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탈까, 안 탈까”…코레일 휠체어석 장애인 이용률 4% 도 안 돼
한국도시철도공사(코레일)가 운영 중인 기차의 휠체어석 실제 이용률이 4%를 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휠체어석이 비어있는 채로 운행되거나 비장애인 몫으로 돌아가고 있는 셈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코레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휠체어석(수동·전동) 운영현황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차의 휠체어석 107만6000석 가운데 실제 휠체어 장애인이 이용한 좌석은 4만2000석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휠체어석의 3.9%에 해당하는 수치다.
휠체어 이용 장애인의 실제 이용률은 2019년 4.5%에서 코로나19 펜데믹 시기인 2020~2021년 각각 2.3%, 2.7%까지 낮아졌으며, 2022년에도 3.3%로 겨우 3%대를 회복했다.
KTX를 제외한 나머지 기차에는 휠체어 장애인의 이동을 지원하는 보호자 좌석 역시 ‘묶음지정’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 구입 경쟁이 심한 명절이나 연휴 등 기간에는 휠체어 장애인을 보조하기 위한 보호자임에도 휠체어석과 떨어진 좌석을 구입하거나 표를 아예 구할 수 없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코레일에서 운영하는 새마을, 무궁화호 등 일반열차와 SR열차에는 휠체어 사용자 동반자석이 아예 없다. KTX는 지난 2020년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과의 협의를 거쳐 열차별 휠체어석(5개) 좌석의 인접좌석을 휠체어 사용자 동반자석(3개)으로 보호하고 있다.
“빈 휠체어석, 비장애인이 타거나 빈 채로”
이 마저도 특정 시점부터는 비장애 이용객도 휠체어석 동반자석을 예매할 수 있다.
코레일·SR은 장애인에게 우선권이 있는 휠체어석이 출발 직전까지 발매되지 않으면 비장애인에게도 해당 좌석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문제는 이 ‘출발 직전’의 기준이 열차별, 운영사별로 상이하다는 점이다. 휠체어 장애인이 급히 기차를 타고 이동해야 할 경우 자칫 보호자의 좌석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고속열차(KTX)는 출발 2시간 전까지 휠체어석이 판매되지 않으면 비장애인에게 해당 좌석 판매창구를 열어둔다. 반면 새마을, 무궁화호는 출발 20분 전, SRT는 출발 45분 전으로 KTX에 비해서는 ‘출발 직전’의 기준이 상대적으로 짧은 편이다.
한 의원은 “통일되지 않은 기준과 휠체어 사용자 보호를 위한 지정좌석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는 고객이 대부분”이라며 “보편적 복지 서비스를 위한 시행과 홍보가 보다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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