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北, 평양에 南 무인기 침투 주장...軍 무인기라면 포착 안 돼"(종합)

이종윤 2024. 10. 12.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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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전날 "南, 평양에 3차례 무인기 침투... 28번째 쓰레기 풍선 살포"
김용현 국방 "北자작극 가능성…전략적 모호성 대응·혼선 의도"
우리 군 무인기가 평양 상공 진입해 삐라 살포 가능성 "매우 낮아"
北 내부 불만 억제 결집유도...도발 명분 쌓기, 선전선동 의도 관측
[파이낸셜뉴스]
북한 외무성은 11일 저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중대 성명을 발표하고 "한국은 지난 3일과 9일에 이어 10일에도 심야시간을 노려 무인기를 평양시 중구역 상공에 침범시켜 수많은 반공화국 정치모략 선동 삐라(대북전단)를 살포하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감행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사진은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북한이 전날 남한이 이달에만 세 차례에 걸쳐 평양 상공에 무인기를 침투시켜 대북전단(삐라)을 살포했다고 주장하며, 재발시 즉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한 뒤 올해 들어 28번째 대남쓰레기 풍선 살포 도발에 나섰다.

우리 군은 "북한 주장에 대한 사실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북한은 경거망동하지 말고 자중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응수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분석한 뒤 "해당 무인기는 민간 무인기일 가능성이 높다"고 12일 평가했다.

이어 "북한이 재작년 용산 대통령실에 보낸 것과 비슷한 수준의 직경 1~2m 크기의 소형이다. 해당 무인기가 우리 군용을 활용했다면 평양에서 북한의 레이더망에 포착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진단했다.

그는 "(북한에) 가서 요격당하면 큰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만약 보내려면 확실한 걸 보내든가 완전히 작은 것을 보낼 것"이라며, 민간 차원에서 북한에 무인기를 보냈을 가능성에 대해 "민간에서도 구입 또는 제작하는 등 무인기 활용도가 많이 올라갔기 때문에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무인기 투입 주체가 "우리 군이나 정부는 아니고 민간단체일 것"이라며 "북한이 공개한 전단지를 봐도 정부가 만들 수준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북한 외무성은 전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중대 성명'에서 "한국은 지난 10월 3일과 9일에 이어 10일에도 심야시간을 노려 무인기를 평양시 중구역 상공에 침범시켜 수많은 반공화국 정치모략 선동 삐라를 살포하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신성한 국가 주권과 안전에 대한 노골적인 침해이자 국제법에 대한 난폭한 위반"이라며 "대한민국의 이번 도발 행위를 더 이상 설명할 여지도 필요도 없이 응당 자위권에 따라 보복을 가해야 할 중대한 정치·군사적 도발"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통신은 "국방성과 총참모부, 군대의 각급은 사태 발전의 각이한 경우에 대응할 준비에 착수했다"며 "대한민국이 또다시 무인기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영공에 침범시키는 도발 행위를 감행할 때는 두 번 다시 이와 같은 경고는 없을 것이며 즉시 행동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은 외무성 성명을 발표한 지 약 1시간 뒤 대남쓰레기 풍선 살포 도발에 나섰다. 합참은 즉각 "북한이 대남 쓰레기 풍선 추정 물체를 또다시 부양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 군은 북한 외무성 성명이 나온 직후 "그런 사실이 없다"고 즉각 반박했다가 1시간쯤 뒤 '확인 불가'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 도중에 나온 언론 속보에 관련 질의를 받자 "그런 적이 없다"고 했다. 이후 긴급회의를 거친 뒤 국감장에 다시 나온 김 장관은 "우리의 기본적 입장은 이러한 북한 주장에 대해 사실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북한 내부에서 할 수도 있다"며 북한 자작 가능성도 열어뒀다.

대북 단체와 전문가 일각에서도 이번 북한 주장이 "북한의 자작극이거나 좀 더 강도 높은 도발을 앞둔 명분 쌓기를 위한 의도 또는 대북 전단 저지를 위한 남남갈등을 노린 긴장 고조, 선전·선동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일각에선 "지난해부터 일부 민간단체들이 무인기를 사용해 전단을 살포하겠다는 계획을 공공연하게 이야기했다"며 "북한의 자작극이 아니라면 민간단체들이 최근 북한 국방상이 강순남에서 노광철로 교체된 것에 대한 항의성 명분일 수 있다"고 봤다.

과거에도 드물게 민간단체들이 드론을 활용해 북한에 전단, 이동식저장장치(USB) 등을 날려 보내는 행위는 시도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주장대로 실제 남쪽에서 보낸 무인기가 해당 날짜에 평양 상공에 등장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북한의 허위 주장 가능성, 북한 내 반(反) 정권 세력 가능성, 실제 민간단체의 무인기가 북으로 갔을 가능성 등을 모두 열어놓는 방식으로 '전략적 모호성' 태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북한은 이날 전날 이달 들어 세 차례 남한 무인기가 평양 상공에 침투해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는 주장을 주민이 보고 들을 수 있는 대내 매체를 통해서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북한 외무성은 11일 저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중대 성명을 발표하고 "한국은 지난 3일과 9일에 이어 10일에도 심야시간을 노려 무인기를 평양시 중구역 상공에 침범시켜 수많은 반공화국 정치모략 선동 삐라(대북전단)를 살포하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감행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사진은 북한이 공개한 대북전단.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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