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푸라기]해외여행보험 열풍…'OO보장' 넣으면 손해

김희정 2024. 10. 12.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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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손보, 해외여행보험 가입자 200만 돌파
무턱대고 가입했다 손해…보장 하나하나 뜯어보니
실손보험 중복 가입 빼고 개별 담보 '가성비' 따져야
/그래픽=비즈워치

디지털 손해보험사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의 해외여행보험이 출시 1년 4개월 만에 누적 가입자 수 200만명을 돌파했대요. 올 4월 출시 10개월 만에 가입자 100만 명을 넘긴 이후 6개월 만에 두 배 성장을 이뤄냈다고 카카오페이손보는 설명했어요. 보험에 가입한 후 사고가 일어나지 않으면 보험료 일부를 돌려주는 '무사고 환급금'이 주요 성공 비결로 꼽히죠.▷관련기사 : 카카오의 힘?…올 하반기 여행자보험 판 커진다(7월 22일)

여행 특성에 맞는 보장만 골라 가입할 수 있다는 강점도 있습니다. 실제로 카카오페이 앱에 들어가 보니 제 또래 성별이 가장 많이 선택한 '기본형 보장'을 추천해 주는데요. 원하는 보장만 가입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더라고요. 구체적인 보장 내역은 △해외병원 상해·질병 의료비 △휴대 물품 손해 보상(분실제외) △큰 사고로 장애가 생기거나 이송이 필요할 때(상해질병 사망/후유장해, 사고 구조·송환 비용) △타인에게 피해를 입혔을 때(배상 책임) 등이 포함돼 있고요.

실손보험 중복 보장 '주의'

삼성화재 해외여행 보험 다이렉트 홈페이지 캡쳐/사진=삼성화재 홈페이지

보험료도 비싸지 않고 안전하게 돌아오면 소액이지만 환급도 가능하니 무심코 가입 버튼을 누를까 하다가, 문득 궁금해진 겁니다. 진짜 필요한 해외여행 보장이 뭘지요. 꼭 카카오페이손보 상품에만 해당하는 얘기는 아니에요. 다른 손해보험사들도 사실 거의 비슷한 보장을 갖추고 있거든요. 잘 알아두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챙기면서 한 푼이라도 더 싸게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는 얘깁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상해·질병 급여·비급여 의료비 보장'은 첫 번째로 빼야 한다고 조언해요.해외여행이나 체류 중 다치거나 병에 걸린 뒤 귀국 후 국내 병원에서 쓴 의료비를 보장해 주는 담보인데요. 이미 실손의료보험을 든 소비자들이 많을 텐데요. 같은 보장을 두 번 가입하는 셈이라 돈만 낭비하는 겁니다. 해외여행 보험을 통해 들어도 소유한 다른 실손보험과 비례 보상하기 때문입니다. 

항공기납치(약 140만원), 해외여행 중 식중독 입원비(약 20~30만원), 해외여행 중 전염병 감염 치료비(약 20~30만원) 등도 '비추(비추천)'래요. 물론 저런 상황들이 확률적으로는 존재하죠. 가능성이 매우 낮지만 실제로 발생할 수 있어요. 하지만 보장 금액들이 리스크를 헤지할 만큼 의미 있는 수준인지 '물음표'가 붙는다는 겁니다.

해외서 14일 입원할 확률?

/그래픽=비즈워치

상해사망 및 상해 후유장해, 질병사망 및 질병 후유장해, 사고구조·송환 비용도 세트로 묶여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신중히 고민해 보는 게 좋겠습니다. 종신보험이나 종합보험을 통해 미리 든 사망보장이 있다면 굳이 또 가입할 필요가 있을까 싶거든요.

특히 사고 구조·송환 비용은 보장받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아요.모바일이나 온라인 등 다이렉트로 해외여행 보험에 가입할 땐해외에서 '14일 이상' 길게 입원해야 한국으로 송환할 때 돈을 대주거든요.

지난 2021년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현지 최소 입원 일수를 4, 7, 14일로 세분화하도록 했는데요. 강제사항은 아니라 다이렉트는 14일로 단일화했다는 게 보험업계 설명입니다.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14일로 고정했다는 건데, '꼼수' 의심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네요. 대신 보험설계사를 만나 대면으로 가입하면 일수 선택이 가능하니까 참고하시고요.

이렇게 해외여행 보험 담보들을 살펴봤는데요. 보험사 한 관계자는 "해외여행에선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만큼,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모든 담보를 가입하는 것도 현명한 선택"이라고 하네요. 장래의 우연한 사고로 인한 경제적 손실에 대비하는 보험의 의미를 한 번 더 되살려 보라는 거죠.

[보푸라기]는 알쏭달쏭 어려운 보험 용어나 보험 상품의 구조처럼 기사를 읽다가 보풀처럼 솟아오르는 궁금증 해소를 위해 마련한 코너입니다. 알아두면 쓸모 있을 궁금했던 보험의 이모저모를 쉽게 풀어드립니다. [편집자]

김희정 (kh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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