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리 지킨 레전드' 손흥민, 그 대가는 1년 연장이 끝? 英 매체 "토트넘, 공짜로 못 떠나게 옵션 쓸 것"
[OSEN=고성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와 손흥민(32)의 동행이 다음 시즌을 끝으로 막을 내리게 될까.
영국 '풋볼 트랜스퍼스'는 10일(한국시간) "토트넘은 손흥민과 계약을 결정하면서 라리가 윙어 영입을 노리고 있다"라며 "토트넘은 손흥민의 계약 연장 옵션을 발동할 예정이다. 그들은 주장 손흥민의 미래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매체는 "한국 스타 손흥민은 현재 매주 19만 파운드(약 3억 5000만 원)를 받으며 클럽 최고 대우를 받고 있다. 그는 최근 아직 새로운 계약에 대한 협상이 진행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라며 "하지만 토트넘은 손흥민이 2026년까지 구단에 머물 수 있도록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할 계획이다. 그가 자유 이적으로 팀을 떠나지 않도록 1년을 더 제시할 것이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토트넘은 2025-2026시즌을 끝으로 손흥민과 작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이야기로 해석된다. 매체는 "다니엘 레비 회장의 계약 연장 옵션사용은 선수단 안정성 유지를 위한 핵심 전략이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손흥민을 당분간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핵심 인물로 지키게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풋볼 트랜스퍼스에 따르면 토트넘은 이미 손흥민의 장기적인 대체자 영입을 준비 중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에스파뇰의 윙어 하비 푸아도. 그는 에스퍄뇰에서 임대 생활 중인 알레호 벨리스를 체크하던 토트넘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는 "토트넘은 다가오는 1월 이적시장에서 팀을 강화하기 위해 푸아도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그는 9월 초 레알 바예카노와 경기에서 벨리스의 활약을 지켜보던 토트넘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끌었다"라며 "파우도는 8경기에서 3골을 넣으며 올 시즌을 인상 깊게 시작했다"라고 전했다.
푸아도는 에스파뇰 유니폼을 입고 통산 184경기에서 48골을 넣은 스페인 윙어다. 그는 에스파뇰 역사상 6번째로 많은 득점을 기록하며 핵심 선수로 활약 중이다. 지난 6월에는 레알 오비에도와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귀중한 동점골을 터트리며 에스파뇰의 강등을 막기도 했다.
푸아도는 이번 시즌 초반에도 좋은 활약을 펼치며 토트넘의 호기심을 샀다. 게다가 그는 2025년 여름이면 에스파뇰과 계약이 만료된다. 에스파뇰로서도 이적료를 챙기려면 내년 1월 겨울에 그를 판매해야 하는 상황. 토트넘이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만약 토트넘이 정말 푸아도를 영입한다면 손흥민과 작별은 더욱 가시화된다. 이미 대다수 영국 매체들은 토트넘이 손흥민에게 재계약을 제시하는 대신 1년 연장 옵션만 발동하고 끝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풋볼 팬캐스트' 역시 "손흥민은 2015년 독일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한 뒤 뜻밖의 맹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토트넘은 곧 그에게 작별 인사를 전할 수 있을 것이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계약을 1년 더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을 발동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손흥민은 여전히 2026년에 떠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손흥민은 토트넘과 재계약 이야기는 하나도 없었다고 직접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달 카라바흐전을 앞두고 "아직 새로운 계약에 대해 이야기한 적 없다. 내게는 아주 분명하다"라며 "난 이번 시즌에 매우 집중하고 있다. 이 나이에는 매 순간이 목표와 같다. 특히 이번 시즌엔 많은 대회에 출전하기 때문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손흥민은 "올 시즌에 전적으로 집중하고 있다. 클럽의 모든 사람들이 마땅히 자격이 있는 우승을 차지하고 싶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결코 알 수 없다. 하지만 (토트넘에 입단한 지) 10년이 됐기 때문에 이 클럽을 위해 모든 걸 바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1년 연장 옵션 발동만 유력한 상황. 손흥민의 속내는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팬들이 바라던 레전드 대우는 아니란 점이다. 아무리 그가 전성기에서 내려오고 있는 30대 선수라고 해도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손흥민은 지난 2015년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뒤 한 번도 팀을 떠나지 않았다. 심지어 팀이 흔들리고 있던 2021년 7월에도 기꺼이 장기 계약에 서명했다. 당시 토트넘은 리그컵 결승전을 코앞에 두고 주제 무리뉴 감독을 경질한 뒤 누누 산투 감독을 선임하는 암흑기였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다른 빅클럽과 이적설에 흔들리지 않고 토트넘을 향한 충성심을 보여줬다.
실력은 말할 것도 없다. 손흥민은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통산 415경기 164골 89골을 기록 중이다. 우승 트로피라는 마지막 퍼즐이 남아있긴 하지만, 지금 당장 은퇴해도 토트넘 레전드로 역사에 남을 선수임이 틀림없다.
손흥민은 계속해서 토트넘에서 트로피를 따낸 뒤 '전설'로 불리며 떠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토트넘 팬 포럼에서도 "어느 날 내가 토트넘을 떠날 땐 모두가 웃으면서 날 전설로 불러주면 좋겠다"라며 미소 지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손흥민이 말한 '토트넘을 떠나는 날'이 생각보다 일찍 다가오게 될 전망이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토트넘 홋스퍼 소셜 미디어.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