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즉설]명태균의 위험한 '말 폭탄'…속수무책 당하는 윤 정부 왜?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의 말 폭탄이 여권을 흔들어 놓고 있습니다. 명 씨는 연일 언론 인터뷰를 하면서 할 말 못 할 말 다 쏟아내고 있는데요. 대통령실과 여권은 전혀 통제를 못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 [뉴스 즉설]에서는 명 씨와 관련된 여러 의혹들을 정리하고 관전 포인트는 어떤 것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럴듯해 보이지만 허풍도 있어
경남 창원에서 정치 컨설턴트 등으로 활동한 명태균 씨가 연일 폭탄 발언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는 김건희 여사를 통해 2022년 6월 보궐선거 공천과 지난 4·10 총선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는 윤석열 대통령과 수시로 통화했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참여도 제안받았다는 주장도 했습니다.
그의 발언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허풍이 있는 것 같은데요. 도대체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의아합니다. 먼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명 씨 스스로가 말한 주요 부분을 짚어보도록 하죠.
①9월 29일 SBS 단독보도-"나는 내가 그림자라서. 내가 대선이 끝나고 나서 서울에 1년 동안 안 갔어요. 닭을 키워서 납품했으니 나는 대통령 되는 데까지가 내 역할이에요."
②10월 7일 채널A 단독보도-"(내가 검찰 조사를 받게 되면) 잡아넣을 건지 말 건지, 한 달이면 (윤 대통령이) 하야하고 탄핵될 텐데 감당되겠나고 묻겠다."
③10월 7일 동아일보 단독보도-"(윤 대통령 자택에) 몇 번 갔는지 세지는 않았다. 대여섯 번 정도 간 것으로 가 봤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나. 당시 각 부처에 부정부패 문제가 너무 많아 최재형 같은 올곧은 사람이 (국무총리에) 필요했다. 내가 그 가족들(윤 대통령과 김 여사)을 앉혀 놓고 '이렇게 안 하면 (정권 교체 후 부부가) 다 잡혀간다'고 말했다."
④10월 8일 JTBC 단독보도-"아직 내가 했던 일의 20분의 1도 나오지 않았다. 입을 열면 세상이 뒤집힌다. 대통령 자택에 여러 번 갔고 내부 구조도 훤히 알고 있다. 취임 이후에도 통화와 텔레그램으로 연락을 이어갔다. 대선 때 내가 한 일을 알면 모두 자빠질 것이다. 내가 들어가면(구속되면) 한 달 안에 정권이 무너진다."
⑤10월 9일 CBS라디오 단독보도-"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가 거의 경선 5-6개월 간 아침마다 전화가 왔어요, 계속. '언제 입당해야 됩니까?' 물어보시더라고. 기자들이 (2021년) 8월 3일, 8월 6일, 8월 15일 이후에 국민의힘에 입당할 것이다. 그때 (윤 대통령이) 거기에 너무 스트레스받는 거예요. 그래서 내가 기자들이 생각하지 못한 7월 30일 날 입당을 해라."
◇대통령실 33일 만에 궁색한 해명
명 씨는 윤 대통령 부부와 상당한 친분이 있는 것처럼 말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 자택에 대여섯 번 간 것은 간 것도 아니라고 말했는데요. 수시로 드나들었다는 말을 강조한 표현으로 읽힙니다. 윤 대통령의 그림자 역할을 했다는 것도 친분을 과시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검찰 수사와 관련해서는 대통령의 하야와 탄핵까지 언급하고 있죠. 검찰이 자신을 건드리면 윤석열 정권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는 협박성 발언입니다.
그는 최근에는 김 여사와 주고 받았다는 텔레그램 캡처본을 공개했습니다. 채널A의 7일 자 보도인데요. 김 여사가 2022년 9월 '엘리자베스 여왕 장례식에 불참하려던 이유가 명태균 조언 때문이라는 소문이 돈다'는 내용을 보냈고, 명씨는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고 엄벌하라는 답장을 보냈다는 겁니다.
여당은 명 씨를 '정치 거간꾼'으로 치부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실은 지난 8일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정치인 소개로 명 씨를 두 번 만났다"면서 "(대선 후보 당내 경선 이후) 대통령은 명 씨와 문자를 주고받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기억한다"고 해명했습니다. 김 여사가 22대 총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인터넷 언론에 나온 지 무려 33일 만의 해명입니다.
대통령실의 해명은 군색해 보이는데요. 김 여사와는 언제까지 어떤 내용으로 교류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죠.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기억한다"는 확신이 없는 듯한 표현도 보입니다. 명 씨를 소개했다고 지목된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대위원장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대통령실의 해명을 '거짓'이라며 반박하고 있습니다.
야당은 '국정 농단', '명태균 게이트'로 규정하고 공세를 펼치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 당시 '최순실 게이트'와 유사한 수준으로 보고 있어요.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8일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사실이라면 천공을 능가하는 비선 실세 아닌가"라며 "대통령실은 켕기는 것이 있는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명태균 씨 또는 제2, 제3의 명태균이 김건희 씨를 통해, 혹은 윤 대통령에게 바로 인사 개입 정책 관련 개입을 했다면 제2의 최순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스모킹 건 있는 듯한 뉘앙스 풍겨
명 씨를 둘러싼 의혹과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매일 뉴스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윤 대통령 부부와 명 씨의 친분이 어느 정도인지가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단순히 몇 차례 만난 정도인지, 아니면 수시로 통화할 정도로 두터운 사이였는지 의문입니다.
명 씨는 윤 대통령 부부와 국정을 논의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적극 부인하고 있는데요. 그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님은 그렇게 안부 정도 묻는 정도만 했지, 국정 운영하시는데 제가 뭐 해서 이렇게 말하는 것은 그렇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내가 했던 일의 20분의 1도 나오지 않았다"는 말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에 치명타를 가할 만한 '스모킹건'이 있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는데요. 만약 명 씨와 김 여사가 통화한 녹취록이 공개되고 그 녹취록 속에 공천 개입을 확신할 만한 내용이 들어있다면 문제는 더 커지게 되겠죠. 하지만 실제 그럴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이런 가운데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김영선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인 강 모 씨는 최근 MBC와의 인터뷰에서 명 씨와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습니다. 명 씨가 김 여사와의 통화 내용을 들려줬는데 여기에는 김 여사가 명씨에게 "오빠 전화 왔죠? 잘 될 거예요"라는 말도 있다고 합니다. 강 씨는 "너무 많이 듣다 보니까 정확하게 기억을 한다"면서 오빠를 윤 대통령으로 이해했다고 말했습니다.
◇신지호, "이 사람의 정체는 정치거간꾼"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그러니까 검찰은 빨리 수사를 해서 지금 김영선 의원과의 돈거래 문제가 밝혀져 있잖아요. 그리고 자기가 공천에 개입한 듯이 이야기하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수사를 해서 빨리 구속을 해야 대통령이 하야를 하는지 아닌지 볼 거 아닙니까?"(1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장동혁 국민의힘 최고위원-"그 텔레그램이나 아니면 문자, 대화, 그것만 가지고 전후 사정을 다 파악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명태균 씨가 본인은 이러이러한 사람이라고 주장하지만 그것도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알 수는 없고요."(8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제가 내린 결론은 이 사람의 정체는 정치거간꾼이다. 그런데 정치거간꾼의 한마디, 한마디에 여권의 기상도가 달라진다? 이거는 정말 참담한 심정입니다."(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
■장경태 민주당 의원-"지금 스모킹 건으로 보이는 게 명태균 씨가 강혜경 씨에게 파기하려고 했던 하드디스크를 검찰이 압수한 걸로 지금 파악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검찰이 어떻게 이 하드디스크를 조사할지가 저는 스모킹 건은 하드디스크에 있다고 봐요."(10일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이준석 의원이 어제 얘기했잖아요.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를 만나는 자리에 명태균 씨가 있었다. 그것은 명 씨가 그만큼 영향력이 있었고, 대선과정에서 영향을 끼쳤다고 하는 것이 사실 입증이 된 것이지요."(10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양부남 민주당 의원-"정말로 이런 사실이 없다면 대통령실은 노발대발하고 이것에 대해서 강력한 수사 발표를 해야 되죠. 그런데 경선 때 몇 번 우리 집 온 거밖에 없다. 그리고 내가 멀리 해가지고 그 뒤로 만나지도 않았다, 이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래 갖고 대통령 위신이 서겠습니까?" (8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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