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보상판매’로 차·가전 시장 활기…부동산은 잠잠
중국이 내수 활성화 고육책인 보상판매(이구환신·以舊換新)로 자동차와 가전제품 소비에 불씨를 지피고 있다. 그러나 주택시장에서는 보상판매 정책조차 힘을 못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중국 경제일보는 상무부 데이터를 인용, 국경절 연휴(1~7일) 동안 보상판매 제도를 이용해 가전제품을 바꾼 소비자는 총 251만9000명이라고 보도했다. 이들이 구매한 가전제품은 총 374만5000대로, 액수로는 178억3500만위안(약 3조4027억원)에 달한다. 이 중 에어컨·냉장고·컴퓨터 3개 품목이 판매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가전판매업체인 쑤닝은 이구환신 영향으로 국경절 연휴 동안 매장 방문객 수는 전년 대비 200% 증가했고, 주문량도 132% 늘었다고 밝혔다.
자동차 판매량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상무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 8일 0시까지 총 127만건의 자동차 보상판매 신청서가 접수됐다. 액수로는 1600억위안(약 30조5264억원)이다. 광명망은 “이구환신 정책에 힘입어 자동차 소비가 살아나고 있다”면서 “지난달 승용차 판매량은 210만대로 전년 동월 대비 4%, 전월 대비 10%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국내총생산(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7%로, 미국(68%)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소비 비중이 낮은 중국 경제구조가 경제성장에 역풍으로 작용할 것이란 지적이 이어져왔다.
지난 3월 중국은 지방정부와 함께 중고차와 오래된 가전제품을 교체하는 소비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자금을 배정하는 이구환신 정책을 발표했다. 내수를 확대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부채에 시달리는 지방정부들이 보조금 제공을 꺼리면서 이렇다 할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지난 8월 중앙정부가 나서서 자동차 등 보상판매에 대한 보조금 지급 기준을 완화하고 중앙기금 지원 비중을 늘리자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주택 보상판매 정책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7월부터 베이징·상하이·선전·광저우 등 대도시를 포함한 130개 이상 도시에서 주택 보상판매를 시행 중이다. 중국증권보에 따르면 이달 4일까지 1만가구 이상이 신청했지만 보증금을 확보한 주택은 62채에 불과하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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