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th BIFF] 대중성 잡은 축제…커진 OTT 존재감·좌석점유율 역대 최고

박지윤 2024. 10. 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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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부터 11일까지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개최
OTT 작품 비중↑, 영화제 정체성 두고 갑론을박은 계속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1일 아시아 최대 영화 축제의 막을 내렸다. /부산=장윤석 기자
[더팩트|박지윤 기자]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열흘 간의 일정을 무사히 마치고 아시아 최대 영화 축제의 막을 내렸다. 대중성과 다양성을 내세우며 역대 최고의 좌석점유율을 기록했지만, OTT가 막강한 존재감을 발산하면서 영화제의 정체성을 다시금 생각해 봐야 한다는 숙제도 남겼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1일 오후 6시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폐막식을 개최하며 열흘 간의 항해를 마쳤다. 배우 최수영과 공명이 폐막식 사회를 맡았고, 뉴 커런츠상과 올해의 배우상 등을 포함한 각종 시상식을 진행한 후 폐막작 '영혼의 여행'(감독 에릴 쿠)을 상영하며 모든 일정을 마무리했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는 84%의 좌석점유율과 14만 5238명의 총관객 수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좌석점유율을 기록했다. 사진은 2일 열린 개막식에 참석한 배우들의 모습. /부산=장윤석 기자
부산국제영화제의 대표적인 경쟁 부문 뉴 커런츠 상에는 '아침바다 갈매기는'(감독 박이웅)과 '침묵의 외침'(감독 테 마우 나잉)이 선정됐다. 지석상은 '빌리지 락스타2'(감독 리마 다스)와 '옌과 아이리, 모녀 이야기'(감독 린슈위)가, 비프메세나상은 '일과 날'(감독 박민수·안건형)과 '홍콩 노점, 2019'(감독 프랭키신)가 받았다. 김선영과 류준열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올해의 배우상은 영화 '3학년 2학기'의 유이하와 '허밍' 박서윤에게 돌아갔다.

지난 2일 열린 개막식에는 사회를 맡은 MC 박보영과 안재홍을 비롯해 배우 이정재 강동원 장동건 조진웅 차승원 박정민 김희애 송중기 박성웅 지창욱 이준혁 김현주 김성철 김대명 박병은 권유리 공명 노윤서 다현 진영 찬희 등과 일본 배우 사카구치 켄타로, 마츠시게 유타카 등이 참석하며 레드카펫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이후 배우들은 야외 무대인사와 오픈토크, GV 등을 통해 관객들과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행사에 참석해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내년 부산국제영화제는 9월 17일부터 열흘간 개최될 예정이다. /부산국제영화제
11일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에 따르면 올해 부산을 찾은 영화인들은 국내게스트 2176명, 해외게스트 889명, 마켓 국내게스트 1466명, 마켓 해외게스트 1178명, 시네필 1202명을 포함해 모두 6911명이었다.

공식 선정작 278편(커뮤니티비프 54편 포함)이 총 633회 상영된 결과, 지난해보다 증가한 84%의 좌석점유율과 14만 5238명의 총관객 수를 기록했다. 이는 300편 이상을 선정하던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도 역대 최고의 좌석점유율이다.

또한 부대행사로는 오픈토크 12회, 야외 무대인사 13회, 스폐셜 토크 4회, 액터스 하우스 4회, 마스터클래스가 3회 열렸다. 이와 함께 게스트와의 만남은 303회 진행됐다. 관계자는 "매년 꾸준히 부산국제영화제를 찾는 이른바 BIFF 앰버서더와 영화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을 위해 좋은 영화를 좋은 곳에서 상영하는 영화제의 당연하지만 중요한 역할을 다시금 깨닫는 한 해가 됐다"고 평가했다.

올해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은 52개국에서 2644명이 참가했고 총 2만 6435명이 방문해 작년보다 37% 늘어난 역대 최대의 성과를 거뒀다. 세일즈마켓에서는 275개 판매업체와 563명의 바이어 간의 활발한 콘텐츠 거래가 이뤄졌고, 아시아프로젝트마켓과 부산스토리마켓을 통해 1676회의 비즈니스미팅이 이뤄졌다.

또한 신설된 프로듀서허브에는 19개국 123명의 프로듀서 참가해 활발한 네트워킹을 했고 올해의 국가와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진흥위원회를 비롯한 7개국 협력 파트너와의 다각적인 참여와 지원으로 성공적인 시작을 알렸다.

다만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OTT가 막강한 존재감을 발산하면서 영화제의 정체성을 다시금 생각해 봐야 한다는 숙제도 남겼다. 사진은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넷플릭스 영화 '전,란' 팀. /부산=장윤석 기자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이사장과 집행위원장의 연이은 사퇴로 인해 내홍을 겪으며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행사를 치렀다. 그리고 올해 국고보조금 삭감이라는 어려움을 맞닥뜨리며 위기가 이어지는 듯했지만 대중성과 다양성으로 분위기를 쇄신시키며 명예 회복에 성공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남은 부산국제영화제다. 올해 개막작을 넷플릭스 영화 '전,란'(감독 김상만)으로 선정한 데 이어 '온 스크린'에 다양한 장르의 OTT 작품들을 초청하면서 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진 것. 변화하는 시대에 발을 맞춰야 한다는 의견과 영화제의 정체성이 흔들린다는 입장이 대립을 이뤘다.

더 나아가 넷플릭스는 '넥스트 온 넷플릭스: 2025 한국영화' 행사를 진행하며 내년에 공개될 작품 7개 라인업을 공개했고, 영화의 전당 야외무대에는 대형 광고판이 걸려있는 등 행사 기간 내내 막강한 존재감을 발산한 넷플릭스다.

이와 관련해 박도신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은 "넷플릭스 작품이라고 해서 고민한 건 없다. 작품 자체를 보면서 관객들이 얼마나 즐길 수 있는지를 고려했다"고 개막작 선정 배경을 설명하며 "OTT도 영화의 장르라고 판단했다. TV로만 보던 걸 대형 화면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OTT를 제외시키는 건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기에 앞으로 OTT와 영화제가 어떻게 공존할지 내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내년에 30주년을 맞이하는 부산국제영화제는 9월 17일에 개막할 예정이다. 박광수 이사장은 "추석 명절과 전국체전 등 일정을 고려해 내년 영화제는 9월 17일부터 열흘 동안 열린다"며 "아시아 최고의 영화를 뽑는 경쟁 부문을 신설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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