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in] 기술 탈취 논란에 발목 잡힌 '부산 수륙양용버스'

차근호 2024. 10. 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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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가 3년 전인 2021년부터 신교통 수단인 '수륙양용버스' 사업을 재추진하고 나섰지만, 운영자로 선정된 업체와 경쟁업체 사이의 기술 탈취 논란으로 사업이 공회전하고 있다.

12일 지역 업계에 따르면 부산시가 수륙양용버스 운행사업자로 선정한 A사와 공모 당시 경쟁업체였던 B사는 서로가 기술을 탈취해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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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 사업자와 공모 당시 경쟁 업체 간 법률 분쟁 지속
경찰·해경 수사서 양측 모두 "부정 경쟁" 송치
부산 수륙양용버스 이미지 [부산시 제공]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부산시가 3년 전인 2021년부터 신교통 수단인 '수륙양용버스' 사업을 재추진하고 나섰지만, 운영자로 선정된 업체와 경쟁업체 사이의 기술 탈취 논란으로 사업이 공회전하고 있다.

12일 지역 업계에 따르면 부산시가 수륙양용버스 운행사업자로 선정한 A사와 공모 당시 경쟁업체였던 B사는 서로가 기술을 탈취해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논란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남해해양경찰청은 지난 2022년 수륙양용버스 운영자 공모 과정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 A사 관계자들을 검찰에 넘겼다.

해경은 A사가 공모에 유리한 점수를 받기 위해 출자 비율을 조작했다고 결론지었다.

해경은 또 A사 관계자들이 B사의 전 직원과 컨설팅 계약을 체결하고, B사의 비밀이 담긴 문서 등을 받은 정황이 포착됐다며 '부정경쟁방지법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검찰에 송치하기도 했다.

B사 측이 A사의 기술 도용을 주장하는 근거 중 하나다.

사건을 넘겨받은 부산지검은 현재까지 2년 넘게 결론을 내리지 않은 상태다.

B사는 지난해 수륙양용버스 관련 특허를 내 A사를 상대로 소송에서 이기기도 했다.

부여 백마강 수륙양용버스 모습 [부여군 제공]

B사의 승리로 흘러가는 듯했던 이 사건에 최근 반전이 일어났다.

지난달 부산 기장경찰서가 B사를 수사해 B사 관계자가 A사의 비밀을 빼돌렸다는 취지(부정경쟁방지법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주거침입죄, 주거침입죄 교사)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기 때문이다.

기장경찰서는 B사의 다른 사건을 들여다보다가 이런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한 것으로 전해진다.

A사 측은 기장경찰서의 수사로 뒤늦게 이런 정황을 알게 됐다.

A사 관계자는 "B사 관계자가 2022년 6월부터 같은 해 11월 사이 우리 공장에 침입해 미국으로부터 15억원에 기술이전 받은 수륙양용버스 개발 장면을 몰래 찍어갔다"면서 "B사는 이 사진을 토대로 역설계해서 기술을 탈취했다"고 주장했다.

A사는 B사가 지난해 낸 특허도 탈취한 기술을 기반으로 한 것이라며 특허 무효소송을 제기했다.

이 재판은 오는 11월께 결론이 날 예정이다.

이에 B사 측은 "A사 측이 남해해양경찰서 수사로 드러난 사실을 덮으려고 물타기를 하는 것"이라면서 "이와 관련해서는 향후 수사나 재판에서 모두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시는 새로운 해상관광 교통수단을 만들겠다며 2005년부터 20여년 가까이 '수륙양용 버스'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수영강과 해운대요트경기장을 주 무대로 미국 보스턴의 관광 명물인 '덕 투어'처럼 만들어보겠다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안전성 논란 등으로 번번이 실패했고, 가장 최근인 2021년 다시 사업을 시작했지만 이번에는 기술 탈취 논란이 발목을 잡았다.

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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