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가 본 홍명보호 "원팀으로 완승…하고자 하는 축구 보여줬다"
"클린스만 때와 완전히 달라…얻은 것 많은 승리"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축구 전문가들이 요르단 원정서 완승을 거둔 홍명보호에 대해 "원팀으로 싸워 완승을 거뒀다"면서 "홍명보호가 하고자 하는 축구가 무엇인지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10일(한국시간) 요르단 암만의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이재성, 오현규의 연속골로 2-0으로 이겼다.
한국은 에이스 손흥민이 소집되지 못하고 '왼쪽 날개' 황희찬과 엄지성이 경기 중 부상으로 교체되는 악재 속에서도 조직력을 앞세워 완승, 지난 2월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요르단에 0-2로 졌던 패배를 깔끔하게 설욕했다.
특히 지난 아시안컵서 호되게 당했던 요르단의 역습을 효과적으로 제어하고, 당시 한 개도 기록하지 못했던 유효 슈팅을 7개로 늘린 점이 고무적이었다.
전문가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한준희 쿠팡플레이 해설위원은 "전형적인 팀으로서 잘 싸운 한 판"이라고 총평하며 "전체적으로 라인 간격이 크게 흐트러지지 않았고 수비 경합 상황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아시안컵 패배로 얻은 교훈을 잘 살려, 중원에서 소유권을 빼앗기는 상황을 미리 방지하려는 인상이 뚜렷했다. 공을 내준 뒤엔 앞선 선수들이 신속하게 지연 플레이를 했다"고 분석했다.
김대길 KBS 해설위원 역시 "그동안 홍명보 감독을 향해 '선수 실력에만 의존한다'는 비판의 시선이 많았다. 하지만 요르단전에서는 홍명보 감독이 하려는 축구가 무엇인지 잘 보여줬다"면서 "클린스만의 축구와는 완전히 달랐다. 홍명보호의 컬러는 '팀 축구'"라는 견해를 냈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지난 아시안컵 요르단전 당시에는 수비에 너무 많은 부담을 주는 개인 능력 위주의 대응에 어려움을 초래했다고 분석했는데, 이번엔 그 점이 많이 보완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같은 팀을 상대로) 홍명보호 체제에선 문제점이 크게 개선됐다. 전방과 2선에서 같이 수비에 가담하고 간격을 유지하려는 팀적 움직임이 있었기에 경기를 지배했다. 그 점을 잘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간격이 유지되니까 (아시안컵때 고전했던) 미드필더들도 다 살아났다"고 봤다.
아울러 주장 손흥민이 합류하지 못하고, 경기 중 한 포지션에서만 두 명의 이탈자가 나오는 큰 악재 속에서도 결과를 놓치지 않은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부상자가 속출한 상황에서 멤버 구성의 질적·양적 퀄리티를 증명했다. 위기 속에서 오현규와 배준호가 교체 자원으로서 확실한 임팩트를 보여줬다"고 했다.
최근 한국 축구는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과 대한축구협회(KFA)의 아쉬운 운영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였는데, 이날 요르단에 완벽하게 설욕하면서 반등의 발판도 마련했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그동안 선수들도 마음고생이 심했을 텐데, 요르단전 승리가 심리적 안정에 도움이 됐을 것"이라면서 "경기력과 결과가 모두 좋았기 때문에 육체적 회복도 빠르고 내부의 신뢰도 더 쌓였을 것이다. 얻은 게 많다"면서 긍정적으로 짚었다.
홍명보호는 전세기를 이용해 귀국, 숨 돌릴 틈도 없이 15일 오후 8시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이라크를 상대로 월드컵 3차 예선 B조 조별리그 4차전을 치른다. 이라크 역시 한국과 함께 B조 선두를 다투는 강호다.
두 해설위원 모두 요르단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점을 근거로 이라크전도 좋은 결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요르단전처럼 2선에서 소유권을 빼앗긴 뒤 곧바로 지연하는 속도를 높여야 한다"면서 "다만 무사 알타마리가 빠졌던 요르단과 달리, 이라크에는 아이멘 후세인이라는 확실한 '9번 공격수'가 있다. 후세인의 결정력을 견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대길 해설위원 역시 "요르단전 경기가 거의 완벽했지만, 몇 차례 역습에 노출되기는 했다. 축구에서 지배하는 팀이 역습을 아예 안 줄 수는 없지만 그 위험도를 점점 더 줄여나갈 필요는 있다"고 짚은 뒤 "일부 선수들의 역시차 등으로 인한 컨디션 관리도 중요하다"고 했다.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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