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달리기’ 안전하게 지속하려면…“괜한 걱정보단 체력 단련 먼저” [건강한겨레]

윤은숙 기자 2024. 10. 11. 07:0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성별
말하기 속도
번역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span style="color: rgb(0, 184, 177);">건강·의료 최신 트렌드</span> 2 ‘달리기 열풍’ 속 잘 달리는 방법
마라톤을 1천회 뛰어도 관리만 잘 한다면 무릎은 상하지 않는다. 서승우 고려대구로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마라톤 풀코스를 1000회 이상 완주한 이들의 무릎과 허리를 자기공명영상(MRI)으로 검사한 결과, 이들의 관절은 오히려 운동을 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건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게티이미지뱅크

약사 김성민(42)씨는 달리기 2년차이다. 그는 2023년 건강검진에서 당화혈색소 수치가 5.7%로, 당뇨병에 근접한 전당뇨 단계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당화혈색소는 혈당 조절의 중요한 지표로, 2~3개월의 평균 혈당 수치를 보여준다. 5.7% 이상이면 당뇨병 전단계, 6.5% 이상이면 당뇨병으로 진단되기 때문에 성민씨는 운동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운동화 선택보다는 본인 발 모양 파악이 중요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한 달리기의 성과는 놀라웠다. 올해 초부터 부상으로 3개월 넘게 달리기를 못했음에도, 4월에 건강검진에서 받아든 숫자들은 확연히 달라져 있었다. 당화혈색소 수치를 5.5% 이하로 성공적으로 낮췄고, 체중은 76kg에서 66kg으로, 체지방률은 24%에서 12.8%로 감소했다. 허리둘레 역시 34인치에서 29인치로 줄었다. 달리기를 통해 대사증후군의 5가지 지표인 허리둘레, 중성지방, ‘좋은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고밀도지단백(HDL) 콜레스테롤, 혈압, 혈당 모두 개선된 결과를 얻었다. 자신의 네이버 블로그 ‘낙천주의 김약사’에도 이런 변화를 올린 성민씨는 “운동을 많이 했던 20대 때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았는데, 달리기를 한 뒤 정상으로 내려왔고, 요산 수치도 좋아졌다”며 “달리기는 정말 건강을 개선하는 데 최고의 운동 중 하나인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에서 달리기 열풍이 불고 있다. 서울시에서 개장한 ‘러너스테이션’은 3개월 동안 약 2만5천 명이 방문했으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러닝’ 관련 해시태그 게시물은 수백만 개에 이른다.

마라톤을 1150회 이상 완주한 60살된 남자의 무릎 연골 상태. 서승우 고려대구로병원 정형외과 교수 제공.

달리기 자세도 본인에게 편안한 게 최선

그러나 초보 러너들은 다양한 정보로 혼란을 겪기도 한다. 착지 방법, 운동화 선택, 달리기 자세 등 배워야 할 것이 많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달리는 의사로도 유명한 서승우 고려대구로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전문 선수가 아닌 이상 지나치게 많은 것을 배우면서 시작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그는 “체형이나 골격에 따라 개인의 걸음걸이가 다르듯, 달리기도 각자 달리는 모습이 다르다. 지나치게 잘못된 경우만 아니라면 자신에게 가장 편한 자세로 달리는 것이 최고다. 자세에 집착하다보면 오히려 경직되고 더 부상을 입기 쉽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자주 언급되는 카본화는 탄성이 강하다. 프로 선수들의 기록 향상에는 일부 도움이 될지 모르나, 일반인에게는 발목에 무리를 준다. 운동화를 고를 때는 발볼 크기 등 본인 발에 편안한 것을 고르는 것이 제일 좋다”고 설명했다. 본인의 발 모양을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다. 서 교수는 마라톤 풀코스를 460회 이상 완주했다.

과체중일 때는 체중조절 먼저 해야

달리기 열풍이 불면서 달리기에 도전했지만 중도에 포기하는 이도 많다. 회사원 김준호(43)씨는 “남들도 다 달린다고 해서 온라인을 통해 달리기 모임에 처음 참여했는데, 사람들의 속도에 맞춰 따라 뛰기가 쉽지 않았다”면서 “금방 숨이 차고 무릎도 아픈 것 같았다. 두 번 정도 나가고 나가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스포츠 손상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이진규 한양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초보자가 달리기를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운동 전후 충분한 웜업(warm-up)과 쿨다운(cool-down) 운동을 하는 것이다. 기초 체력이 없는 경우 달리기 거리나 시간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각 개인에게 맞는 적절한 속도와 거리를 설정해 운동량을 서서히 늘려 부상을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체중인 경우 처음부터 무리하게 달리면 무릎 관절 등에 과부하가 발생해 부상 위험이 커지므로 중등 강도의 유산소 운동(자전거, 수영, 걷기) 등을 통해 먼저 체중 조절과 기초 체력을 만든 후 달리기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달리기 중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질환으로는 장경인대증후군, 슬개대퇴증후군, 스트레스 골절 등이 있다. 장경인대는 허벅지 바깥쪽을 따라 내려가는 두꺼운 결합 조직의 띠다. 골반에서 시작해 허벅지를 지나 무릎 바깥쪽 정강이뼈까지 연결된다. 장경인대는 주로 엉덩이 근육과 함께 다리의 안정성을 유지하고, 걸을 때나 달릴 때 무릎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내리막길에서 골반 혹은 무릎의 외측부에 통증이 발생하면 장경인대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폼롤러 등을 이용해 운동 전후 스트레칭을 하면 예방 및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욕심내다 부상…휴식 잘하는 것이 ‘최고 운동’

슬개대퇴 관절은 무릎뼈와 넓적다리뼈가 만나는 관절 부위를 말한다. 이 부위는 무릎 앞쪽에 위치하며, 걷거나 뛰거나 앉았다 일어설 때 슬개골이 대퇴골 위를 미끄러지듯 움직인다. 슬개대퇴 관절은 무릎을 구부리고 펴는 동작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체 근육의 불균형, 무릎의 과사용, 뒤꿈치 착지 주법 등에 의해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계단을 내려가거나 스쾃 자세를 취할 때 무릎 전방부에 통증이 있다면 의심해볼 수 있다.

이 교수는 “달리기를 장기적으로 안전하게 지속하려면 주 2회 이상 하체, 허리, 복부, 골반 등 주요 근육군의 강화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보통 전문가들이 말하는 일반인의 적정 달리기 시간은 30분, 거리는 5~6㎞지만, 체력이나 관절 상태 등 개인별 상황에 맞춰 조절해야 한다.

일부에서는 달리기가 무릎이나 허리에 무리를 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달리기 초보자 중 일부는 이들 부위에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몸이 제대로 단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달리면 통증이 생기는 것이 당연하다고 지적한다. 또한 장기적으로 달리기는 체중을 줄이고 근육을 강화해 관절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서승우 교수 연구팀은 마라톤 풀코스를 1천 회 이상 완주한 이들의 무릎과 허리를 자기공명영상(MRI)으로 검사한 결과, 이들의 관절은 오히려 운동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건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 교수는 “척추 환자를 주로 보는 입장에서 말하자면, 달리기는 허리 강화에 좋은 운동이다. 달리는 과정에서 몸을 감싸고 있는 코어 근육들이 엄청나게 일을 한다. 이 근육들은 우리의 자세를 유지하고, 균형을 잡으며, 움직임을 안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복근이 튼튼해지면서 허리를 통증과 부상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상이 심각한 상황이 아니라면, 달리기로 무릎이나 허리 건강을 오히려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몸은 정직하다. 오늘 뛴 거리는 내일도 뛸 수 있다. 처음에 힘들다고 포기하지 않고 달리는 거리를 쌓아간다면 충분히 건강한 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20대 초반 vs 후반 ‘20m 왕복 달리기 체력.’

윤은숙 기자 sugi@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