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석유시설 안전 보장 못한다" 이란의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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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비공개 외교채널을 통해 "이스라엘을 돕는 미국의 동맹국들도 공격 대상"이라고 경고했다.
또 이스라엘이 이란 본토의 석유 시설을 공격한다면, 이란도 걸프국가의 석유 생산시설을 파괴하겠다고 위협한 것으로 전해진다.
만일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시설이나 석유 시설을 공격할 경우, 이란도 걸프 국가의 석유 시설에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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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비공개 외교채널을 통해 "이스라엘을 돕는 미국의 동맹국들도 공격 대상"이라고 경고했다. 또 이스라엘이 이란 본토의 석유 시설을 공격한다면, 이란도 걸프국가의 석유 생산시설을 파괴하겠다고 위협한 것으로 전해진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요르단,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주요 중동 국가들은 이란의 고위급 비공개 외교채널을 통해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영토나 영공을 허용하면 보복을 당할 것"이라는 경고를 이란으로부터 받았다.
로이터 통신도 이란의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이란은 페르시아만 국가가 영공이나 군사기지를 통해 테헤란(이란)에 반대하는 행동을 하는 것을 해당 국가 전체가 한 행동으로 간주할 것이며, 이에 따라 테헤란이 대응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 같은 메시지는 이스라엘에 대항해 지역 단결의 필요성과 안정성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들 나라에는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데, 이란 측은 미군 시설과 병력도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WSJ은 "요르단을 포함한 걸프 국가들은 4월 이란이 이스라엘에 쏜 미사일을 격추하는 데 도움을 줬지만, 이스라엘의 공격을 직접 지원하지는 않았다"며 "미국은 이란에 대항하는 이스라엘과 아랍국가 연합 구도를 강화해 점차 중동지역의 나토(NATO) 같아지길 바라고 있는 듯 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아직까지는 중동 갈등의 중심부로 끌려들어가지 않도록 조심스런 모습이다. 미 국방부는 "일부 아랍 국가들이 이스라엘 전투기가 자국 영토 위를 비행하거나, 미군이 자국 영공이나 영토에서 작전을 개시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비공식 채널을 통해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WSJ은 "가자전쟁 발발 후 아랍 국가들은 미국의 군사 작전을 제한해줄 것을 반복적으로 요구하고 있다"며 "최근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로 전선이 확대되면서, 이런 요구사항이 점차 단호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엔 이란이 궁지에 몰릴 경우 걸프 국가들의 석유 생산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는 우려도 깔려있다. 만일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시설이나 석유 시설을 공격할 경우, 이란도 걸프 국가의 석유 시설에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란은 사우디 측에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공격을 지원할 경우, 사우디 석유시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멘의 후티반군이나 이라크 내 친이란 무장세력 등 이란의 우호세력들이 이같은 공격에 가담할 것이란 뜻도 밝혔다고 한다. 앞서 사우디의 실질적 통치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아바스 아락치 이란 외교장관은 지난 9일 회담을 가졌다.
9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전화회담에서도 이같은 내용이 논의된 것으로 여겨진다. 조나다 파니코프 전 미국 중동 부차관보는 WSJ에 "걸프 국가들의 불안은 이스라엘이 신중하게 조정된 대응을 취하도록 설득하는 데 있어 주요 쟁점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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