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섬세함 그대로…노벨상도 반한 ‘번역의 힘’
[앵커]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엔 원문을 잘 살린 섬세한 번역의 역할도 컸단 평가가 나옵니다.
언어 장벽을 넘어 작가의 정서를 그대로 살렸단 분석인데요.
어떻게 가능했던 건지, 파리 안다영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번번이 한국 작가들의 발목을 잡은 번역 문제.
한강 작가의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에는 높은 벽을 뛰어넘은 번역이 숨은 공신으로 뽑힙니다.
[한강/작가/2016년 맨부커상 수상 후 : "좋은 번역가와 좋은 편집자를 만나서 굉장히 행운이라고 생각하는데, 앞으로 이런 일들이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전 세계 문단에 한강을 알리는 출발점이 된 2016년 맨부커상 수상작 '채식주의자'.
이를 번역한 영국 번역가 데보라 스미스는 작가의 시적인 문장을 섬세하게 잘 옮겼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특히 스미스는 당시 영국에 한국어 전문 번역가가 없다는 점에 주목해 독학으로 한국어를 공부하며, 작가의 문학적 감수성을 살리려 애썼습니다.
[데보라 스미스/'채식주의자' 영문판 번역가/2016년 6월 : "'채식주의자'를 읽고 글의 수준, 글이 불러일으키는 이미지, 분위기에 놀랄 정도로 감명받았습니다."]
강해진 번역의 힘을 토대로 국제 무대에서 한국 작가들의 활약은 두드러집니다.
최근 3년 동안 정보라의 '저주토끼'와 천명관의 '고래', 황석영의 '철도원 삼대'가 잇따라 맨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고, 한강은 지난해 한국인 최초로 프랑스 4대 문학상인 메디치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조아킴 슈네프/한강 '작별하지 않는다' 불문판 출판사 편집자 : "한강 작가 문체의 언어, 시적인 표현을 전달하기 위해 정말 세심한 작업이 진행되었습니다. 프랑스어로 원작만큼이나 아름다운 책을 펴내기 위해 출판사와 번역가 사이에도 많은 작업이 있었습니다."]
앞서 2012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중국 작가 모옌은 때론 번역이 창작보다 더 어렵다며 다양한 나라의 번역가들 덕에 자신이 상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파리에서 KBS 뉴스 안다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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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영 기자 (browneye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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