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K] 1년이나 기다렸지만 ‘꽃 없는’ 꽃 축제

KBS 지역국 2024. 10. 10.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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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광주] [앵커]

나들이하기 좋은 계절, 가을의 한복판을 지나면서 곳곳에서 다채로운 가을꽃 축제가 준비되고 있는데요.

너무나도 더웠던 여름, 기록적인 폭우 때문에 꽃 축제를 준비한 시기에 정작 꽃은 안 피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찾아가는K, 김대영 뉴스캐스터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신안의 대표 관광지 퍼플섬입니다.

지금쯤이면 아스타 꽃이 만개해 보랏빛으로 가득해야 하지만 보시다시피 푸른 잎이 가득합니다.

어떤 사정이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UN 관광기구가 세계 최우수 관광마을로 선정한 퍼플섬.

마을 지붕과 벽, 식당, 여기에 옷 색깔까지 섬을 대표하는 색깔은 보라색입니다.

올해도 지난달 27일부터 국화의 한 종류인 아스타 꽃을 주제로 축제를 열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개막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축제는 취소됐습니다.

꽃이 피지 않아 개화율이 30%밖에 안 됐기 때문입니다.

[원현정/전북 익산시 : "(봄에 왔을 때는) 완전 라벤더 꽃이 만개했었는데 지금은 이제 (아스타 꽃이) 조금 시든 게 숱도 적고 이런 게 아쉬웠죠."]

신안군은 올해 유난히 길었던 폭염과 폭우가 생육 환경에 영향을 미친 걸로 보고 있습니다.

[강병순/신안 중부정원관리사업소장 : "올해 유난히 폭염이 오랫동안 지속돼가지고 이래서 내년에는 아마 대체 작물도 고려해 보지만..."]

해마다 9월 초 열리는 지역 명물, 영광 상사화 축제.

올해도 영광군은 지금까지 알던 개화 시기에 맞춰, 9월 13일부터 22일까지를 축제 기간으로 잡았습니다.

하지만 정작 축제장엔 꽃이 없었습니다.

폭염특보까지 내려질 정도로 유례없던 9월 더위에 개화가 이뤄지지 않은 겁니다.

[서옥화/영광군 문화관광과 팀장 : "꽃이 좀 늦게 필 것 같아서 저희도 살수차도 좀 뿌려서 한번 해보기도 했고 (노력을) 많이 해봤는데 그것만큼 또 하늘을 저희가 이길 수는 없는 상황이었고요."]

찾아가는K 취재진이 올해 전남에서 열린 꽃 축제 33개에서, 실제로 꽃이 얼마나 피었는지 전수 조사해 봤습니다.

'만개' 기준인 개화율 80%를 만족한 꽃 축제는 불과 5개뿐.

개화율 50%에 미치지 못한 축제는 전체의 40%가 넘는 14개에 이르렀습니다.

축제 3개는 꽃이 제대로 피지 않아 취소했습니다.

여수 영취산 진달래 축제, 함평 꽃무릇 축제 같은 대표적 축제들도 '꽃 흉년'을 겪었습니다.

[심원섭/목포대 관광학과 교수 : "조금 더 이야기를 만들어낸다고 한다 그러면, 지금 가지고 있는 당장 문화 콘텐츠형 축제로 완전히 바뀌지는 않겠지만 계절적인 한계들을 조금은 위험을 회피할 수 있고..."]

올 가을 전국 곳곳에서 피어난 때아닌 벚꽃.

가을 단풍 역시 예년만큼 울긋불긋하게 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 봄 속초시의 사과문이 화제였습니다.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하늘을 이길 수 없었습니다.'

벚꽃 축제를 앞두고 꽃이 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갈수록 심해지는 기후변화에 안전지대는 없습니다.

날씨에 민감한 꽃 축제를 계획하기 전 과거와는 다른 대응이 필요해 보입니다.

찾아가는 k였습니다.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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