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수면 특화호텔에 수면용 우동까지 등장
최근 불면증 등 수면장애를 겪는 이가 전 세계적으로 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성인의 약 75%가 수면장애를 겪는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과학과 기술은 계속 발전하는데 반해 수면의 질은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이어진다.
이 현상은 일본도 예외가 아니다. 일본 국민들은 흔히 '잠'에 대해 부채의식을 갖고 있는 편이라 수면부족을 해결하려는 수면 관련 산업이 매년 성장하는데 최근 도쿄를 중심으로 이색적인 수면 전용 호텔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중 수면 전문회사인 ㈜비이펙트(B-effect·대표 미즈시마 고타)가 운영 중인 슬립랩(SLEEP LAB)호텔이 대표적이다.
원래 의사로 의료법인을 운영 중인 미즈시마 사장은 평소 진료하면서 불면증, 수면무호흡증 등 수면의 질이 좋지 않은 환자와 꽤 많은 상담을 하던 중 대부분 환자가 좋은 수면 상태를 정확히 모르면서 '지금은 정상'이라고 오해해 방치하는 데 대한 심각성을 깨닫고 수면호텔 사업을 시작했다.
'수면의 질이 이렇게 다르다'고 사람들에게 느낄 수 있는 시설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이 호텔사업은 2023년 초 시작했는데 입소문을 타고 급속도로 성장해 벌써 도쿄에 수면특화호텔 5군데를 운영한다.
일반 호텔과 다르게 이 시설들은 본인의 선택에 따라 사전에 무호흡증 등 수면건강 진찰을 받는 프로그램을 특수클리닉과 연계해서 1만5920엔(약 14만5000원)에 운영한다. 진찰을 완료한 고객은 숙박일정에 맞춰 미리 준비된 모니터링 시스템과 함께 수면에 들어가며 수면 중 모든 데이터가 입력돼 추후 수면장애 치료에 쓰인다.
특히 이 호텔엔 세계 유수의 호텔들이 사용하는 다양한 매트리스와 베개가 준비돼 있어 사전에 진행한 건강체크에 따라 종류를 선택할 수 있다.
또한 여러 가지 향이 나는 샴푸와 트리트먼트를 수면 고민에 맞게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침 일찍 눈을 뜨는 사람들에게는 '베르가못'의 향기제품을 제공해 자율신경계 조절을 도와주고 잠들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선 차분한 '마린노트'(바다를 느끼게 하는 향기)와 '머스크' 향을 추천한다.
이 외에 생체시계를 인식해 조명의 밝기를 변경하는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도쿄에는 이런 수면에 특화한 호텔이나 서비스가 여러 개 있는데 모든 객실에 마사지체어를 배치한 다이이치호텔그룹의 'REM'이나 뇌파를 조사해 수면의 질을 체크하는 '호텔친잔소도쿄' 등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런 수면에 특화한 호텔이 등장한 가운데 최근 온라인몰에서 대박이 난 수면상품이 등장했다. 일명 '수면용 우동'이다. 이 우동을 먹으면 잠이 온다는 의미의 제품은 아니고 우동의 면 가락 모양 이불이다. 이 제품은 최근 2주 만에 1000개 이상 팔려 매진 상태고 예약대기자 명단에 70만명 이상이 있을 정도로 그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이 독특한 이불은 세로로 8개의 두꺼운 우동면 가락 모양의 길죽한 쿠션이 늘어져 있고 양쪽 가로면의 면 가락 이불과 연결돼 있다. 대형 쿠션으로 이어진 철창문 같은 모습이다. 색은 흰색이 아니라 우동 색을 고집했다. 제품 개발자가 우동가게에서 한 아이가 "이 우동에 싸여 자고 싶다"고 얘기한 것을 듣고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한다.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자면서 면 사이사이로 손발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 뇌와 내장의 온도인 '심부체온'의 조절을 자유롭게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제품이 심부체온의 변화를 최적의 수면상태로 유도한다는 입소문이 SNS에서 폭발하면서 지금은 3개월 이상 대기해야 구매가 가능할 정도다.
이미 이 수면용 우동이불을 비치했다고 홍보하면서 고객을 유치하는 온천호텔도 생겼다.
일본의 전통음식인 우동은 한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 어디서나 맛볼 수 있는 글로벌 음식인데 앞으로 수백조 원 규모로 예상되는 수면시장에도 이 우동이불이 등장할 날이 멀지 않은 듯하다. (김인권 J트렌드 칼럼니스트)
김인권 J트렌드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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