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간 야생동물 73% 급감…‘향후 5년’ 운명 좌우
담수생물 85%로 가장 타격
서식지 파괴·기후 변화 영향
“탄소배출 8위 한국도 책임”
지구 야생동물 개체군의 규모가 지난 50년간 평균 73% 급감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전 세계가 경각심을 갖고 대응하지 않으면 생태계 전체가 돌이킬 수 없는 임계점에 조만간 도달할 것이란 경고의 목소리가 커진다.
세계자연기금(WWF)은 2024년 ‘지구생명보고서’를 10일 공개하고 1970~2020년 ‘지구생명지수’(LPI)가 73%(통계적 오차를 고려한 범위 67~87%) 감소했다고 소개했다. 이는 야생동물종 개체군이 50년간 평균 4분의 3 가까이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개체군이란 같은 지역에 서식하는 특정 생물종의 집단을 의미한다. WWF는 2년마다 지구생명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올해 보고서가 15번째다.
WWF는 전 세계 5495종의 생물을 대표하는 약 3만4836개의 개체군을 대상으로 50년 동안의 추세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가장 큰 감소세를 보인 개체군은 약 85%가 감소한 담수생물이었고, 이어 육상(69%)과 해양(56%) 생태계에서도 개체군 규모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WWF는 야생동물이 크게 줄어든 원인으로 식량 시스템으로 인한 서식지 파괴와 황폐화, 자원 남용, 외래종 침입, 질병 등을 꼽았다.
특히 기후변화는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지역에 심각한 위협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WWF는 이들 지역의 지구생명지수가 평균 95% 감소했다고 밝혔다. 아프리카의 지구생명지수는 76%, 한국이 속한 아시아·태평양은 60%, 북아메리카는 39%, 유럽·중앙아시아는 3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WWF는 이처럼 야생동물 개체군의 규모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은 지구 생태계 전체에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올 ‘티핑포인트’(임계점)가 다가오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경고했다.
앞으로의 5년은 국제사회가 ‘전 지구 육지와 해안, 해양의 30%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기로 한 시한인 2030년까지 남은 기간을 의미한다. 2022년 국제사회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제15차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5)에서 이 같은 의미의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GBF)’에 합의했다.
WWF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는 보전, 에너지, 식량, 금융 시스템의 전면적 혁신을 통해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손실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토착민과 지역 공동체의 권리를 존중하는 지속 가능한 보전 조치와 재생에너지로의 신속한 전환과 화석연료 의존 축소, 지속 가능한 농업 방식으로의 전환, 환경 파괴적 활동에 대한 자금 지원 중단 등이 꼽혔다.
박민혜 WWF 한국본부 사무총장은 “앞으로 5년은 우리의 미래를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시간이 될 것”이라며 “전 세계 탄소배출량 상위 8위를 차지하는 국가로서 한국 정부도 더욱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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