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에 18권씩 팔리고 도서관은 예약도 불가…전국 곳곳서 ‘한강 열풍’
해외문단도 ‘찬사’ 쏟아내...알라딘 “분당 18분씩 팔려”
직장인 독서모임 활기...지자체도 들썩
대치동서도 “수능 문제 나올라” 촉각
국내 양대 서점인 예스24와 교보문고는 수상 직후 반나절 만에 한강 작품이 각각 7만부와 6만부 이상이 판매됐다고 밝혔다. 수상 직전과 비교하면 적게는 수백배 많게는 수천매 판매가 급증했다. 베스트셀러 순위에서도 트렌드와 자기계발서를 밀어내고 한강 소설이 싹쓸이하고 있다. 주문 폭주로 한때 사이트가 마비됐던 인터넷서점 알라딘의 집계에 따르면 ‘소년이 온다’는 노벨상 발표 직후인 오후 8시부터 자정까지 분당 18권씩 판매됐다. 2016년 맨부커 수상 당시 ‘채식주의자’ 기록의 두 배가 넘는 판매량이다.
특이한 점은 대표작뿐 아니라 초기 시집과 최근작을 비롯해 거의 모든 한강 작품이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는 점이다. 작품 30여종 가운데 대부분이 예약 판매로 전환돼 지금 주문해도 일주일 가까이 기다려야 할 정도다.
전문가들은 2030 젊은 세대들이 독서를 멋진 행위로 인식하는 ‘텍스트 힙’ 열풍이 노벨문학상 첫 쾌거와 맞물리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분석한다. 젊은 독자들은 소설 미디어에 서점가 사진을 공유하며 “독붐(독서 열풍)은 온다”며 “책을 사려고 줄을 서다니 눈물 날 것 같다”고 말했다. 광화문 한 서점에서 만난 대학생 최 모 씨는 “‘소년이 온다’를 중학생 때 처음 접했을 때 보면서 울었던 기억이 있다”며 “영문학을 전공하면서 먹고 사는 걱정이 너무 많았는데 문학으로 이름을 널리 알리고 큰일을 할 수 있구나 느꼈다”고 말했다. 한 출판계 관계자는 “다음달 대학수학능력시험에 한강 소설 지문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소설 ‘채식주의자’는 2019년부터 천재교육 고등 ‘문학’ 교과서에 수록돼 있다.
주요 대학 도서관과 지자체 운영 도서관에서도 한강의 책을 대여하려는 예약이 몰리면서 ‘대출 불가’ 상태가 이어졌다. 예약 대기도 신청이 몰려 아예 대출 불가를 알리는 곳도 속출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한강의 책으로 독서 모임을 개설하겠다는 글이 쏟아졌다. 독서모임 플랫폼 ‘트레바리’는 한강의 대표작들을 읽고 토론하는 모임을 개설한다고 안내하기도 했다.
한강 소설은 다른 장르와도 만날 가능성이 높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다룬 ‘소년이 온다’와 그에게 부커상을 안긴 ‘채식주의자’는 각각 영화화와 연극화를 추진 중이다.
세계 문단의 찬사도 계속 이어졌다. 한강을 세계 작가 반열에 올려놓은 영국 문학상 부커상 측은 “엄청난 소식”이라며 환영했다. 내년 인터내셔널 부커상 심사위원장을 맡은 소설가 맥스 포터는 “한강은 특별한 휴머니티의 작가이자 필수적인 목소리”라며 “그가 노벨위원회의 인정을 받아 너무나 신난다”고 영국 가디언에 전했다. 소설 ‘흰’에 서평을 쓴 소설가 데보라 레비는 “한강이 가장 심오하고 숙련된 현존 작가 중 한 명이라는 것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며 “수고했다,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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