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황 없어도…' 홍명보호, 요르단에 2-0 설욕…WC 예선 2연승(종합)
'영건 듀오' 승리에 쐐기…후반 배준호 도움 이은 오현규 A매치 데뷔골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 패배 되갚은 한국, B조 선두로 도약
(암만[요르단]=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홍명보호가 아시안컵에서 아픔을 안긴 요르단에 승리로 설욕하고 월드컵 예선 2연승을 달렸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1일(한국시간) 요르단 암만국제경기장에서 끝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3차전 원정 경기에서 전반 이재성(마인츠)의 선제골과 후반전 오현규(헹크)의 추가골을 엮어 요르단에 2-0으로 완승했다.
팔레스타인과 1차전에서 0-0 무승부, 오만과의 2차전에서 3-1 승리를 거둔 한국은 이로써 2연승을 달리며 요르단(승점 4)을 제치고 B조 선두(승점 7)로 뛰어올랐다.
홍명보호는 보다 여유롭게 조 3위(승점 4) 이라크와의 홈 4차전을 준비하게 됐다.
B조의 강호 요르단, 이라크와 연달아 맞붙는 이번 2연전은 북중미로 향하는 길의 최대 고비로 여겨진다.
홍명보호는 또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대표팀을 이끌던 올 초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요르단에 당한 뼈아픈 0-2 패배를 설욕했다.
이 패배로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실패한 한국 축구는 대회 중 선수단에서 내분이 있었던 사실이 드러난 데 이어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되면서 혼란을 겪어왔다.
우여곡절 끝에 선임된 홍 감독을 두고 선임 과정에 대한 공정성 논란이 일면서 홍 감독과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부정적 여론은 극에 달한 상황이다.
다만, 대표팀의 캡틴이자 주포인 손흥민(토트넘)이 부상으로 빠진 데다 그다음으로 강력한 득점포인 황희찬(울버햄프턴)마저 이날 전반 중반 부상으로 교체 아웃된 상황에서 무실점 완승을 지휘해낸 점은 홍 감독을 향한 비판 여론을 어느 정도는 희석할 만한 성과다.
매 경기를 결승전처럼 치르는 홍명보호는 전세기편으로 귀국, 15일 오후 8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킥오프하는 이라크와 4차전을 준비한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한국은 23위, 이라크 55위, 요르단 68위다.
한국은 요르단과 역대 전적에서 4승 3무 1패로 격차를 벌렸다.
홍 감독은 주민규(울산)를 최전방에 세우고 왼쪽부터 황희찬, 이재성,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차례로 2선에 세우는 4-2-3-1 전술을 꺼내 들었다.
황인범(페예노르트)과 박용우(알아인)가 중원을 책임졌고, 왼쪽부터 이명재(울산), 김민재(뮌헨), 조유민(샤르자), 설영우(즈베즈다)가 포백 수비라인에 포진했다.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울산)가 꼈다.
'임시 주장'을 맡은 김민재가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에 임했다.
부상을 당한 요르단 공격진의 '원투펀치' 무사 알타마리와 야잔 알나이마트는 모두 선발 출전하지 못했다.
알나이마트는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고, 알타마리는 출전 명단에서 빠졌다.
알나이마트는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요르단의 선제 결승골을 책임진 선수다.
전반 23분 황희찬이 왼쪽 발목 부상으로 들것에 실려 나갈 때만 해도 분위기는 암울했다.
황희찬은 전반 10분 압달라흐 나시브로부터 깊은 태클을 당한 뒤 왼쪽 발목에 고통을 호소했다.
약 2분 정도 의무팀 처치를 받은 뒤 다시 경기를 소화하던 황희찬은 전반 21분 에산 하다드와 경합하다가 엉켜 넘어졌다.
같은 부위에 다시 충격을 받은 듯한 황희찬은 결국 들것에 실려 나갔고, 엄지성(스완지시티)이 교체 투입됐다.
일본인 주심은 두 상황에서 모두 옐로카드를 꺼내 들지 않았다.
전반 38분 이재성이 헤더골을 폭발하며 분위기를 확 바꿔버렸다.
설영우(즈베즈다)가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에 문전으로 달려 나가던 이재성이 훌쩍 뛰어오르며 머리를 갖다 대 오른쪽 골망을 흔들었다.
이재성의 A매치 12호 골이다.
코너에 몰린 요르단은 후반 시작과 함께 갈비뼈를 다쳤던 알나이마트를 투입하며 변화를 모색했다.
알나이마트는 후반 9분 골대 오른쪽에서 조현우까지 제쳐 알리 올완에게 슈팅 기회를 안기는 등 매서운 플레이를 펼쳤다.
반면에 한국은 황희찬 대신 들어간 엄지성마저 무릎에 통증을 호소, 후반 6분 배준호(스토크시티)와 교체되는 등 부상 불운이 이어졌다.
다시 찾아온 암운을 걷어낸 건 배준호, 그와 함께 주민규와 교체되며 투입된 오현규 두 '영건'이었다.
후반 23분 배준호의 패스를 받은 오현규가 골 지역 왼쪽에서 수비수 둘을 앞에 두고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골대 왼쪽 하단 구석에 꽂아 2-0을 만들었다.
오현규는 A매치 12경기 만에 데뷔 득점을 기록했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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