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호중의 재테크 칼럼]삼성전자와 주식시장
글로벌(Global) 시장 측면에서 본다면 미국 M7(Magnificent 7)주식에 대한 전망이 긍정적이다. M7이란 미국 증시를 이끄는 기술주인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알파벳(구글), 아마존, 메타, 테슬라다.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에서 경기둔화 우려에 대한 선제적 빅컷(Big Cut; 0.5%p 인하)을 단행하면서 기술주 위주의 강세장이 이어질 것이란 견해가 많다.
특히 일본의 중앙은행(BOJ)도 9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정책금리를 동결하고 향후 금리인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인만큼 지난 8월 블랙먼데이(Black Monday)로 시장에서 대폭락을 유발한 엔캐리트레이드(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고금리 통화에 투자)청산에 대한 우려도 줄어 든 상황이다. 하지만 일본 통화정책에 대한 변화조짐이 감지된다면 언제든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음은 인지해야 한다.
최근 3개월 내 국내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국내 증시가 저평가 상태에 있다고 판단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유가증권 시장인 코스피(KOSPI)가 2600포인트(Point)대에 머무르고 있고, 코스닥(KOSDAQ) 지수 또한 700포인트(Point) 후반에 머무르고 있어 저점 분할 매수로 보이는 자금의 유입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모습이다. 특히 코스피200지수를 두 배 추종하는 ‘KODEX레버리지ETF’와 코스닥150지수 두 배를 추종하는 ‘KODEX코스닥150 레버리지ETF’에 가장 많은 자금이 몰렸다.
특정섹터(Sector)로 본다면 실적 기대감이 있는 바이오(BIO)에 대한 관심으로 ‘KoAct 바이오 헬스케어 액티브 ETF’와 그동안 낙폭이 컸던 반도체 시장의 주가반등을 노린 ‘TIGER Fn반도체 TOP10 ETF’로의 자금유입이 많았다. 반면 시장의 변동성을 회피하려는 투자심리도 강해 투자자 예탁금의 증가세도 만만치 않다. ‘투자자 예탁금’이란 투자자들이 주식매수를 위해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매도하고 증권사 계좌에 남겨둔 자금을 말한다.
전체 시장지수 흐름 상 특징적인 부분은 대형주의 주가흐름이 중소형주 대비 부진했다는 것에 있다. 이는 국내시장 분위기를 담당하는 반도체 대형주들의 주가흐름이 좋지 않았던 것에 기인하다. 중소형주는 시장이 박스권(BOX)권에 머무는 가운데에도 금리인하, 밸류업(Value-Up) 지수 발표 등 호재에 힘입어 그나마 상승의 움직임을 보인 반면 반도체 섹터는 외국계 증권사의 메모리(Memory)업황 부진 경고와 국내외 증권사들의 실적하향 조정에 대한 리포트(Report)와 주가부진이 동반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하락이 반도체, 자동차, 기계 등 수출주 위주 종목이 많은 대형주 시장에 부정적인 요인이 된 반면 미국이 금리인하를 단행하면서 고금리 부담에 억눌렸던 중소형주에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된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기업이익이 크게 손상될 우려가 없는 상황에서 경기둔화를 우려한 선제적 금리인하 조치와 밸류업 지수 발표는‘깜짝편입 효과’를 유발해 관련 중소형주가 견조한 주가흐름을 보인 것에 기인한다.
지난 9월 24일에는 중국 인민은행에서 경기부양 패키지(Package) 발표를 했다. 이는 9월 미국 연준이 50bp 기준금리 인하로 위안화 절하압력이 완화되어 중국이 금리인하와 지급준비율 인하를 추진할 수 있는 외부여건이 조성되었기 때문이다.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규모와 범위의 경기부양책 발표는 중국증시가 급반등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경기부양책은 통화완화, 부동산시장 안정화, 경제성장 촉진을 목표로 한 일련의 종합적인 정책을 포함한 내용이었다.
한편 한국증시는 미국과 일본의 신고가 랠리(Rally) 속에서도 지속적인 소외국면에 머물렀고 이번 중국시장의 급반등에도 미지근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는 불만이 가득하다. 과거 한국증시와 중국 홍콩증시는 동조화 움직임이 강했다. 중국 정부는 이번 부양책으로 국영기업 역외계좌를 통해 홍콩증시에 안정자금 2조 위안을 투입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중국 인민은행 총재가 취한 지준율 인하조치는 시중에 1조 위안의 유동성이 풀릴 것이란 기대감을 유발했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의 특성상 중국경기 악화라는 뉴스(News)는 국내증시에 큰 악재일 수밖에 없다. 반면 중국경기 반등은 국내증시도 호재성 재료다. 하지만 이번 중국증시 급반등에도 한국증시가 크게 반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국내시장에서의 외국인과 연기금을 포함한 기관의 매도우위의 수급적 문제라 보는 견해가 많다.
MSCI 신흥국지수 상 비중을 보면 중국 24%, 인도 21%, 대만 18%, 한국 11% 순이다. 그동안 액티브 펀드(Active Fund)에서 중국시장에서의 투자 비중을 줄여온 움직임이었다. 하지만 이번 중국시장의 급반등으로 비 중국 국가에서 중국시장으로의 리밸런싱이 일어나며 신흥국 지수 상 비중이 높았던 인도, 대만, 한국시장에서의 자금이탈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수부진의 내부적인 문제로는 ‘금융투자소득세 논란’으로 개인매수세까지 주춤한 탓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소득세’란 주식 뿐 아니라 펀드(Fund), 채권 등 금융투자 상품에서 발생한 소득까지 세금을 부과하는 것으로, 소외 금융투자 전반에 걸쳐 발생한 수익에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를 말한다. 개인매수세 가운데 특히 ‘큰손 투자자’의 국내시장 이탈을 초래할 수 있는 요소인 것이다.
국내증시에서 대표적 기관투자자인 연기금의 시장대응이 부정적이라 걱정이다. 연기금이 시장 버팀목 역할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5년째 연속 순매도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는 특히 연 초 정부가 밸류업 기조를 강화하며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해소를 정책적으로 추진하다고 공언했음에도 시장에서 순매도 움직임이라 수급 상 부정적이다. 특히 시가총액 1위의 위치에 있는 삼성전자를 작년에 이어 올해도 1조원 이상 매도하고 있다. 문제는 삼성전자와 현대차와 같은 반도체, 자동차 섹터(Sector)의 상승과 하락 움직임이 시장 전체의 분위기를 좌우한다는 데 있다.
두 달 전 8만 전자 회복을 바라보던 삼성전자가 최근 6만원도 하향 이탈하는 모습이다. 원래 주가가 내리면 온통 해당종목에 대한 악재 뉴스(News)가 시장에 가득하게 된다. 외국계 투자은행들(IB)의 국내반도체인 소위 K반도체에 대한 혹평이 이어지면서 시장에서 반도체 대표주식들이 힘을 못 쓰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예로 외국계 증권사인 맥쿼리가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조정하며 목표주가를 반 토막 수준까지 제시했다. 삼성전자의 메모리(Memory) 업황이 다운사이클(Down Cycle)로 접어들면서 수익성에 부정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이번에 발표한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점정치도 소위 어닝쇼크(Earning Shock)수준이었다. 스마트폰과 PC 등 수요회복이 예상보다 더디고, 주력인 범용 D램이 부진한 데다 반도체 부분의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면서 시장 기대치를 밑돈 것이다. 당초 3분기 영업이익으로 14조 원대까지 예상했던 증권사들의 전망치를 크게 실적이 하향했는데 이유로는 인공지능(AI) 서버용 메모리(Memory) 수요는 견조한데 삼성의 고대역폭 메모리(HBM)가 경쟁업체 대비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것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상장사 임원인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해당 주식이 시장에서 저평가 상태임을 의미한다. 임원의 자사주 매입은 기업의 공시 가운데 ‘임원. 주요주주특정증권 소유현황 보고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이 73,900원에 1만주의 자사주를, 박학규 사장이 66,850원에 6000주를, 노태문 사장이 69,500원에 자사주를 취득했다는 공시가 있었다. 임원들의 매수한 단가를 고려하고, 현재의 주가가 PBR 1.07배 수준이라는 것을 고려할 때 지금부터는 분할매수 관점에서의 접근이 유효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제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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