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광우의시네마트랩] ‘새로움’이 사라진 토론회

2024. 10. 11.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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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는 알려지지 않은 영화를 관객에게 선보이는 기회이기도 하지만, 영화계를 둘러싼 여러 가지 사안에 관련된 부대 행사를 마련해서 영화계 인사들과 관심이 있는 이들이 의견을 개진하고 토론할 기회를 마련한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이런 행사로 '영화산업 위기 극복 영화인 토론회'를 포함, 네 가지 행사가 개최되었다.

'영화산업 위기 극복 영화인 토론회'에서도 그런 모습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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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는 알려지지 않은 영화를 관객에게 선보이는 기회이기도 하지만, 영화계를 둘러싼 여러 가지 사안에 관련된 부대 행사를 마련해서 영화계 인사들과 관심이 있는 이들이 의견을 개진하고 토론할 기회를 마련한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이런 행사로 ‘영화산업 위기 극복 영화인 토론회’를 포함, 네 가지 행사가 개최되었다.
보통, 학술대회에서는 발표자가 자기 연구를 발표하고 토론자가 발표문의 내용을 읽고 논리 전개상 허점을 지적하거나 발표자가 놓친 점이나 앞으로 개선 방향을 제시한다. 그런데 영화제에서 마련된 토론회에서는 업계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사람들이 자기가 관찰한 것들을 정리해서 발표하고 그 이후에 지정된 토론자들이 그 발표에 대해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고 시간이 되면 사회자가 행사에 온 청중들에게도 이야기할 기회를 제공한다. 이런 토론회의 토론자나 청중은 발표문의 내용을 토론하는 경우도 있지만, 자기가 겪은 다른 사례를 소개하거나 그동안 영화 일을 하면서 겪은 소회를 격정적으로 토로하는 경우도 있다.
‘영화산업 위기 극복 영화인 토론회’에서도 그런 모습이 보였다. 이 토론회에서는 극장 입장료 수익 배분상의 문제를 지적한 영화산업 불공정 개선활동 보고, 영화발전 기금 예산 편성 방식 그리고 영화산업 위기 극복을 위한 어젠다 제안이라는 주제로 스크린 쿼터제를 논의한 발제가 이어졌고 이에 대해 세 명의 토론자가 나와서 토론했다. 사회자는 객석에서 눈에 띄는 업계의 유명한 사람들을 지명하면서 자기 생각을 말하도록 유도했다.

이 중에 이은 명필름 대표는 지금의 한국영화산업은 위기라기보다는 전환기라고 본다는 말을 했다. 이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인공지능(AI)이라는 새로운 기술의 등장으로 제작과 배급방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 그 변화가 코로나19 이후라는 상황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지금 느끼는 위기는 코로나19 시기의 여파로 극장의 관객 수가 늘지 않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크다. 그로 인해 영화발전기금이 축소되어 영화 관련 지원사업에 편성되는 지원예산이 줄어들었고, 이를 타개할 만한 묘수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영화업계에서 영화정책이나 영화산업의 위기에 관한 유사한 성격의 세미나와 공개토론회는 예전부터 종종 개최되었는데 매 시기 영화산업이 당면한 위기의 성격은 달랐다. 그런데 위의 발제 중에 스크린 쿼터제는 이제 주목을 받는 주제가 아니니 차라리 현재 영화업계의 위기 또는 지금까지 영화업계가 겪었던 시기별 위기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언급하는 발제를 하는 편이 나았다.

아울러 비슷한 성격의 토론회가 자주 열리다 보니 자주 발표하는 이들이 있다. 발표자는 기본적인 자기 입장이 있으니 발표 내용이나 방향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업계의 위기를 다른 각도에서 진단하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할 새로운 발표자를 찾거나 토론회 자체를 다르게 진행하는 방안을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

노광우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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