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4390억 투수 의심했나, 오타니 부진에도 웃은 다저스…24이닝 연속 무실점, 역대급 PS 기록 세웠다
[OSEN=이상학 기자] LA 다저스가 2경기 연속 무실점 팀 완봉승으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눌렀다. 다저스 구단 역사상 가장 긴 포스트시즌 24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펼치며 철벽 마운드를 과시했다. 마지막 5차전에선 일본인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26)가 선발승을 거뒀다. 승자 독식 경기에서 5이닝 이상 무실점 경기로 선발승을 거둔 역대 3번째 신인이 됐다.
다저스는 1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리그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5전3선승제) 5차전에서 샌디에이고를 2-0으로 꺾고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했다. 오타니 쇼헤이가 4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부진했지만 투수들의 호투 속에 2회말 키케 에르난데스의 선제 솔로포, 7회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쐐기 솔로포까지 홈런 두 방으로 이겼다.
다저스는 1차전 승리 후 2~3차전을 연이어 내주며 벼랑 끝에 몰렸다. 3년 연속 디비전시리즈에서 업셋의 위기감이 고조됐지만 4차전에서 8명의 투수들로 불펜 게임을 펼쳐 8-0 승리로 기사회생했다. 여세를 몰아 5차전도 강력한 투수력으로 샌디에이고 타선을 압도했다.
메이저리그 투수 FA 역사상 최고액인 3억2500만 달러(약 4392억원)에 다저스와 12년 계약한 야마모토의 호투가 빛난 경기였다. 지난 6일 열린 1차전에서 3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1탈삼진 5실점으로 조기 강판된 야마모토는 이날 5차전 선발등판 과정에서 자존심을 구겼다. 전날(11일)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이 야마모토로 선발 발표를 하지 못할 정도로 팀 내에서도 확신이 없었다.
올해 샌디에이고 상대로 유독 약했던 야마모토는 구종마다 투구폼이 다른 ‘티핑’ 이슈도 있었다. 내부적으로 투구 습관을 찾아 수정했다곤 하지만 단기간 빨리 고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하지만 5차전 선발로 나선 야마모토는 우려를 잠재웠다. 1차전과 완전히 다른 투수였다. 1회초 가볍게 삼자범퇴로 시작한 야마모토는 3회초 1사 후 카일 히가시오카, 루이스 아라에즈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1,2루 위기에 몰렸지만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를 3루 땅볼로 유도, 5-4-3 병살타로 이닝을 끝냈다.
이후 4~5회 연속 삼자범퇴로 막고 선발승 요건을 갖춘 야마모토는 덕아웃 앞에서 로버츠 감독의 포옹을 받았다. 덕아웃 안에 들어와선 오타니 쇼헤이가 웃으며 야마모토의 머리를 쓰다듬기도 했다.
5회까지 총 투구수 63개를 던진 야마모토는 최고 시속 98.2마일(158.0km), 평균 96.7마일(155.9km) 포심 패스트볼(32개) 중심으로 스플리터, 커브(이상 11개), 슬라이더(5개), 커터(4개)를 구사했다. 포심 패스트볼이 시즌 평균 구속(95.5마일, 153.7km)보다 1.2마일(1.9km) 더 빠르게 나올 만큼 힘이 넘쳤다. 몇 개의 실투가 있었지만 힘으로 이겨냈다.
‘MLB.com’ 통계 전문가 사라 랭스에 따르면 야마모토는 포스트시즌 승자 독식 경기에서 선발로 나서 5이닝 이상 던지며 무실점을 기록한 역대 3번째 신인이 됐다. 1909년 월드시리즈 7차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베이브 아담스(9이닝 6피안타 1볼넷 1사구 1탈삼진 완봉승), 올해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 3차전 밀워키 브루어스 토비아스 마이어스(5이닝 2피안타 1사구 5탈삼진 무실점)에 이어 야마모토가 3번째였다.
아울러 야마모토는 다저스 소속으로 승자 독식 게임에서 선발 5이닝 이상 무실점을 기록한 역대 5번째 선수가 됐다. 1955년 월드시리즈 7차전 조니 포드레스, 1965년 월드시리즈 7차전 샌디 쿠팩스, 1981년 NLDS 5차전 제리 로이스, 1988년 NLCS 7차전 오렐 허샤이저에 이어 36년 만이다. 앞서 4명의 투수들은 모두 완봉승을 거뒀다.
다저스는 야마모토를 63구 만에 내린 뒤 6회초부터 불펜을 가동했다. 에반 필립스가 1⅔이닝 3탈삼진 무실점, 알렉스 베시아가 ⅓이닝 1탈삼진 무실점, 마이클 코펙이 1이닝 1탈삼진 무실점, 블레이크 트라이넨이 1이닝 무실점으로 4이닝 퍼펙트를 합작하며 샌디에이고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4차전에 이어 2경기 연속 무실점 팀 완봉승을 거둔 다저스는 3차전 3회부터 24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펼쳤다. 랭스에 따르면 다저스 구단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연속 이닝 무실점 신기록이다. 2016년 NLCS 2~4차전에 걸쳐 작성한 21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을 넘어섰다.
다른 팀으로 범위를 넓히면 1966년 월드시리즈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33이닝 연속 무실점이 최다 기록이다. 이어 1905년 월드시리즈 뉴욕 자이언츠의 28이닝 연속 무실점이 2위 기록으로 다저스의 이번 NLDS 24이닝 연속 무실점은 3위에 랭크됐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