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 국감서 고개 숙인 임종룡···김병환엔 쏟아진 주문들
강 의원은 또 "이런 의혹과 불신이 가득한 상황에서 내년 금투세를 시행하는 것은 불합리함을 넘어 부조리할 수도 있겠단 생각"이라며 "금투세가 폐지되도록 금융당국이 신경 써 달란 당부의 말씀 드린다"고 했다.
금투세는 국내 상장 주식 및 관련 펀드 등의 양도차익으로 인한 금융소득이 5000만원을 넘길 경우 과세된다. 소득이 3억원 이하일 경우 5000만원을 공제한 후 금투세 20%와 지방소득세 2%가 합해져 총 22%의 세율이 적용된다. 3억원 초과시 공제 후 27.5%의 세율이 적용된다. 해외주식·비상장주식·채권·파생상품의 경우 금융소득이 250만원을 넘기면 과세 대상이 된다.
현재 공모나 사모펀드의 경우 분배금과 청산시 나오는 환매차익에 대해 모두 배당소득을 매긴다. 배당소득세는 15.4%의 세율로 원천 징수된다. 또 금융소득이 연간 2000만원을 넘으면 종합과세 대상, 10억원 초과시 최대 45%의 세율이 부과되는데 여기 지방세를 더하면 49.5%가 부과된다.
따라서 금투세 시행시 사모펀드의 경우, 환매 차익을 남겼을 때 세율이 최고 49.5%에서 20%대로 낮아진단 이유로 이는 오히려 '부자감세'란 우려들이 나왔다. 반면 사모펀드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부동산 펀드인데 이는 자본시장법상 환매가 금지돼 있단 점, 현행법상 주식형 펀드는 비과세인데 금투세 도입시 오히려 20~25%대 세율을 새로 적용받게 된다는 점 등을 들어 이같은 우려는 과장된 것이란 반론도 나오고 있다.
김병환 위원장은 "세제실에 (금투세 도입시 사모펀드 세제에 미치는 영향을) 물으니 결론적으로 어떻다란 이야기를 하긴 좀 어렵다고 이야기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
금투세는 사모펀드 투자자들에 이익이 되기 때문에 아예 고위공직자, 정치인들의 사모펀드 가입 내역을 공개하자는 주장도 이날 나왔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금투세 적용시) 주식형 펀드는 세금이 더 들어온다고 하는데, 주식형 펀드 차지 비중은 (전체 사모펀드에서) 20%밖에 안되고 대부분 부동산 펀드"라며 "문재인 정부 당시 유력 정치인들이 사모펀드로 문제를 일으켰다. 국민적 불신 해소를 위해서라도 금투세는 폐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이어 "공무원들은 공직자 재산등록을 하는데 사모펀드는 '예금 등' 항목에 다 들어가 있어 어느 펀드에 투자했는지 공개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개인 정보를 공개하는 부분이라 (고위공직자 사모펀드 투자 내역 공개는) 균형있게 여러 측면을 봐야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에서 가능한한 빨리 (금투세 시행 여부를) 결정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고 했다.
반면 야당에서는 한국 자본시장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문제의 근본적 원인이 주주들이 큰 피해를 보는 사건들이 계속 발생하는데도 금융당국, 해당 기업 이사회가 막지 못하는 구조에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LG화학이나 SK이노베이션처럼 배터리 신사업 한다고 해서 주주들이 많이 투자를 해줬는데 막상 성공하고 나니 신사업은 자회사로 물적분할해 별도 상장하는 바람에 기존 주주들이 피해를 본 사건들이 있었다. 당시 당국이 이를 막지 못했다"며 "두산그룹도 최근 두산밥캣과 적자 회사 두산로보틱스를 합병하겠다 발표한 적이 있다. 이는 이사회에서 막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사의 충실의무 관련 주주들에게도 (이사회의 결정에 대해) 책임을 묻게 하거나 물적분할 건의 경우 대주주 의결권을 제한하거나 하는 등 장치가 아직 마련되지 않고 있다"며 "일본 기업들도 이사회 독립성이나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위원장 입장은 무엇인지"를 물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물적분할이나 합병 관련, 구체적으로 일반주주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 개선안을 만들겠다는 것이고 이사회의 충실의무 조항을 담은 상법 개정 이런 부분은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답변에 김 의원은 "(금융당국이) 지배구조를 개선해서 자본시장을 밸류업 하겠다고 하고 금융위원장은 지금 하겠단 건지, 안 하겠단 건지 답변이 불명확하다"며 "태도가 불명확하니 자본시장이 흔들거리고 침체되는 것"이라고 했다.
김현정 민주당 의원도 질의에 나서 "윤석열 정부에서 올 초 밸류업 정책을 발표하고 있는데 대부분 내용이 법인세 세액공제 등 세제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그간 불법 공매도, 물적분할, 배임횡령, 주가조작 등 사건을 통해 소액 투자자들이 피해를 봐왔다. 그것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된 원인"이라고 했다.
김현정 의원은 이어 "자본시장 선진화가 정말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민주당은 상법 개정안과 각종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당론 수준으로 발의하기로 했다. 개정안 안에는 독립이사제, 집중투표제, 전자주주총회 의무화 같은 내용들이 들어 있다. 금융당국도 이에 적극 호응해 자본시장 밸류업을 위해 해결책을 만들어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이사회가 (대주주와 일반 주주들 사이) 불공평한 결정을 내렸을 때 손해배상 책임을 진다든디 아니면 감사가 그것을 지적할 수 있다든디 이런 것들이 필요하다"며 "이런 것들(제도 개선)에 의해 국내 주식시장이 밸류업 되는 것이지 금투세와 직접적 관계가 있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임 회장은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과 관련해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연거푸 '죄송' '사죄'를 언급하며 고개를 숙였다. "절벽에 서 있다는 심정"으로 조직문화를 확 바꾸고 내부통제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부당대출이 '황제경영'에서 비롯됐다고 판단, 회장의 자회사 임원 인사권 포기 의사도 밝혔다. 다만 당장에 사퇴의사는 없음을 분명히 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9월 손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을 인지해 올해 1~3월 1차 조사를 실시했다. 임 회장은 올해 3월쯤 관련해서 보고를 받았지만 금융당국엔 별도 보고하지 않았다. 임 회장 재임 기간인 올해 1월엔 계열 저축은행과 캐피탈에서도 친인척 부당대출이 실행됐다.
국감에서는 임 회장이 책임을 지고 사퇴할 의사가 있냐는 질의가 있었다. 이에 임 회장은 "친인척 부당대출과 관련해 우리금융의 신뢰를 떨어뜨린 점에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지금은 조직의 안정, 내부통제 강화, 문화 혁신 등이 필요하다"고 밝혀 사퇴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다만 재발방지를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우선 그룹 회장이 계열사 대표와 사전협의를 통해 계열사 임원 인사를 하도록한 규정을 폐지키로 했다. 그는 "회장의 권한과 기능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며 "그룹전체의 개혁을 위해 회장의 인사권을 축소하고 계열사의 자율경영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친인척 부당대출이 재발되지 않도록 그룹 전 임원의 친인척 신용정보를 등록하겠다고 했다. 특히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감독을 위해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되는 윤리 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하고자 한다"며 "그 직속으로 윤리경영실을 만들어 외부 전문가가 수장이 되는, 감시 기능을 만들고 내부자 신고제도 통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여신심사 관리 프로세스도 획기적으로 바꿀 방침이다. 임 회장은 "여신 감리조직을 격상시키고 부적정 여신에 내부자 신고 채널을 강화하고 또 이상거래에는 전산적으로 감지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해서 내년부터 시행하겠다"고 언급했다. 또 "전 계열사의 부적정 여신은 정보 교류를 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만들어 보겠다"고 했다.
임 회장은 특히 "제도나 시스템만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업 문화가 달라져야 한다"며 "끊임없는 교육을 해야 하고, 엄정한 신상필벌이 있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여야 의원들은 금융당국에 가계부채 대응책, 티메프 사태 후속 대응책 마련과 가상자산 입법 방안 등을 주문했다.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은행은 디레버리징(부채정리)이 필요하다, 가계부채 축소 정책이 필요하다, 그것이 단기적으론 고통스럽지만 장기적으로 경제 체질을 건강하게 만들 것이라 이야기한다"며 "금융감독원장도 최근 주택가격이 반등하니 가계대출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말한다"고 했다.
이어 "문제는 금융위의 입장"이라며 "가계부채를 디레버리징 하자는 것인지, 적절하게 가계부채를 늘려 경기를 부양하자는 것인지 불분명하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에 "(가계부채) 절대량을 줄이면 경기에 굉장히 큰 영향을 준다. 따라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줄여가겠단 목표를 삼는 것"이라고 했다.
대규모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를 낳은 티메프 사태 관련 제안도 나왔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주식회사 뿐 아니라 일정 요건을 갖춘 유한회사도 외부감사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는 소위 '신외감법'(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회사 형태를 유한책임회사로 변경한 회사들이 부쩍 늘었다"며 "외국계 회사들의 한국 현지법인에서 그런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한책임회사는 외부감사를 받지 않기 때문에 '꼼수 변경'이 있따른다는 지적이었다. 티메프 모기업 큐텐의 큐텐코리아도 유한책임회사로 출발했는데 이런 점을 노린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다.
이에 김병환 위원장은 "유한책임회사가 전환되거나 늘어나는 부분에 외감법 적용 회피, 이런 부분도 일부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이 된다"며 "회사 형태와 관계없이 외부감사를 받도록 하는 방안을 한번 검토해 보겠다"고 했다.
박상혁 민주당 의원은 가상자산(암호화폐·코인)의 무분별한 상장·폐지 현황도 지적했다.
박 의원은 "가상자산 상장과 폐지는 이용자들의 재산권 문제여서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며 "A거래소의 경우 같은 기간 상장이 48개, B거래소의 경우 상장이 234개 이뤄지기도 한다. C거래소는 2021년~2024년 7월까지 212개가 상장됐다 101개가 폐지됐다"고 말했다.
이어 "상장 1년 이내 폐지된 코인도 많다"며 "A거래소는 29개가 상장됐었는데 그 중 21%가 폐지됐다. 그러면 상장심사가 제대로 안됐다고 보이는데 어떤가"라고 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1단계 가상자산법이 입법될 때 이 문제도 논의가 됐던 걸로 알지만 당시 자율적으로 시작해보자고 했었던 것으로 안다"며 "상황 파악을 해보고 2단계 입법시 필요하면 제도에 반영할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연루 의혹도 거론됐다. 김병환 위원장은 한국거래소의 삼부토건 주가 이상거래 심리 보고서를 제출해달라는 야권 의원들 요구에 "자료제출이 어렵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한국거래소가 삼부토건 주가 이상거리 심리를 종료했다고 한다"며 "시세조정 개연성 등 혐의 내용이 적시된 결과 보고서가 금융위원회로 제출됐나. 제출됐다면 의원실로 자료제출을 해 달라"고 했다. 같은 날 박상혁 민주당 의원도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관련 심리분석 결과보고서를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었다.
이날 국감 말미 김 위원장은 "(분석 보고서를) 저희들이 보유하고 있는 건 맞다"면서도 "그런데 자료 제출하는 문제와 관련해 법률적인 문제가 있다고 말씀드렸다. 금융실명법에 따르면 이런 정보를 제공하면 처벌받는다. 따라서 저희가 법을 어겨가면서까지 자료제출하기 어려운 점을 양해해 달라"고 했다.
지난 8월 한국거래소는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이상거래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공정거래 관련 혐의가 발견되면 금융당국에서 조사에 나서게 된다.
야권 의원들은 지난해 정부가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발표 당시 삼부토건 주가가 크게 오른 것과 관련해 주가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범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단체 대화방 '멋진해병'에서 지난해 5월 "삼부 내일 체크하고"라고 언급했는데, 이즈음 삼부토건 주가가 오른 것이 관련이 있다고 본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방윤영 기자 byy@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안세하, 빼곡히 적은 자필 입장문…"학폭 억울, 떳떳한 아빠 될 것" - 머니투데이
- 송지은♥박위 결혼식, 시크릿 중 한선화만 불참…'불화설' 솔솔 - 머니투데이
- 정해인, 다산 정약용 '직계 6대손'이었다…"행동 신경 쓰게 돼" - 머니투데이
- 엄태웅 장모상, 유동근 누나상…빈소는 분당서울대병원 장례식장 - 머니투데이
- 학폭 가해자 된 연예인 딸, 피해자는 사과 거절…"생기부 기록 남나요?" - 머니투데이
- "인간은 불필요…죽어줘" 구글 AI '제미니' 소름돋는 답변, 무슨 일? - 머니투데이
- "지금까지 후회"…윤하, 16년 전 '신인' 아이유에 한 한마디 - 머니투데이
- 서귀포 뒤집힌 어선 선장, 숨진채 발견…나머지 3명은 구조 - 머니투데이
- 가방순이에 전한 축의금 30만원 '증발'…"봉투 없다" 안믿는 절친 - 머니투데이
- '양육권 소송' 율희, '업소 폭로' 최민환 흔적 지웠다…영상 삭제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