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日 이시바 취임 9일 만에 첫 대좌… “2025년 韓·日 60주년… 관계 도약” 공감 [韓·아세안 '최고 단계 파트너십']

라오스에서 韓·日정상 40분간 대화
韓·美·日, 북핵 대응 협력 강화 확인
尹, 베트남·태국총리와도 양자 회담
교역·투자·에너지 등 포괄협력 논의

윤석열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이시바 시게루 일본 신임 총리와 만나 ‘셔틀외교’를 이어가며 한·일 관계를 더 발전시켜나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베트남·태국 등 주요 참가국 정상과 ‘릴레이 양자회담’을 이어갔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차 라오스를 찾은 윤 대통령은 수도 비엔티안 한 호텔에서 이시바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열고 모두발언을 통해 “작년 3월 제가 일본을 방문한 이후 한·일 관계는 큰 긍정적 발전을 이뤄오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는 양국 지도자 간의 흔들림 없는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셔틀외교’를 포함한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자고 했다.

악수 윤석열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10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의 한 호텔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전임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 이어 이시바 총리와도 셔틀 외교를 포함한 활발하고 긴밀한 소통을 통해 한일 관계 발전을 굳게 이어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비엔티안=남정탁 기자

또 윤 대통령은 “2025년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이하는 해”라며 “양국 관계의 희망찬 미래상을 제시하고 국민들이 양국 관계 도약을 체감할 수 있도록 총리님과 긴밀하게 협력해 나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에 이시바 총리도 “윤 대통령님과 기시다 전 총리가 크게 개선시킨 양국 관계를 계승해 더 발전시키고자 한다”며 “대통령님도 말씀하신 셔틀외교도 활용하면서 대통령님과 긴밀히 공조해 나갈 수 있으면 한다”고 화답했다.

셔틀외교란 원래 분쟁·갈등 당사자 사이를 제3자가 중재하는 외교를 뜻하지만 한·일 관계에선 양국 정상 간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수시로 상대국을 찾아 실무회담을 갖고 소통하는 것을 말한다.

취임 9일차인 이시바 총리는 “현재 양호한 양국 관계를 지속가능하게 만들기 위해선 양국 국민의 교류와 상호 이해가 중요하다”며 “내년 국교 정상화 60주년 계기에 일본 정부 차원에서도 그러한 환경을 조성해 나갈 수 있으면 한다”고 했다. 이날 회담은 40분간 진행됐다. 회담과 관련해 일본 NHK는 “두 정상이 핵·미사일 문제를 포함한 북한에 대한 대응 등에 대해 일·한(한·일) 양국, 미국을 포함한 3개국 협력을 강화해 간다는 것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윤 대통령은 팜민찐 베트남 총리와 양자회담을 열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통일에 대한 지지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윤 대통령은 “2030년까지 양국 교역액 1500억달러(약 202조원) 달성을 목표로 긴밀히 협력해나가자”며 “고속철, 액화천연가스(LNG) 발전과 같은 베트남의 인프라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들이 참여할 기회가 계속 마련되길 바란다”고 했다. 팜 총리는 “최상의 상태에 있는 양국 관계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한 호텔에서 열린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한-일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윤 대통령은 지난달 6일 취임한 패통탄 친나왓 신임 태국 총리와 회담을 갖고 양국 간 교역, 투자, 청정에너지를 비롯한 포괄적 협력 발전 방향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올해 협상을 시작한 ‘한·태 경제동반자협정(EPA)의 조속한 체결과 양국 합작산업단지가 순조롭게 조성될 수 있도록 패통탄 총리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또 국방, 방산 협력도 강화해 나가자고 했다. 이에 패통탄 총리도 국방, 방산 협력 등 활발한 양국 협력 관계를 더욱 확대·발전시켜 나가자는 데 공감을 표하고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화답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그러면서 패통탄 총리는 한국과 문화 분야 교류협력도 강화하기를 희망했다.

비엔티안=조병욱 기자, 도쿄=강구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