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중앙경찰학교 설립 '외압 시도' 의혹…경찰청 국정감사 '쟁점화' 파장
'제2중앙경찰학교' 설립을 위한 1차 후보지 3곳 선정에 앞서 특정지역 단체장이 외압을 행사하려는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주장이 국회에서 공식적으로 제기돼 파장이 일고 있다.
제2중앙경찰학교 설립과 관련한 외압 의혹 논란은 11일 오후 경찰청에 대한 국회 행안위의 국감에서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익산을)이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질문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한병도 의원 : 지난 9월 2일 국회 행안위 전체회의에서 '제2중앙경찰학교' 최종 부지 선정과 관련해 공정하게 해 달라고 했고 당시 '그렇게 살펴보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조지호 청장 : 그렇다.
조 청장 : 저는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 외부 심사위원들이 해서 평가한 것이다.
한 의원 : 투명하게 심사할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심사 과정에 외압을 행사하려는 구시대적 행태의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1차 후보지 발표) 한 달 전인 8월 23일 후보지의 단체장(김태흠 충남지사)이 지역언론인과의 간담회에서 ○○지역이 유리하다고 말했는데 공교롭게 한 달 후에 적중했다.
조 청장 : 충남에서 신청한 것이고 이것(언론 간담회 내용)이랑 후보지를 선정 발표한 것과 전혀 관련성이 없다.
한 의원 : 그 분이 언론 간담회를 한 것을 읽어보겠다.
한병도 의원은 국감장에서 김태흠 충남지사가 지난 8월 23일 지역언론과 인터뷰한 내용을 그대로 읽었다.
이에 따르면 김태흠 충남지사는 당시 언론 간담회에서 "전국 48개 지자체에서 경찰학교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죄다 떨어지고 충남과 강원 등이 살아남았다"고 말했다.
김태흠 도지사는 또 "누구라고 밝히기는 어렵지만 어제(8월 22일) 최고 결정권자에게 전화해서 전국에 뿌리지 말고 시설을 집적화하라고 촉구했다. 면적이 조금 작지만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모자라면 조금 붙이면 된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고 일부 지역 언론이 보도했다.
한 의원 : (이런 내용을) 도지사가 상상력에 기반해서 공식적인 언론 인터뷰를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조 청장 : (제2중앙경찰학교 설립과 관련한) 최고 결정권자는 저다. 이런 전화를 받은 적도 없고 이렇게 해서, 저런 프로세스로 해서 진행되는 것도 아니다.
한 의원 : 그러면 청장 취임 이후 (김태흠 충남지사와) 통화한 적이 한 번도 없는가?
조 청장 : 없다.
조 청장 : (제2중앙경찰학교 설립 문제는) 제가 결정하는 것이다. 그 분(김태흠 충남지사)이 무슨 의도로 말씀하셨는지 모르겠다.
한 의원 : 너무 디테일하게 언급하셔서…. (제2중앙경찰학교 후보지 선정과 관련해) 원칙적으로 해야, 시스템에 의해서 해야 할 것이다.
조 청장 : 그렇게 하겠다.
국회 차원에서 제2중앙경찰학교 부지 선정과 관련해 항간의 의혹과 논란을 다룬 것은 이날 국감이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해'라는 뜻의 '답정너' 의혹까지 나오는 상황이어서 조 청장과 김태흠 도지사와의 통화 여부도 확인됐다.
조지호 경찰청장은 "김태흠 충남지사와는 통화를 한 적이 전혀 없다"고 밝혔고 "공정한 절차를 통해 진행하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하지만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오히려 한쪽은 '제2중앙경찰학교' 설립과 관련한 최고 결정권자와 통화했다고 언론에 공식 밝힌 반면 다른 쪽은 자신이 최고 결정권자라며 통화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등 서로 말이 달라 '진실공방'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한병도 의원은 이날 국감이 끝난 후 자신의 SNS에 "제2중앙경찰학교 부지 선정은 공정하고 중립적으로 이뤄져야 함을 강조했다"며 "심사 과정에서 외압을 행사하려는 구시대적인 시도를 물리치고 원칙과 시스템에 입각해 결론이 내려져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병도 의원은 "윤석열 정권 출범 이후 경찰 중립성이 계속 문제 되고 있다"며 "권력이 아닌 국민 옆에 서는 경찰로 거듭나야 한다. 행안위원으로서 경찰이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기홍 기자(=전북)(arty135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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