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총리실, 스타머·젤렌스키·뤼터 회담 뒤 "스톰 섀도 규정 변화 없다"

이명동 기자 2024. 10. 11.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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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어떠한 전쟁도 단일 무기로 승리한 적 없다"
"다른 우크라 지원법 검토…단일 장비 초점 안 둬"
뤼터 "美 대선 트럼프 승리해도 우크라 걱정 안 해"
[런던=AP/뉴시스]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부터) 우크라이나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10일(현지시각) 영국 수도 런던 총리 집무실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4.10.11.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자국 수도 런던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회담을 가진 가운데 영국 총리실은 스톰 섀도 미사일 사용 규정에는 변화가 없다고 발표했다.

가디언, AFP 등 외신을 종합하면 영국 총리실은 10일(현지시각) "어떠한 전쟁도 단일 무기로 승리한 적은 없다. 장거리 미사일 사용과 관련한 정부의 정책에도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이는 영국 정부 입장에 미묘한 변화가 생긴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은 미사일 사용 제한을 해제하자는 입장을 견지하고 미국 설득을 주도해 왔다. 현재까지 미국 등 서방 국가는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무기를 지원하면서도 그 사용 범위를 우크라이나 국경 안이나 국경 일대 일부 지역으로 제한하고 있다.

영국 총리실은 "두 정상은 장관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다른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논의는 단일 장비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우크라이나를 향한 전략적 지원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작전 문제와 관련해 더 자세히 설명하는 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선물이 될 것"이라며 더 이상 언급을 피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스타머 총리를 만나 재차 스톰 섀도 미사일을 이용한 러시아 본토 타격 제한을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런던=AP/뉴시스]마르크 뤼터(왼쪽)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10일(현지시각)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영국 수도 런던 총리 집무실에서 걸으며 대화하고 있다. 2024.10.11.


스타머 총리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군사·재정적 지원 확대를 위해 유럽 동맹국을 순방하는 동안 우리는 러시아를 상대하는 우크라이나의 '승리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뤼터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어떻게 공급할지는 개별 정부가 결정해야 한다"라면서 "하나의 체계, 하나의 무기 체계에만 집중하지 말아야 한다. 변화를 불러올 무기 체계는 하나의 무기 체계가 아닐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날 대화에서 장거리 미사일 사용이 논의된 점을 확인하면서 "영국이 하는 일을 보면 우크라이나에 훈련과 함께 군사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연간 30억 파운드(약 5조2891억원)에 달한다. 동맹의 전체가 여기에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다만 러시아 안 표적을 겨냥한 서방 공급 무기 사용을 막을 법적 이유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는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달 6일 우크라이나 방위연락그룹(UDCG) 회의에서 작전에서 그 자체로 결정적인 단일 역량은 없다며 서방 지원 무기 장거리 타격 허용만으로 러시아와 전쟁 판도를 바꿀 수는 없다고 지적한 것과 유사한 주장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대규모 공격을 감행하지 못하도록 본토 안 깊숙한 원점을 타격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서방에서 제공한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가 대규모 공격에 나서지 못하도록 발사 지점, 공군기지, 물류거점, 지휘 통제소, 병력 집결소 등 주요 시설을 무력화하겠다는 발상이다.

[런던=AP/뉴시스]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10일(현지시각)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을 마친 뒤 영국 수도 런던 총리 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10.11.


미국은 독일과 함께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장거리 타격하는 데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줄곧 고수해 왔다. 영국, 덴마크, 폴란드 등은 우크라이나가 장거리 폭격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면서 이들을 설득해 왔지만 두 국가는 입장을 선회하지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스타머 총리에게 승리 계획을 제시하면서 "이는 전쟁을 정당하게 끝낼 수 있는 적절한 조건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원래 젤렌스키 대통령은 오는 12일에는 독일 람슈타인 공군기지에서 정상급 회의를 통해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 지도자를 만나 승리계획을 제시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참석이 예정돼 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자국 남동부에 허리케인 '헐런'에 이은 '밀턴'의 북상으로 순방 일정을 취소한 탓에 일정이 연기됐다.

독일은 정상회의 일정을 변경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다음 달 미국 대통령 선거 전 회의가 개최될 수 있는지는 불확실하다. 만약 대선 뒤 정상회의가 열리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승리하면 우크라이나는 지원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뤼터 사무총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돌아올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는다"며 "미국은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자국을 위해서도 이 일에 참여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성공하면 워싱턴DC에서 샌프란시스코에 이르는 미국 전체가 덜 안전해질 것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그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dingdo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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