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거대한 파도처럼 축하의 마음들 전해져와…감사”
노벨 문학상 한강 신드롬
한국인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이 11일 저녁 출판사 문학동네와 창작과비평, 문학과지성을 통해 밝힌 수상 소감이다. 대신 한강은 노벨 문학상 수상과 관련한 별도의 국내 기자회견은 하지 않는다. 당초 세 출판사는 작가 측과 노벨상 기념 국내 합동 기자회견 개최를 조율해왔으나 작가가 극구 고사해 최종적으로 회견을 하지 않기로 했다.
이날 서점가에는 하루 종일 독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오전 9시 교보문고 광화문점 앞엔 개점 전부터 한강의 책을 사려는 시민 20여 명이 줄을 서 있었다. 30분 뒤 문이 열리자 대기자들이 우르르 몰려들면서 한강의 책이 진열돼 있던 매대는 3분 만에 텅 비었다. 마지막 남은 『채식주의자』를 구매하는 데 성공한 이진희(31)씨는 “행운아가 된 기분”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예스24에서만 전날에 비해 7500배 이상 판매가 폭증했다. 이날 오후엔 교보문고의 실시간 베스트셀러 1~19위를 모두 한강의 작품이 차지하기도 했다. 서점 관계자는 “주문이 너무 쇄도해 판매 집계도 어려울 지경”이라며 “준비된 책은 모두 팔렸고 14일에나 추가 입고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강이 졸업한 연세대도 축제 분위기였다. 연세대 신촌 캠퍼스 백양로 입구엔 이날 ‘연세인 한강, 백양로에 노벨상을 새기다’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걸렸다. 연세대 학보사인 ‘연세춘추’는 이날 호외 1700부를 발행했고, 학생들도 “윤동주 시비 옆에 한강 비석도 세워야 한다”며 노벨 문학상 수상을 반겼다. 연세대 국문과 89학번인 한강은 2008년 연세대에서 ‘소설 쓰기’라는 강의를 개설하기도 했다.
외신들도 “한강의 수상은 예상을 뒤엎는 놀라운 결과(surprise)”라며 큰 관심을 나타냈다. 뉴욕타임스(NYT)는 수상자 발표 전 도박사들이 ‘중국의 프란츠 카프카’로 불리는 여성 작가 찬쉐를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았다고 소개했다.
일본에서도 한강의 수상은 큰 화제를 모았다. 도쿄의 대형 서점들은 한강의 책을 찾는 주문이 쏟아지자 ‘한강 특설 코너’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영근·서유진·박종서 기자 lee.youngkeu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SUN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