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4400억 폰지사기’에 눈물의 탄원 155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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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대출과 보험약관 대출 받아서 '아도인터내셔널'에다 2000만 원을 입금했고, 이 많은 돈을 잃고 하루하루 잠을 잘 수도 없습니다. 자식에게 알려질까 전전긍긍 근심하면서, 사람이 살아 있어도 사는 것이 아닙니다."
경기도에 사는 50대 정모 씨는 4000억 원대 투자금을 불법 조달한 '폰지사기'(다단계 금융사기) 업체 아도인터내셔널 관련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재판부에 사기범들을 엄벌해 달라며 이 같은 내용의 탄원서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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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투병에도 돈벌이… 엄중 처벌을”
법원, 주범에 법정최고 15년형 선고
‘다단계’ 3년만에 증가… “대책 시급”
“카드 대출과 보험약관 대출 받아서 ‘아도인터내셔널’에다 2000만 원을 입금했고, 이 많은 돈을 잃고 하루하루 잠을 잘 수도 없습니다. 자식에게 알려질까 전전긍긍 근심하면서, 사람이 살아 있어도 사는 것이 아닙니다.”
경기도에 사는 50대 정모 씨는 4000억 원대 투자금을 불법 조달한 ‘폰지사기’(다단계 금융사기) 업체 아도인터내셔널 관련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재판부에 사기범들을 엄벌해 달라며 이 같은 내용의 탄원서를 냈다. 식당에서 서빙 일을 하며 어렵게 생활하던 중 사기로 돈을 날리게 됐다는 그는 “대한민국에 왜 이렇게 많은 사기집단이 열심히 사는 시민들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지, 우리 법이 그들에게 너무 관대한 것 같다”며 “중형으로 다스려 달라”고 호소했다.
● ‘다단계 피해’ 눈물의 탄원 1500건
10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아도인터내셔널 관련 사건 8건을 심리 중인 서울중앙지법 재판부들에는 올해 들어 피고인들에 대한 강력처벌·엄벌 탄원서가 1556건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탄원서를 쓴 건 주로 50, 60대 이상 고령의 피해자들로, 탄원서에는 대부분 정 씨와 유사한 피해 사연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60대 피해자 김모 씨 역시 탄원서에서 “암 투병자는 몸이 아파도 사기당한 돈 때문에 일을 해야 하고, 이런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목숨을 잃은 사람도 있다”며 “사기범들에게 어떤 자비도 허용해선 안 된다”고 호소했다.
주범인 아도인터내셔널 대표 이모 씨 등은 지난해 2월부터 7월까지 정부의 인가·등록 없이 투자금 4467억 원을 받고(유사수신) 이 중 약 230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원금을 보장하겠다면서 ‘하루 2.5%의 이자’를 약속하며 투자자를 모집했는데, 사실은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이자를 메우는 다단계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반년간 끌어모은 투자자는 약 3만6000명,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는 2106명에 달했다. 이 사건은 올 3월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의 남편인 이종근 변호사가 아도인터내셔널 계열사 대표를 변호해 논란이 일자 사임하기도 했다.
● 서민 울리는 다단계 사기, 다시 증가
주범 이 씨는 올 7월 1심에서 사기와 불법유사수신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대법원 양형기준상 일반 사기죄에 내릴 수 있는 최고 형량이었지만 2000명이 넘는 피해자를 양산한 것에 비해선 형이 낮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대 무기징역까지 가능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는 1인당 피해액이 5억 원을 넘는 경우에 적용하는데, 이 사건 피해자 1인당 피해액은 수천만 원대에 머무는 경우가 많아 적용되지 않았다.
서울 성동구의 최고급 아파트를 주소지로 등록한 이 씨는 항소심 과정에서 경제적 이유를 들며 국선변호인을 선임했고, 첫 공판기일에 변호인 변경 계획을 밝히며 재판을 지연시키기도 했다. 재판부가 “피고인이 부당하게 재판 절차를 지연할 경우 (다른 사건과) 병합 없이 선고할 것”이라고 선을 긋자 그는 이달 7일에야 대형 로펌 소속 변호사를 선임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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