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나와' 대구는 LG가 간다! 2002년 KS 리벤지 매치 성사... KT 마법은 여기까지 [준PO5 현장리뷰]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LG는 11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5차전에서 이강철 감독의 KT에 4-1로 승리했다.
이로써 2002년 한국시리즈 이후 22년 만의 LG와 삼성의 포스트시즌 맞대결이 성사됐다. 당시 LG는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이승엽의 동점 스리런과 마해영의 끝내기 백투백 홈런으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었다. LG에서는 모처럼 찾아온 리벤지 매치인 셈.
한편, 팀 이름처럼 마법 같았던 KT의 야구는 여기까지였다. KT는 부상 악재 속에 4월 중순 꼴찌로 추락했으나, 후반기 상승세로 끝내 KBO 최초 5위 타이브레이커 게임까지 만들었다. SSG 랜더스와 5위 결정전에서 극적인 역전승으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올라간 KT는 잠실야구장에서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 4위 팀 두산 베어스에 2연승으로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 도입 후 10년 만에 5위 팀의 업셋을 이뤄냈다. 3위 팀 LG도 벼랑 끝까지 몰았으나, 끝내 타선이 침묵하면서 2024시즌을 마치게 됐다.
경기는 선발 투수가 같았던 2차전과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갔다. KT 선발 투수 엄상백이 2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일찌감치 무너졌다. 타선 역시 6회까지 2안타에 그치며 무기력했다.
반면 LG 선발 임찬규는 6이닝 2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2차전보다 더 정교한 제구로 KT 타선을 압도했다. 타선 역시 장·단 8안타를 집중시키며 마운드를 도왔다. 오스틴이 3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했고, 김현수와 문성주도 각각 1안타 1타점으로 제몫을 했다.
이날 LG는 홍창기(우익수)-신민재(2루수)-오스틴 딘(1루수)-오지환(유격수)-김현수(좌익수)-문보경(3루수)-박동원(포수)-박해민(중견수)-문성주(지명타자) 순으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임찬규.
이에 맞선 KT는 김민혁(좌익수)-멜 로하스 주니어(우익수)-장성우(포수)-강백호(지명타자)-황재균(3루수)-오재일(1루수)-배정대(중견수)-오윤석(2루수)-심우준(유격수) 순으로 타선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엄상백.
2차전과 같은 선발 재대결에서 LG가 또 한 번 웃었다. LG는 1회부터 엄상백 공략에 성공했다. 이번 시리즈에서 절정의 타격감을 보여주는 신민재가 포문을 열었다. 초구 체인지업을 공략한 신민재의 타구는 좌익수 앞에 떨어졌다. 뒤이어 오스틴이 우중간 외야를 가르는 적시 2루타로 선제점을 뽑았다. 오지환이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김현수가 우측 담장 노란색 봉을 직격하는 대형 2루타로 또 한 점을 올렸다.
엄상백은 2회를 삼자범퇴로 막았으나, 3회 말 1번타자 홍창기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손동현으로 교체됐다. 하지만 LG의 기세를 억누르지 못했다. 신민재가 3루수 땅볼로 출루한 뒤 2루를 훔칠 때 장성우의 송구가 크게 빗나갔다. 그사이 신민재가 3루로 진루했고 오스틴의 홈런성 뜬공 타구로 홈에 불러들이면서 LG가 3-0으로 앞서갔다.
급기야 KT는 4회가 끝나기도 전에 소형준까지 투입했다. 4회 말 1사에서 문보경이 중전 안타, 박동원이 볼 2개를 얻어내자, 손동현은 소형준으로 교체됐다. 소형준은 박동원에게 볼넷을 줬다. 하지만 후속 두 타자를 땅볼 처리하며 위기를 벗어났다.
반면 KT는 공격에서 임찬규에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임찬규는 1회 초 김민혁을 커브와 체인지업을 섞어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더니 로하스 주니어와 장성우를 뜬공 처리했다. 2회 강백호는 우익선상으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으나, 홍창기의 정확하고 빠른 송구로 2루에서 아웃당했다. 이후 공 4개로 황재균과 오재일을 범타 처리한 임찬규는 3회도 공 15개로 실점 없이 정리했다. 이후에도 호투를 이어가 4회와 6회를 삼자범퇴 이닝을 마친 임찬규의 투구 수는 고작 80개에 불과했다.
막판 찾아온 위기에는 4선발에서 특급 소방수로 돌변한 손주영이 있어 걱정이 없었다. 임찬규는 7회 초 장성우에게 안타, 강백호에게 볼넷을 주고 무사 1, 2루 위기를 자초했다. 뒤이어 등판한 손주영은 황재균을 볼넷으로 내보내 무사 만루가 만들어졌다. KT는 오재일 대신 김상수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뒀다. 손주영은 일단 김상수를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배정대의 땅볼 타구 때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KT가 한 점을 만회했다. 그러나 손주영은 오윤석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추가 실점 없이 위기를 막아냈다.
기세를 살린 LG는 고영표를 상대로도 점수를 뽑아냈다. 7회말 구원등판한 고영표에게 박해민이 우전 안타로 출루했다. 박해민의 2루 도루 때 또 한 번 장성우의 송구 미스가 나왔고, 3루에 도달한 박해민을 문성주가 좌전 안타로 불러들였다. LG의 4-1 리드.
이후 KT는 손주영의 위력투는 계속됐다. 8회에도 2개의 삼진을 솎아내는 등 삼자범퇴로 막아내며 2이닝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9회 등판한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는 장성우를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황재균에게 병살타를 끌어내며 경기를 끝냈다.
잠실=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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