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노벨상에 번역가 데버라 스미스도 주목… '채식주의자' 출판사 접촉에 홍보까지

김민국 기자 2024. 10. 10.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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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소설가 한강(54)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에, 그의 대표 소설 '채식주의자'를 번역한 영국인 데버라 스미스(37)도 주목받고 있다.

스미스는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했고, 번역가로 진로를 정하면서 번역 업계에서 '틈새시장'이었던 한국 문학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이후에도 한강의 '소년이 온다'·'흰', 배수아의 '에세이스트의 책상'·'서울의 낮은 언덕들', 황정은의 '백의 그림자' 등을 번역하며 한국 문학을 세계에 알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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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를 번역한 데버라 스미스. /한국문학번역원 제공

한국 소설가 한강(54)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에, 그의 대표 소설 ‘채식주의자’를 번역한 영국인 데버라 스미스(37)도 주목받고 있다.

스미스는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했고, 번역가로 진로를 정하면서 번역 업계에서 ‘틈새시장’이었던 한국 문학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2010년 한국어를 독학으로 배우기 시작했고, 런던대 동양 아프리카대(SOAS)에서 한국학 석·박사 과정을 밟으며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이해를 넓혔다.

스미스는 한국어를 배운 지 3년 만에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만난다. 스미스는 번역은 물론 출판사 접촉부터, 홍보까지 도맡았다. 우선 ‘채식주의자’의 첫 20페이지를 번역해 영국 유명 출판사 그란타 포르토벨로에 보냈고, 맥스 포터 편집자가 영문판을 출간하게 됐다. 또 책이 세상에 나오자 평론가와 독자 등에 이메일에 보내 홍보했다.

이처럼 한강이 ‘채식주의자’로 영국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부커상을 받게 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고, 이를 인정받아 번역가로서 함께 상을 받기도 했다.

스미스가 주목받았던 이유 중 하나는 한국과 전혀 접점이 없음에도 독학으로 한글을 배워 성공적인 번역을 해냈다는 점이다. 번역 초기에는 낱말 하나하나 사전을 뒤져가며 번역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 때문인지 오히려 ‘채식주의자’의 번역은 원작의 섬세한 문체가 그대로 살아있다는 평을 받는다.

스미스는 2016년 한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항상 원작의 정신에 충실히 하려고 하며 가능한 한 훼손을 하지 않는 범위에서 언어 형태에도 충실히 하려고 한다”며 “부실한 번역은 우수한 작품을 훼손할 수 있지만, 아무리 세계 최고 수준의 번역이라도 보잘것없는 작품을 명작으로 포장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국 고유의 단어를 풀어쓰기보다는 그대로 사용하는 번역가이기도 하다. 그는 “소주를 ‘코리안 보드카’, 만화를 ‘코리안 망가’ 식으로 다른 문화에서 파생된 것으로 쓰는 데 반대한다”며 “한강의 ‘소년이 온다’ 번역에도 ‘형’이나 ‘언니’ 같은 단어를 그대로 썼다”고 했다.

‘채식주의자’ 이후에도 다양한 한국 작품들을 영미권 독자에게 소개하고 있다. 영국에서 아시아·아프리카 문학에 특화한 비영리 목적의 출판사 ‘틸티드 악시스’(Tilted Axis)를 설립했다. 이후에도 한강의 ‘소년이 온다’·'흰’, 배수아의 ‘에세이스트의 책상’·'서울의 낮은 언덕들’, 황정은의 ‘백의 그림자’ 등을 번역하며 한국 문학을 세계에 알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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