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KS 후 22년만에 LG와 삼성이 만난다.' 임찬규-손주영-에르난데스 선발 3명으로 KT 반란 끝. LG 4대1 승리. 3승2패 PO진출[준PO5 리뷰]
[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끝장 승부의 승자는 LG 트윈스였다.
LG가 KT 위즈를 꺾고 대구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LG는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와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서 4대1로 승리해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었다.
선발 임찬규가 6이닝 1실점으로 2차전에 이어 또한번 팀을 승리로 이끌었고, 3차전 승리의 주역 손주영이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뒤 9회초 에르난데스가 등판해 또한번 세이브를 기록해 선발 3명으로 승리를 만들어냈다.
LG는 하루 휴식 후 13일부터 정규리그 2위인 삼성 라이온즈와 5판 3선승제의 플레이오프를 통해 한국시리즈 진출에 도전하게 됐다.
LG와 삼성의 플레이오프는 무려 26년만이다. LG와 삼성은 역대 세차례 플레이오프를 치렀다. 모두 90년대였다. LG가 두번, 삼성이 한번 한국시리즈에 진출.
1993년엔 2위인 삼성이 4위로 준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하고 올라온 LG를 3승2패로 눌렀고, 1997년엔 2위였던 LG가 4위로 준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온 삼성을 3승2패로 꺾고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1998년에 또 만났다.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서 2연승으로 OB를 누른 LG가 2위였던 삼성을 3승1패로 꺾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었다.
가장 최근에 두팀이 만난 포스트시즌은 2002년 한국시리즈로 정규리그 1위였던 삼성이 4위로 준PO와 PO에서 승리해 올라온 LG를 4승2패로 누르고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했었다.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서 5위팀으로는 사상 첫 승리로 0%의 확률을 깼던 KT는 이번에도 1승1패에서 3차전에서 패한 팀이 6번 모두 탈락했다는 0%의 확률을 깨기 위해 도전장을 냈지만 5차전서 무릎을 꿇고 가을의 기적 레이스에 마침표를 찍었다.
LG는 5차전에서 드디어 선발 라인업을 크게 바꿨다. 4차전까지 안타가 없었던 문보경의 타순을 6번으로 바꾼 것. LG는 홍창기(우익수)-신민재(2루수)-오스틴(1루수)-오지환(유격수)-김현수(좌익수)-문보경(3루수)-박동원(포수)-박해민(중견수)-문성주(지명타자)로 구성했다. 4번 오지환, 5번 김현수, 6번 문보경으로 바뀐게 키 포인트. 염경엽 감독은 "보경이가 6번에서 잘하라고 바꿨다"면서 "4번에 오지환과 김현수를 놓고 고민했는데 지환이가 나을 것 같았다"라고 설명.
KT는 김민혁(좌익수)-로하스(우익수)-장성우(포수)-강백호(지명타자)-황재균(3루수)-오재일(1루수)-배정대(중견수)-오윤석(2루수)-심우준(유격수)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임찬규를 상대했던 2차전에선 문상철을 기용했는데 이번엔 오재일을 넣은게 달라진 포인트다. KT 이강철 감독은 "뒤에 손주영이 들어올 것을 생각해서 문상철을 뒤로 빼놨다"라고 설명.
큰 경기인만큼 선취점이 중요했는데 LG가 1회부터 공격력이 폭발하며 2점을 뽑았다. 1사후 신민재가 좌전안타를 친 뒤 오스틴이 1타점 우중간 2루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오지환이 헛스윙 삼진을 당했으나 김현수가 홈런성 1타점 2루타를 쳤다. 우측 담장을 넘어갔다가 그라운드로 돌아왔는지 아니면 담장 위 노란색 홈런바를 맞았는지가 궁금했는데 비디오판독 결과 홈런바를 맞고 튀어 나오는게 확인됐다.
KT가 2회초 곧바로 반격을 하나했으나 LG 수비가 견고했다. 선두 강백호가 우측에 강한 2루타성 타구를 날렸고 강백호는 2루까지 달렸다. 그런데 LG 우익수 홍창기가 펜스 맞고 나온 공을 잡아 강하게 2루로 정확하게 송구했고 태그아웃. 지난해 KBO 수비상 초대 수상자의 진가가 빛난 순간이었다.
LG는 3회말 선발 엄상백을 끌어내렸다. 선두 홍창기가 강한 타구의 우전안타를 때려내며 무사 1루의 기회를 만들자 KT 벤치가 바로 결정을 내렸다. 불펜에서 손동현이 몸을 풀었고 마운드에 올랐다. 신민재가 번트 자세를 취했다가 강공으로 바꿔 쳤는데 3루수 정면으로 굴렀다. 그런데 2루수가 번트 수비를 위해 평소보다 1루쪽으로 좀 더 이동해 있어 공을 받으러 늦게 왔다. 2루만 아웃시키고 병살엔 실패.
오스틴 타석 때 신민재가 2루 도루를 시도했고, 장성우의 송구가 중견수 쪽으로 빠지면서 1사 3루가 됐다. 신민재는 이번 준PO에서 5개의 도루로 준PO 최다 도루 신기록을 썼다.
이어 오스틴의 좌측 펜스 앞에서 잡히는 희생플라이를 쳐 3-0.
2차전 패전 투수였던 KT 선발 엄상백은 5차전서 설욕을 다짐했지만 2이닝 동안 4안타 3실점(2자책)으로 또한번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다.
임찬규의 호투속에 LG는 4회말 다시한번 기회를 잡았다. 1사후 문보경이 중전안타를 때렸다. 이번 시리즈 16타수 연속 무안타를 깨는 첫 안타. 박동원 타석에서 손동현이 볼 2개를 연속 던지자 다시 투수가 소형준으로 교체됐다. 박동원이 볼넷을 골라 1사 1,2루가 됐고, 박해민의 2루수앞 땅볼로 2사 1,3루로 찬스가 이어졌으나 문성주가 2루수앞 땅볼로 물러나며 추가 득점엔 실패.
KT는 소형준이 4회 위기를 넘기고 5회말에 이어 6회말도 삼자범퇴로 잘 막아내면서 LG로 완전히 넘어가려는 흐름을 막는데는 성공했다. 그래도 타자들이 임찬규를 공략해야 반전을 할 수 있는 상황.
6회까지 임찬규에게 막힌 KT가 드디어 7회초에 첫 득점권 기회를 잡았다.
선두 장성우가 좌전안타로 출루한데 이어 강백호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LG가 결단을 내렸다. 임찬규를 내리고 손주영을 올렸다.
그런데 손주영이 제구가 흔들렸다. 황재균이 볼넷으로 걸어나가 무사 만루.
오재일 타석에서 이강철 감독은 대타 김상수를 올렸다. 그러나 높은 직구에 헛스윙 삼진. 배정대가 친 공이 높게 바운드되며 1루수 오스틴을 넘어가는 듯했다. 하지만 오스틴이 잡아 2루로 던져 포스아웃. 3루주자 장성우가 홈을 밟아 1-3. 이어진 2사 1,3루서 오윤석이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추격이 멈췄다.
2점차로 쫓기자 LG가 추가점을 뽑았다. 고영표를 상대로 1사후 박해민이 우전안타를 친 뒤 2루도루를 했다. 포수 장성우의 송구가 원바운드로 갔는데 이것이 뒤로 빠지면서 박해민이 3루까지 갔고 곧바로 문성주의 좌전안타가 나오며 4-1. 대주자 김대원의 2루 도루에 홍창기의 내아 땅볼로 2사 3루가 된 상황에서 신민재가 친 1루측 땅볼 타구가 파울이 되는 듯했지만 1루수 오윤석이 잡으려 달려나와 잡는 듯했다가 글러브를 맞고 파울지역으로 튀었다. 신민재는 파울인 줄 알고 뛰지 않았는데 1루심이 페어를 선언했고 오윤석이 1루를 밟아 아웃이 선언되며 이닝 종료.
LG는 손주영이 8회초를 삼자범퇴로 끝내며 승리에 마지막 1이닝만을 남겼다. 그리고 9회초 에르난데스가 마지막을 장식했다. 선두 장성우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강백호를 삼진으로 처리했고, 황재균을 유격수앞 병살타로 잡아내며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임찬규가 승리, 손주영이 홀드, 에르난데스가 세이브를 기록하면서 LG가 생각한 베스트 시나리오대로 경기가 진행되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에르난데스는 준PO 5경기에 모두 등판한 첫 외국인 투수가 됐다. 5차전서 1이닝을 소화해 세이브를 올려 이번 시리즈에서 5경기서 7⅓이닝 동안 117개의 공을 던져 2세이브 1홀드 무실점으로 LG의 수호신으로 떠올랐다.
LG는 이번 시리즈에서 12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계속 KT 수비진을 괴롭힌 것이 결국 승리와 연결됐다. 이날도 3회와 7회에 공격적인 도루가 추가 득점을 만들어냈다.
KT는 선발 엄상백이 너무 빨리 무너진 것이 아쉬웠다. 이후 손동현 소형준 고영표에 벤자민까지 투입하며 모든 힘을 쏟아내며 LG 타선을 막았지만 정작 KT 타선이 끝내 터지지 않으면서 0%의 기적을 끝내게 됐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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