라 9 285K, 20코어 20 스레드(8P + 12E)인 코어 울트라 7 265K, 14코어 14스레드(6P+8E)인 코어 울트라 5 245K를 주력으로 하고 있습니다. 가격은 순서대로 589달러, 394달러, 309달러인데 비싼 최신 공정 웨이퍼를 쓴 신제품답지 않게 가격을 15달러 (265K), 10 달러 (245K) 낮췄습니다. 이는 역시 중급형 제품에서 가격을 살짝 낮춘 AMD를 의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공개된 내용에서 가장 의외인 부분은 가격이나 성능이 아니라 전력 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인 CPU로 홍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출처=인텔

인텔에 따르면 코어 울트라 200에 사용된 라이언 코브 P 코어는 전작 대비 IPC가 9% 향상되었고 스카이몬트 E 코어는 32% 향상됐습니다. 여기에 미세 공정 도입에 따른 클럭 향상까지 고려하면 10% 이상의 성능 향상을 기대해볼 수 있지만, 코어 울트라 9 285K은 오히려 부스트 클럭을 300MHz 낮춘 5.7GHz로 결정했습니다.

반면 베이스 클럭은 더 높였는데, P코어는 500-700MHz, E코어는 600-1000MHz이나 높였습니다. 그러면 싱글 스레드 성능은 크게 높아지지 않은 반면 멀티스레드 성능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으나 스레드 숫자가 최대 32개에서 24개로 줄어들면서 멀티 스레드 성능도 획기적으로 개선되진 않았습니다.

인텔에 따르면 싱글 스레드는 최대 8%, 멀티 스레드는 15% 정도 높아졌습니다. 그러나 게임에서의 성능 향상은 높지 않거나 오히려 14세대 코어 프로세서보다 낮은 경우도 있다는 것이 인텔 측 자료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게임 성능이 높아졌다고 홍보하기는 어려운 수준이며 실제로 발표 자료에서도 성능에 중점을 두지 않고 있습니다.

대신 인텔이 강조한 것은 전성비(전력 대 성능비)입니다. 코어 울트라 200S 시리즈는 일부 게임에서 165W나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으며 7개 게임 기준 73W의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같은 프레임 기준) 따라서 최대 섭씨 17도, 평균 13도 정도 CPU 온도를 줄여 게임 중에도 쾌적한 사용이 가능합니다. 생산성 작업에서도 42-58%까지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다는 게 인텔의 주장입니다. 이는 몇 세대 앞선 TSMC의 미세 공정, 그리고 스레드 및 클럭 감소에 기인한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인텔

일부에서는 실망할 만한 결과지만, 인텔 14세대 코어 프로세서나 경쟁자인 라이젠 7000 시리즈 모두 엄청난 전력을 소모하면서 많은 열을 뿜어내 소비지들에게 적지 않는 부담을 준 것도 사실입니다. 이로 인해 비싼 메인보드와 쿨러, 파워 서플라이가 필요한 것은 물론 사용 중 나가는 전기료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여름철에는 뿜어내는 열기도 상당합니다. 이는 완제품 PC 제조사나 스스로 조립해 사용하는 소비자 모두에게 부담이었습니다.

이런 문제점 때문인지 AMD는 라이젠 9000 시리즈에서 전력 소모를 줄이는데 중점을 뒀고 인텔 코어 울트라 200S 시리즈는 이보다 더 철저하게 저전력 성능을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최고 클럭까지 낮춘 점은 다소 의외인데, 아마도 이 클럭을 넘어가면 전력 소모가 크게 증가하는 문제점에 있는 게 아닐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입니다. 인텔만 아니라 AMD도 더 클럭을 높이지 못한다는 점이 이런 추측을 가능하게 합니다. 아무튼 이런 상황에서는 게임에서 중요한 캐시 메모리를 대폭 추가한 AMD의 X3D 버전 CPU가 성능에서 유리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전력 소모를 줄이는 데 중점을 둔 인텔의 승부수가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불러일으킬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다만 현재 발표 내용을 보면 게임 성능에서는 인텔 코어 울트라 200S가 불리합니다. 라이젠 9000 시리즈는 충분히 상대할 수 있어도 캐시 메모리를 대폭 추가해 등장할 라이젠 9000X3D 시리즈는 이기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데스크톱 CPU 시장에서 인텔이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고든 정 과학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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