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人의 ‘K 방산‧바이오’ 사랑… 하반기에 5%p 넘게 지분 늘린 한화에어로, 1조 베팅한 삼바
하반기 외인 지분율 가장 크게 올라
알테오젠·삼성바이오 등도 외인 자금 몰려
올해 하반기 들어 삼성전자를 꾸준히 매도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가 방위산업, 바이오 등을 중심으로 지분율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표 방산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석달여 만에 지분율을 5%포인트(p) 넘게 올렸다. 260만주 가까이 순매수한 것이다.
바이오‧제약 분야 대장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에는 1조원 가까이 베팅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외국인들이 국내 시장을 ‘반도체 시장’으로 인식하며 삼성전자에만 주로 투자했던 포트폴리오를 바꿔 다양한 산업에 투자하기 시작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삼성전자의 부진한 실적때문에 반도체에만 투자금을 몰아넣을 수 없는 상황이 된 셈이다.

11일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시가총액 상위 50개사(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 중 지난 7월부터 이달 4일까지 외국인이 지분율을 1%p 넘게 올린 곳은 17개사다.
외국인 지분율이 가장 많이 올라간 곳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이 기간 지분율이 5.69%p 상승했다. 하반기 국내 상장사 중 외국인 지분율이 5%p 넘게 상승한 곳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뿐이다. 금액으로는 1380억원의 외인 자금이 몰렸다. 상장주식 수(4558만1161주)를 고려하면 260만주가량을 매수한 셈이다.
2%p 넘게 지분율이 높아진 곳은 알테오젠(2.85%‧4281억원), LG전자(2.82%‧4609억원), 크래프톤(2.12%‧3270억원) 3곳이다. 제약사 알테오젠은 미국 제약사 머크(MSD)가 개발 중인 면역 항암제 ‘키트루다’의 피하주사(SC) 제형에 이 회사 기술이 적용돼 시장의 관심을 받았던 곳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외국인들이 하반기 들어 선호한 기업이다. 9441억원어치를 매수해 지분율을 1.3%p 끌어올렸다. 투자 금액 기준으로 보면 하반기에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이다.
종합주가지수(코스피)가 하락하며 증시가 지지부진한 상황이 계속되면서 경기 방어주 성격의 기업들에도 외인 자금이 쏠렸다. 우리금융지주(1.91%‧2297억원), KT(1.28%‧1267억원), KT&G(1.28%‧1228억원), SK텔레콤(1.21%‧1403억원)의 외인 지분율이 1% 넘게 올랐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삼성전자의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됐던 하반기부터 외국인 자금이 다른 투자 대상기업을 물색했고 방산과 바이오 등 일부 업종으로 자금이 움직였다고 본다.
양해정 DS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의 실적이 부진해 투자금을 다른 업종으로 이동하는 과정”이라면서 “특히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등) 전쟁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산기업과 미국이 생물보안법으로 중국 바이오 기업들이 규제받으면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선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투자 대상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국내 시장을 반도체주 중심으로 투자했던 외국인이 삼성전자의 기대 이하 실적을 반영해 자금의 일부를 방산과 바이오 등으로 옮긴 것”이라며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쳐 방산이 더욱 외국인들의 주목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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