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노벨문학상 121번째 수상자로 호명된 ‘한강’

정원식 기자 2024. 10. 10.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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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한강이 2024 노벨 문학상의 영예를 안았다. 10일(현지 시각) 스웨덴 한림원은 한강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한국인이 노벨상을 수상한 것은 2000년 평화상을 받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번째다. 사진은 2016년 소설 <흰> 출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모습. 경향신문 자료사진

한강은 여성 작가로서는 역대 18번째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됐다. 아시아 국가 국적의 작가가 수상한 것은 2012년 중국 작가 모옌 이후 12년 만이다. 노벨문학상은 1901년부터 올해까지 총 117차례 수여됐고 수상자는 121명이다. 2012년 이후로 매년 예외없이 남녀가 번갈아 수상자로 선정됐다. 지난해 욘 포세에 이어 올해 한강이 수상하면서 이 전통을 이어가게 됐다.

역대 수상자들의 국적은 프랑스가 16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미국 13명, 영국 12명, 스웨덴 8명, 독일 8명 등 수상자 대부분이 미국, 유럽 국적자였다. 문학상은 공동 수상하는 경우가 드물어 1904·1917·1966·1974년 등 4차례가 전부였다. 1·2차 세계대전 기간 등에는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최연소 수상자는 1907년 <정글북>의 영국 작가 러디어드 키플링으로 수상 당시 41세였다. 최고령 수상자는 2007년 87세의 나이로 영예를 안은 영국 작가 도리스 레싱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수상을 거부하는 일도 두 차례 있었다. 1958년 <닥터 지바고> 작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는 처음엔 수상을 수락했지만 당시 소련 정부의 압력으로 수상을 거부했다.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작가 장 폴 사르트르도 1964년 수상자에 이름을 올렸지만 공식적인 상을 거부해왔기 때문에 그해 노벨상도 받지 않았다.

문학가가 아닌 수상자도 있었다. 1953년 회고록 <2차 세계대전>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던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가 대표적이다. 처칠 전 총리는 군인이자 정치가이면서도 전업 작가보다 많은 글을 쓴 문필가이기도 했다. 한림원은 “역사적이고 전기적인 글에서 보인 탁월한 묘사와 고양된 인간의 가치를 옹호하는 빼어난 웅변술”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2016년 미국 포크록 가수이자 민권운동의 상징적 존재였던 밥 딜런이 수상자로 호명되자 전세계가 술렁였다. 노벨문학상 역사상 가수가 수상한 것은 그가 처음이었다. 한림원은 딜런의 노래를 “귀를 위한 시”라며 수상 이유를 설명했다. 그의 노래 가사를 ‘시’로 평가한 것이다. 그의 수상을 축하하는 쪽에서는 장르의 벽을 허문 밥 딜런의 개척 정신을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문학가가 아닌 가수가 문학상을 받는 것에 “밥 딜런의 수상은 구상 자체가 잘못된 노스탤지어 상”이라고 비판하며 냉소적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노벨상 창시자 알프레드 노벨은 “문학 분야에서 이상적인 방향으로 가장 뛰어난 작품을 생산한 사람”을 노벨문학상 선정한다고 했다. 4·3 항쟁, 5·18 광주민주화 운동 등 아픈 한국 현대사와 직면하고, 폭력·반여성·가부장제에 대한 저항을 문학적 감수성으로 표현한 한강의 작품은 인류가 지향해야 할 ‘이상적 방향’이라 할 수 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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