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 보호 위해 자외선 차단제까지 뿌린 익산CC 화제

2024. 10. 12.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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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유독 이상 기후로 인해 국내 남녀 프로골프대회를 개최한 골프장들은 심한 몸살을 앓아야 했다.

하지만 올해로 4년째 대회를 치르고 있는 익산 컨트리클럽은 그동안의 경험이 축적되면서 아예 이른 봄부터 계획적으로 코스 관리에 들어가 대회 기간 선수들로부터 호평받는 좋은 코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

익산CC는 페어웨이 잔디가 병충해에 취약한 야지로 조성되어 있어 잔디 관리에도 더욱 공을 들여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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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4년째 동부건설 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을 준비한 익산CC의 정의상 본부장.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전북 익산)=이강래 기자] 올해는 유독 이상 기후로 인해 국내 남녀 프로골프대회를 개최한 골프장들은 심한 몸살을 앓아야 했다. 특히 한여름 폭염과 가뭄에 이은 폭우로 잔디가 심하게 훼손돼 밤잠을 설치는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KLPGA투어 동부건설 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이 열리고 있는 전북 익산의 익산 컨트리클럽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로 4년째 대회를 치르고 있는 익산 컨트리클럽은 그동안의 경험이 축적되면서 아예 이른 봄부터 계획적으로 코스 관리에 들어가 대회 기간 선수들로부터 호평받는 좋은 코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

익산 컨트리클럽 측이 가장 공을 들인 홀은 시그니처 홀인 16번 홀이었다. 파3 홀에 아일랜드 그린을 갖춘 이 홀은 매년 배수가 안되는 등 그린 관리가 어려워 애를 먹였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아예 40여일간 홀을 폐쇄하고 그린 공사를 새롭게 했다. 인근 자매 골프장인 베어포트 컨트리클럽의 코스관리과 직원들까지 합세한 대공사였다.

일단 그린 양 사이드의 높이를 낮추는 평탄작업을 해 볼이 가운데로 흘러 내리는 문제를 해결했다. 그리고 배수공사도 새로해 좋은 잔디 상태가 유지되도록 했다. 이 공사로 핀을 꽂을 공간이 넓어져 대회 기간중 다양한 핀 포지션을 제공할 수 있었다. 익산CC는 공사 기간중 홀을 패스하게 하는 대신 그린피를 1만원씩 할인해줬다. 익산CC의 평일 그린피가 11만원, 주말 그린피가 17만원인 점을 고려할 때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동부건설 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은 KLPGA투어중 유일하게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을 채택해 공격적인 플레이를 해야 하는 경기다. 이글이나 버디를 많이 잡아야 우승할 수 있는 경기 방식이라 특히 균일한 잔디 상태가 중요했다.

익산CC는 페어웨이 잔디가 병충해에 취약한 야지로 조성되어 있어 잔디 관리에도 더욱 공을 들여야했다. 강한 태양으로부터 잔디를 보호할 수 있도록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했으며 30~40% 비싼 비료를 꾸준하게 뿌려가며 영양을 공급했다. 또한 페어웨이에도 정기적으로 통기 작업을 하는 동시에 배수가 안되는 흙을 걷어냈으며 물빠짐을 좋게 하기 위해 배관 공사도 새로 했다.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그린 잔디 보호를 위해선 영업이 끝나면 자외선 차단막을 설치했다. 이 덕분에 지표면 온도가 3~5도 정도 떨어져 잔디가 타들어가는 걸 막았다. 그 결과 대회 기간중엔 스팀프 미터 기준 그린 스피드가 3.0이 유지될 수 있었다. 여기에 들어간 비용은 수천만원에 달한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코스팀 직원들의 고생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래도 이런 노력이 결실을 맺어 수도권 골프장에 뒤지지 않는 빼어난 코스로 전북 익산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었다.

이를 진두지휘한 이는 정의상 본부장이었다. 섬세한 성격의 정 본부장은 페어웨이나 러프, 그린 뿐 아니라 벙커나 연못도 깨끗하게 정리했으며 외부 전지팀을 투입해 코스내 나무들까지 말끔하게 가지치기를 하는 등 시각적으로도 만족할 수 있는 대회를 만들었다.

정 본부장은 “골프대회가 끝나면 코스관리과 직원 몇 명은 그만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힘든 게 사실”이라며 “어느 골프장이든 코스관리과 직원들은 박수 받을 자격이 있다. 대회가 끝나면 소라도 한 마리 잡아 그동안 고생한 직원들에게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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