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폭염 여파…포천 포도 수확량 예년 ‘절반 이하’

오영채 기자 2024. 10. 11. 18:4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포도농사를 20년 넘게 했는데, 올해와 같은 흉작은 처음입니다. 전체 재배물량의 30%나 건졌는지 모르겠어요."

경기 포천 소흘읍 무림리에서 '캠벨얼리' 포도를 재배하고 있는 김승기씨(72)는 "이상고온 현상이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 하는데 앞으로 '캠벨얼리' 포도를 계속 재배할 수 있을지 정말 걱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씨가 올해 포도밭 2650㎡(800평)에서 수확한 물량은 3㎏·5㎏ 들이 300박스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재원 소흘농협 조합장(맨 오른쪽)과 포도농가 김승기씨(가운데), 윤여궁 소흘농협 광릉수목원포도작목회장이 포천 소흘읍 무림리에 있는 김승기씨 포도밭에서 포도 상태를 살펴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포도농사를 20년 넘게 했는데, 올해와 같은 흉작은 처음입니다. 전체 재배물량의 30%나 건졌는지 모르겠어요.”

경기 포천 소흘읍 무림리에서 ‘캠벨얼리’ 포도를 재배하고 있는 김승기씨(72)는 “이상고온 현상이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 하는데 앞으로 ‘캠벨얼리’ 포도를 계속 재배할 수 있을지 정말 걱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씨가 올해 포도밭 2650㎡(800평)에서 수확한 물량은 3㎏·5㎏ 들이 300박스다. 예년(1000박스)에 비해 30% 밖에 수확하지 못했다. 판매액으로 봐도 평년(3800만원)의 3분의1인 1200만원에 불과하다. 

김씨가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피해를 입은 것은 전적으로 이상기온 때문이다. 포천은 예전부터 일교차가 커서  ‘캠벨얼리’ 포도를 재배하는데 적기로 평가받았다. 9월 날씨의 경우 낮에는 27℃를 오르내지만 밤에는 15℃안팎으로 뚝 떨어져 포도 당도가 높고 색깔도 윤택했다. 

하지만 올해는 9월 하순까지 열대야가 나타나는 등 이상고온 현상이 지속되면서 착색이 안되고 물러 터지는 현상이 잇따라 발생했다. 수확한 물량도 당도가 낮아 상품성이 떨어지고 있다. 

김씨는 “예전 같으면 8월 중·하순경 이후 큰 일교차로 검은 빛깔로 착색이 되고 당도도 높아진다”며 “하지만 올해는 9월 하순까지 열대야 현상이 발생하면서 뜨거운 날씨에 포도가 ‘데이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한숨지었다.

주변 포도농가 역시 이상고온으로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윤여궁 소흘농협(조합장 김재원) 광릉수목원포도작목회장은 “작목회 회원이 54명인데 대부분 재배면적의 50%이상 피해를 봤다”며 “이곳 포도농가들은 상당량의 물량을 가판대에서 판매하고 있는데, 올해는 물량 자체가 없어 가판도 포기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입이 예년의 절반 이상으로 줄면서 생계를 걱정하는 회원이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곳 포도농가들의 피해규모는 소흘농협 포도 수탁금액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평소 19여억원에 달했던 포도농가들의 수탁대금이 올해는 9억6500만원으로 반토막 났다. 이상고온으로 착색이 안되고 수확량이 줄면서 출하물량 자체가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김재원 조합장은 “더 큰 문제는 이상고온 현상이 올해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라며 “이상고온에 따른 착색불량 등의 농작물 피해도 농작물재해보험 대상에 포함시켜 농가들 피해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농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