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마다 LG 구원한 손주영, PO엔 선발로 돌아온다[PO]
"불펜 투수들 대단함 느껴…PO에선 다시 선발로 나설 예정"
[서울=뉴시스]문채현 기자 =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가을은 대구에서 다시 이어진다. LG의 플레이오프(PO·5전3승제)행 중심엔 구원 투수로 변신한 손주영(26)이 있다.
LG는 11일 잠실 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쏠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승제) 5차전에서 KT 위즈를 4-1로 주저앉혔다.
2승 1패로 앞선 채 맞은 4차전을 연장 11회 승부 끝에 패하며 위기에 몰렸던 LG는 이날 최종전을 승리로 가져가며 시리즈 3승(2패)째를 수확, PO 진출을 확정 지었다.
5차전 선발로 나선 임찬규가 6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치며 제 몫을 다했고, 이어 나선 손주영(2이닝),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1이닝)가 '필승조' 역할을 책임졌다.
특히 손주영은 7회초 임찬규가 선두 타자 장성우에게 안타를 맞고, 이어 나온 강백호까지 볼넷으로 내보낸 뒤 마운드에 등판, 무사 1, 2루 위기에서 투구를 시작했다.
손주영은 첫 타자였던 황재균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무사 만루 위기를 초래했으나, 이어 나선 김상수와 배정대, 오윤석을 삼진과 땅볼로 잡아내며 단 한 명의 주자만 불러들인 뒤 이닝을 마무리했다.
경기 후 손주영은 "(첫 타자를 상대할 때) 힘이 너무 들어가서 머리가 앞으로 쏠리고 공은 좀 빠졌다. 그걸 잡기 위해 공을 낮게 던지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 공도 조금 높게 들어가며 볼넷으로 타자를 내보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손주영이 등판 직후 흔들리자, 당시 LG 포수 박동원과 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손주영은 "(첫 타자를 볼넷으로 보내주고 보니) 에르난데스가 불펜에서 몸을 풀고 있었다. (지금 내려가면) 절대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나는 무조건 내가 2이닝을 던져야 한다고 생각해서 엄청 집중해서 세게 던지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결국 7회 마지막 타자였던 오윤석을 삼진으로 잡아내자 손주영은 마운드에서 크게 포효했다.
손주영은 "그냥 엄청 짜릿했다. 살면서 가장 짜릿한 느낌을 받았다"며 "보통 세리머니를 잘 안 하는 편인데 자연스럽게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손주영은 에르난데스와 함께 LG의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다. 올해 28경기에 나서 9승 10패 평균자책점 3.79의 준수한 성적을 냈다.
다만 이번 가을엔 팀의 약한 불펜진을 보강하기 위해서 중간 투수로 변신을 꾀했다. 그리고 LG의 작전은 완벽하게 먹혀 들었다.
이번 가을이 그의 첫 포스트시즌(PS)임에도 손주영은 이번 준PO 두 경기에 등판해 7⅓ 무실점 호투를 선보였다. 팀이 우승했던 지난해는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었지만 등판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손주영은 지난 8일 준PO 변곡점이 됐던 3차전에서 조기 강판된 선발 최원태에 이어 마운드에 올라 5⅓이닝 2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승리를 이끌었다.
당시 염경엽 LG 감독이 "손주영이 롱맨으로서 완벽한 투구를 하면서 최고의 활약을 했다"고 극찬한 것에 이어, 포수 박동원도 "오늘 경기는 주영이 덕분에 이겼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역시 무사 1, 2루 위기 상황에 등판했음에도 타자들과 정면 승부를 펼치며 2이닝 동안 삼진 4개를 잡아내는 강심장을 자랑했다.
그럼에도 손주영은 이번 경험을 통해 불펜 투수들을 더욱 존경하게 됐다고 말했다.
손주영은 "1, 2차전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몰랐고, 3차전은 조금 준비를 한 정도였다면, 오늘은 그냥 1회부터 계속 땀을 내고 있었다"며 "불펜 투수들은 진짜 힘들겠다고 생각했다"고 감탄했다.
대구행을 확정 지은 LG는 다시 손주영을 선발로 돌릴 예정이다.
손주영은 "정확한 일정은 모르지만 일단 선발로 들어가는 것은 고정이라고 들었다"며 "아마 3차전에 등판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손주영은 "일단 기세가 너무 좋다. 이틀 쉬고 나와서 조금 걱정을 했는데 제가 던지는 것만 느껴져도 공의 힘이 좋은 게 느껴진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가 선발 투수로 다시 나설 PO 경기엔 부모님도 경기장을 찾을 예정이다. 3차전에 나설 경우 익숙하고 편한 경기장에서 열렬한 응원을 보내주는 홈팬들과 함께 한다.
자신감을 충전한 손주영의 PO 활약에 LG도 기대를 걸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da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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