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 反통일 행태 비판 이 대표, 북한 문제만은 일관된 입장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1일 당 회의에서 “북한은 군사분계선 일대 요새화 시도를 즉각 철회하기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적대적 두 국가’ 방침의 후속 조치로 ‘남쪽 국경’을 영구 봉쇄하는 공사를 시작했다. 이 대표는 “북한이 아무리 (두 국가를) 선언해도 남북은 결코 별개의 두 국가가 될 수 없다”며 “피를 나눈 형제가 외국인이 될 순 없다”고 했다. 이어 “북한은 도발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며 오물 풍선 살포 중단을 요구했다. 최근 북한에 이어 야권 일각에서 제기된 ‘두 국가론’에 선을 긋고 북의 봉쇄 조치를 비판했다.
이 대표는 최근 대북 문제에서 과거와 다른 말을 자주 했다. 지난달 주한 미국 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한국이 존재하는 건 미국의 도움 때문이라는 건 분명하다. 한미 관계는 혈맹으로 발전했다”고 했다. 북핵을 비판하며 “이럴 때일수록 한·미·일 협력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안보관이 정상적이란 인식을 줘 중도층에게 수권(受權) 세력으로 인정받으려는 판단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대표는 작년 한일 정상회담 때는 “윤석열 정권이 일본의 하수인이 됐다”는 황당한 말을 했다. 지난 대선 때는 “친일 세력들이 미 점령군과 합작해 지배 체제를 유지했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미 점령군이라는 인식과 한미 동맹 중시 중 어느 것이 진짜인가. 반일 친일 몰이와 한·미·일 협력 중엔 무엇이 이 대표의 진심인가.
이 대표와 민주당은 친북 친김정은 행태로 일관해 왔다. 북핵 비판에 소극적이고, 북한 인권에 대해선 외면했다. 생지옥을 탈출한 탈북민들을 적대시했다. 2016년 제정된 북한인권법에 따라 출범해야 할 북한인권재단은 민주당이 아직도 이사를 추천하지 않아 8년 동안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이 대표는 북한에 가고 싶어 불법으로 북에 돈을 보낸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친명계 최대 조직에선 문재인 정부가 대북 제재를 너무 지켜 남북 관계가 파탄 났다는 북한 옹호 궤변까지 나왔다.
이 대표는 최근 “선거를 기다릴 정도가 못 될 만큼 심각하면 도중에라도 끌어내리는 것이 민주주의”라는 발언으로 탄핵 선동 비판을 받자 “나는 탄핵을 이야기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이런 식으로 국내 문제에선 여러 번 말을 바꿔 왔다. 그러나 대북·안보에선 ‘실용’이라는 말로 한 입으로 두말하거나 그때그때 입장을 바꿔서는 안 된다.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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