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하는 나달 ‘14번 우승한 프랑스오픈 승률 96%-결승 무패, 81연승’ 등 불멸의 기록들···마지막 무대는 11월 국가대항전 데이비스컵
‘킹 오브 클레이’ 라파엘 나달(38·스페인)이 은퇴를 공식화했다.
나달은 지난 1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영상을 통해 “프로테니스에서 은퇴한다”고 밝혔다. 나달은 내달 19~24일 열리는 테니스 국가대항전 2024 데이비스컵 파이널스를 은퇴 무대로 예고했다. 스페인은 네덜란드를 상대로 19일 8강전을 치른다.
나달은 “지난 2년은 정말 힘든 시기였다. 분명히 어려운 결정이었고, 결정을 내리기까지 시간이 걸렸다”면서 “하지만 이 세상 모든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는 법”이라고 말했다.
22번의 메이저대회 단식 우승으로 이 부문 2위에 올라 있는 나달은 지난 2년간 크고작은 부상에 시달린 탓에 정상적으로 코트에 서지 못했다. 지난해 5월 고관절 부상으로 프랑스오픈 불참 소식을 전한 나달은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지만 2024년이 테니스 선수로 뛰는 마지막 해가 될 것”이라고 은퇴를 예고한 바 있다. 1986년생 나달은 시즌을 통째로 쉬면서 올해 부활을 준비했지만 몸상태를 100%로 끌어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나달은 올해 자신이 14차례나 우승한 프랑스오픈에 출전했지만 1회전에서 탈락했다. 이어진 윔블던에는 불참하면서 2024 파리 올림픽을 준비했다. 프랑스오픈이 열리는 롤랑가로스에서 개최된 올림픽에 특별히 욕심을 보인 나달은 대회 직전 출전한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노르디아오픈에서는 2년 1개월 만의 투어 결승에 올라 준우승하며 복귀 뒤 최고 성적을 냈다. 하지만 파리 올림픽에서는 남자 단식 2회전에서 오랜 라이벌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에게 졌다. 복식도 8강에서 탈락했다.
나달은 몸상태를 이유로 다음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도 불참했고, 레이버컵에 출전하려던 계획도 무산됐다. 은퇴 시점을 공식화하지 않았던 나달은 코트에서 재기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했던 것으로 보이지만, 마지막 꿈은 이루지 못한 채 라켓을 내려놓는다.
나달은 “데이비스컵 파이널스에서 내 나라 스페인을 대표해 뛰는 게 내 마지막 무대여서 흥분된다. 프로 선수로 활동하며 처음으로 대단한 기쁨을 누린 게 2004년 데이비스컵에서 우승했을 때이기 때문”이라면서 “완벽한 원을 그린 것 같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스페인은 6차례 데이비스컵에서 우승했는데, 나달이 뛰는 동안 5번(2004·2008·2009·2011·2019) 정상에 올랐다.
나달은 로저 페더러(스위스·은퇴), 조코비치와 함께 남자테니스 ‘빅3’를 형성하며 20년 가까이를 최강자 지위를 지켰다. 세 선수는 메이저대회 우승 횟수에서 1~3위(조코비치 24회, 페더러 20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나달은 커리어에서 숱한 기록들도 남겼다. 앞으로 쉽게 깨기 어려운 기록들도 많다. 특히 클레이코트 성적은 독보적이다. 프랑스오픈에서는 14차례 우승해 최다 우승 기록을 갖고 있다. 단일 메이저대회 최다 우승 기록이기도 하다. 나달은 결승에서 한 번도 지지 않았고, 프랑스오픈 통산 전적은 112승4패로 승률이 96.6%에 이른다. 무실세트 우승도 4차례(2008·2010·2017·2020)다. 나달은 클레이코트 대회 결승에서 63승8패라는 놀라운 기록을 냈다.
2005년 4월 몬테카를로 마스터스부터 2007년 5월 함부르크 마스터스 사이에서 81연승을 질주한 것도 깨지기 어려운 기록으로 평가된다. 나달은 이 사이 13개의 타이틀을 추가했다.
나달은 또 4개 대회에서 두자릿수 대회 우승을 달성한 첫 선수로도 이름을 남겼다. 프랑스오픈을 비롯해 바르셀로나 오픈(12회), 몬테카를로 마스터스(11회), 이탈리아 오픈(10회)에서 10개가 넘는 우승 트로피를 수집했다. 이 대회도 모두 클레이코트 대회다.
나달은 철저한 자기 관리, 꾸준함의 아이콘으로도 유명하다. 18년 가까이 ATP랭킹 톱10을 지킨 성적으로도 알 수 있다. 그는 2005년 4월25일에 처음 톱10에 진입한 뒤 무려 912주간 톱10에 자리하다 2023년 3월에서야 밀려났다.
현재 남자테니스를 이끌 차세대 주자들로 주목받는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와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가 어린 나이에 좋은 성적을 내며 주목받는다. 하지만 나달의 천재성은 그들을 압도한다. 나달은 10대의 나이에 시즌 10개 대회에서 우승한 유일한 선수다. 그러면서 최연소(24세 3개월 10일) 기록으로 커리어 그랜드슬램(4대 메이저대회 우승), 커리어 골든슬램(4대 메이저대회에 올림픽 단식 금메달)을 달성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최민환 “유흥업소 자주 간 적 있어” 경찰에 진술
- ‘하얼빈’ 예매량 폭증…겨울 책임지나
- [단독] “송민호 공익 부실근무, 경찰이 밝혀달라” 수사의뢰서 접수
- 이나은, ‘곽튜브 논란’ 이후 3개월 만에 근황 전했다
- [단독] 임영웅 ‘뭐요’ 논란 속 홍보대사 유지···포천시 “소속사 연락두절”
- [종합] ‘은가은♥’ 박현호, 예비 장모 얼마나 닮았길래? (신랑수업)
- “정신나간 대통령이 갑자기 쿠데타”···‘서울의 봄’ 김성수, 작심비판
- [단독] 송민호 ‘부실근무’ 의혹, 경찰 내사 착수
- [종합] 故 김수미 이어 며느리도…서효림, 출연료 1억 넘게 못 받았다
- [공식] 아이유, 美 빌보드 선정 ‘한국 1위 뮤지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