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재수→FA 잭폿→준PO 2승 대박' LG 임찬규의 사자후, '속도'보다 '방향'이라는 것을 증명하다 [준PO5 현장]
임찬규는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1자책) 역투를 펼치며 팀의 승리를 이끄는 영웅으로 등극했다.
이날 임찬규의 총 투구 수는 89개. 체인지업 35개, 속구 33개, 커브 16개, 슬라이더 5개를 각각 섞어 던진 가운데, 속구 최고 구속은 146km를 찍었다.
임찬규는 2022시즌 종료 후 FA(프리에이전트) 재수를 선택한 뒤 지난해 4년 총액 50억원의 잭폿을 터트렸다. 올 시즌 25경기에 등판해 10승 6패 평균자책점 3.83을 마크했다. 2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 성공. 총 134이닝 동안 144피안타(12피홈런) 42볼넷 136탈삼진 58실점(57자책)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39, 피안타율 0.276의 성적을 거뒀다.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 이하) 투구는 11차례 해냈다.
임찬규는 특히 KT 상대로 매우 좋은 모습을 보였다. KT 상대로 정규시즌 4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했다. 20이닝 19피안타(3피홈런) 14볼넷 1몸에 맞는 볼 23탈삼진 6실점(6자책). 9월에는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82로 더욱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또 지난 5일 KT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 등판, 5⅓이닝 7피안타 무4사구 4탈삼진 2실점(1자책) 호투를 펼친 뒤 6회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리고 이날 5차전에서는 2차전의 경기력을 뛰어넘는 완벽투를 펼쳤다.
이날 경기 전 사령탑인 LG 염경엽 감독은 "최원태와 디트릭 엔스(이상 미출장 선수)를 제외하고 전원 대기한다. KT나 우리나 마지막 경기다. 승리할 수 있는 투수 운용을 하려고 한다. 가장 중요한 건 선발 투수다. 선발 투수가 얼마나 버텨주느냐에 따라 경기 흐름이 좌지우지될 것이다. 임찬규가 자신의 역할을 해주는 게 가장 중요한 승리 요건"이라 말했다. 그리고 임찬규는 사령탑의 기대에 제대로 부응했다.
임찬규는 1회초 삼자 범퇴로 깔끔하게 출발했다. 선두타자 김민혁을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 처리한 뒤 로하스를 좌익수 뜬공, 장성우 역시 좌익수 뜬공으로 각각 잡아냈다. 2회 임찬규는 강백호에게 우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안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LG 우익수 홍창기가 2루로 뛰어가는 강백호를 저격하며 타자 주자를 지웠다. 임찬규는 황재균을 유격수 땅볼로 아웃시킨 뒤 오재일마저 1루 땅볼로 잡아내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임찬규는 3회 선두타자 배정대를 2루 땅볼로 아웃시켰다. 후속 오윤석에게 우중간 안타를 내줬으나, 심우준을 중견수 뜬공, 김민혁을 2루수 뜬공으로 각각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4회에도 임찬규의 호투는 계속 이어졌다. 선두타자 로하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장성우를 좌익수 뜬공, 강백호 역시 좌익수 뜬공으로 각각 잡아냈다.
임찬규는 5회 선두타자 황재균을 삼진 처리한 뒤 오재일을 1루 땅볼로 아웃시키며 아웃카운트 2개를 채웠다. 배정대를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 끝에 7구째 볼넷을 내준 배정대. 하지만 오윤석을 3루 땅볼로 아웃시키며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임찬규는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면서 양 손을 크게 휘저은 채 LG 팬들로부터 더 큰 환호성을 이끌어냈다.
임찬규는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심우준을 2루 땅볼, 김민혁을 헛스윙 삼진으로 각각 솎아낸 임찬규. 이어 로하스마저 2루 땅볼로 아웃시키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그리고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임찬규. 선두타자 장성우에게 좌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안타를 내준 뒤 강백호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결국 여기까지였다. 임찬규가 마운드를 내려가고 손주영이 올라왔다. 손주영은 황재균에게 볼넷을 내주며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그러나 대타 김상수를 삼진 처리한 뒤 배정대를 1루 땅볼로 유도, 이 사이 3루 주자 장성우만 득점했다. 이어 오윤석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임찬규의 실점은 '1점'에서 더 이상 늘어나지 않았다.
결국 팀이 승리하면서 임찬규는 또 승리 투수가 됐다. 과거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로 마운드를 호령했던 임찬규. 비록 그때 그 시절의 강속구는 아니지만, 속도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 임찬규의 영웅 투구였다. 임찬규가 완벽하게 '가을 사나이'로 등극했다.
잠실=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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