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항공 갑작스런 ‘경영권 분쟁' 배경은…물밑 백기사 확보 움직임이 '도화선'

하지은 2024. 10. 11. 17:1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최대주주 티웨이홀딩스와 2대주주 대명소노 간 지분 격차 3%포인트
대명소노, 8월 JKL파트너스 지분 모두 넘겨받으면서 경영권 분쟁 여지 생겨
티웨이홀딩스 측, 백기사 확보 위해 SI와 협상…대명 "공개매수나 장내매수 계획 없다"
이 기사는 10월 11일 16:2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티웨이항공이 뒤늦게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명소노그룹이 강력한 2대주주로 떠오르며 최대주주인 티웨이홀딩스를 긴장시키면서다. 티웨이항공의 최대주주와 2대주주 격차는 3%포인트에 불과하다. 

대명소노는 지난 7월부터 티웨이항공 주주로 합류했지만 시장은 3개월이 지나서야 경영권 분쟁 가능성에 주목했다. 티웨이홀딩스 측이 백기사를 찾아나선 정황이 포착되면서 분쟁 가능성이 갑자기 고개를 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분쟁이 본격화되기 전인 '2023년의 고려아연'과 닮아있다"는 관전도 나온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 관련 종목들이 경영권 분쟁 테마주로 묶이며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전날(10일) 17.81% 오른 3770원에 거래를 마쳤고 티웨이항공 최대주주인 티웨이홀딩스, 티웨이홀딩스 최대주주 예림당(39.85%), 대명소노그룹 계열사인 대명소노시즌도 모두 전날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도 급등세를 보였다.  

시장은 티웨이항공이 최대주주와 2대주주 간 지분 격차가 적다는 점에서 분쟁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 주주로 등장한 건 지난 7월이다. 당시 2대주주였던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와 계약을 체결해 7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지분 26.77%를 넘겨받았다. 인수가는 주당 3290원으로 당시 시가(2485원)보다 32% 프리미엄을 얹은 가격이었다. 이 거래로 최대주주 티웨이홀딩스(29.97%)와의 격차는 3.2%포인트까지 줄어들었다.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항공 5% 지분 신고를 하면서 경영권 참여 목적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아직 어떤 움직임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향후 주주총회에서 이사 선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티웨이홀딩스는 애초 JKL파트너스 주식에 대한 콜옵션 권리를 가지고 있었지만 자금 여력이 없어 지난 2월 이 권리를 포기하면서 대명소노그룹이 2대주주 지위를 얻게 됐다. 티웨이홀딩스의 자금 여력이 뒷받춰주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뒤늦게 티웨이항공의 분쟁 가능성이 부각된 건 물밑에서 지분 경쟁 시그널이 나타났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 대형 로펌이 대명소노그룹을 대리해 경영권 분쟁 시나리오를 구상 중으로 알려졌다. 티웨이홀딩스와 티웨이홀딩스 대주주인 예림당도 이에 대비하기 위해 백기사 포섭에 나섰다. 한 IB 관계자는 "최근까지 한 기업과 백기사 협상을 추진했다"고 전했다. 

경영권을 놓고 공개매수 전쟁을 벌이는 고려아연 영향도 간접적으로 받았다는 분석도 있다. 50만원대에 거래되던 고려아연은 영풍이 MBK파트너스의 손을 잡고 경영권 분쟁에 돌입하면서 현재 80만원까지 육박한 상태다. 

항공업계에선 대명소노가 십여년 전부터 항공업계를 기웃거리며 항공사 인수에 관심을 보여왔다고 말한다. 지난 4월엔 한진그룹 하와이 와이키키리조트와 미국 프랑스 호텔을 연이어 인수하는 등 외연 확장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대명소노그룹은 시장의 분쟁 기대에 선을 긋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공개매수나 장내매집에 나설 계획이 전혀 없다"면서 지분 경쟁을 부인했다. 

다만 2대주주로서 적극적인 경영 참여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가 분수령이다. 현재 등기임원 7명 중 4명이 임기 만료를 앞둔 상태다. 회사 정관에 이사회를 최대 12명까지 구성할 수 있도록 돼있어 대명소노그룹이 사외이사 추가 선임을 추진할지 주목된다.

IB업계 관계자는 "PEF 운용사도 아니고 항공업에 계속 관심을 보였던 전략적투자자(SI)가 주주로 합류한 만큼 경영권까지 노릴 가능성을 배제하긴 어렵다"면서 "속단할 수 없지만 분쟁이 수면 위로 올라오기 전인 2023년의 고려아연 상황과 닮은 점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