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달의 뒷면, 통계를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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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의 달은 차올랐다가 기울기도 하고 다시 차오르며 매일 조금씩 모습이 변한다.
우리 기업이 필요로 하는 해외시장의 통계·데이터 수요를 파악하고, 통계청이 그간 축적해온 해외 통계기관과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해당 통계·데이터를 확보해 기업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동안 통계청이 제공해온 수많은 통계들은 달의 앞면만 보여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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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의 달은 차올랐다가 기울기도 하고 다시 차오르며 매일 조금씩 모습이 변한다. 그러나 지구와 달의 공전, 자전주기가 같기 때문에 지구에서는 오직 달의 앞면만 볼 수 있다. 20세기 달 탐사가 이루어지고 나서야 비로소 달의 전체를 이해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되었다.
통계청은 정부 정책에 필요한 통계를 뒷받침하는 역할로 출발해, 이제는 국민과 기업의 의사결정에 필요한 통계와 데이터를 제공하는 기관으로 거듭났다.
특히 오늘날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경제·사회 변화가 매우 급격히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통계청은 기존 통계의 생산을 넘어 새로운 업무를 시도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준비하는 우리 기업들과 만나보면 입을 모아 "해외 진출을 위한 양질의 정보가 부족하다"며 이를 위해 "각 부처, 민관 협력을 통해 원활한 정보 교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다. 또한 여러 전문가들은 "정보 부족은 곧 비용 증가로 직결된다"며 "비용을 지불하고 얻은 정보라도 그 신뢰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말한다.
이를 해결하고자 통계청은 올해 초부터 기업 수출을 지원하기 위한 해외 통계·데이터 제공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 기업이 필요로 하는 해외시장의 통계·데이터 수요를 파악하고, 통계청이 그간 축적해온 해외 통계기관과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해당 통계·데이터를 확보해 기업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동안 기업들의 요청에 따라 아시아 국가의 의료비와 사교육비, 북미 국가의 화장품, 반려동물용품 수출입액 등 기업이 필요로 하는 여러 통계 정보를 입수해 제공하고 있다. 이렇게 공신력 있는 해외 통계·데이터를 확보해 서비스함으로써 우리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전에 해당 지역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해 비용을 줄이고, 수출을 확대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자 한다.
이번 기회에 통계청이 평소에 담당하고 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업무도 소개하고자 한다. 통계청은 통계를 작성하기 위해 통계법에 의거하여 각종 산업·직업·질병 등 다양한 통계분류를 관리한다. 통계분류는 경제·사회 현상을 바라보는 틀을 제공하고 각 기관에서 통계를 작성하는 기준으로 활용된다. 하지만 산업 간의 융복합 확대 등으로 기존 분류체계에 포섭되지 않는 새로운 산업 유형이 많이 생겨나고 있고, 이에 따라 기업들이 필요한 각종 세제·금융 지원 등을 제때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곤 한다. 이에 통계청은 올해부터 산업 특수분류 수요를 상시 파악하고 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CCUS) 산업 등 신산업에 대한 특수분류를 개발하여 신성장 산업 육성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그동안 통계청이 제공해온 수많은 통계들은 달의 앞면만 보여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달의 전부라고 생각해왔던 모습이 실제로는 한쪽 면에 불과했던 것처럼, 통계 그 이상을 넘어선 다양한 분야에서까지 통계청은 적극적으로 역할을 다하고 있다. 앞으로도 통계 생산을 넘어선 통계청의 활동들이 국민 여러분께도 널리 알려지길 기대해본다.
[이형일 통계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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